[기자수첩]흥행1위 '인터스텔라' 제대로 활용하려면

  • 등록 2014-11-19 오전 6:01:01

    수정 2014-11-19 오전 6:01:01

[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공상과학(SF)영화 ‘인터스텔라’가 5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상 기후로 멸망위기에 놓인 인류가 새로운 터전을 찾기 위해 우주 행성을 찾아나선다는 내용이다. 영화에서는 웜홀과 블랙홀, 상대성 이론 등 상상 속에만 존재한 세계가 펼쳐진다. 시나리오를 쓴 조나단 놀란은 영화를 위해 다시 대학에 입학해 4년 동안 상대성 이론을 공부했다고 한다.

현실에도 우주 관련 뉴스는 넘쳐난다. 최근 유럽우주국(ESA) 로제타 탐사선이 발사 10년만에 인류 최초로 혜성 표면에 착륙했다.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은 1조원 이상 들여 민간우주선을 개발 중이고 전기차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엘론 머스크와 아마존 창립자 제프 베조스도 번 돈의 상당부분을 우주산업에 투입했다. 한국의 우주 관련 최신 뉴스는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 박사가 항공우주연구원을 그만둔 후 미국에 갔고 가까스로 발사에 성공한 나로호는 교신이 두절됐다는 내용 뿐이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로제타호의 혜성 착륙은 한국 우주산업이 뭐하고 있냐는 비판으로 이어진다. 이소연 박사 퇴사는 돈 들여 우주 보내놨더니 먹튀라며 손가락질한다. 로제타호가 혜성에 도착하기까지 무려 10년, 영화 한 편을 쓰는데도 4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버진그룹 우주 여행선 ‘스페이스십2’는 시험비행 중 폭발했다. 만약 이 일들이 우리나라에서 일어났다면 어땠을까. 10년 동안 로제타호 다그치기 바쁘고, 영화쓰겠다고 4년을 허송세월한다고 혀를 찼을지 모른다. 이소연 박사가 항우연을 떠난건 귀환 후 4년 동안 우주인 연구 과제는 4건에 불과한 반면 외부강연 등 대외 일정만 무려 523회에 달했기 때문이다. 보여주기에만 급급하고 과정보다는 결과에 치중한 우리 문화가 미래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볼 대목이다.

우리 자식이 옆집애보다 성적이 나쁘다고 반성문 써오라고 해봤자 달라지는건 없다. 공부에 흥미를 느끼게 해주는게 먼저다. 그리고 기다려야 한다. 스스로 공부에 흥미를 느끼고 문제를 풀고 성적표를 들고올 때까지 말이다. 우주산업은 그 자체로도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다 결과도 장담할 수 없는 분야다. 인터스텔라 흥행으로 보듯 우주를 향한 관심은 세계 최고인 우리 국민을 믿고 기다리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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