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말 `여풍` 흐지부지…여성 임원 수 되레 줄었다

[공공기관 대해부]①고삐 풀린 방만경영
지난해 21.5%로 0.5%p 내려…文정부 5년 첫 감소
尹할당제 부정적…유리천장 다시 단단해질수도
"선진국 수준 여전히 못 미쳐 당분간 노력 필요"
  • 등록 2022-04-28 오전 5:47:00

    수정 2022-04-28 오전 6:46:08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정부는 매년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국정과제의 이행 성과, 사회적 가치, 경영실적 등에 대한 경영평가를 진행합니다. 새 정부가 들어서는 올해는 공공기관에 대한 정책 변화는 물론 경영평가 방식 개선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습니다. 이데일리는 경영평가에 한발 앞서 공공기관 경영 실태를 진단해보는 기획을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공공기관의 여성 임원 수와 비율이 5년 만에 역(逆)성장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공공부문에서 여성 진급을 가로막는 `유리천장`은 점차 얇아졌지만, 정권 막바지 흐지부지하는 모습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역·성별 등을 안배하는 할당제 방식에 부정적인 만큼, 공공기관의 유리천장이 차기 정부에서 다시 단단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데일리가 27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서 368개(부설기관 20곳 포함) 기관별 공시를 취합해 분석한 결과 지난해 공공기관의 여성 임원은 총 805명으로 한 해 전(815명)보다 10명 감소했다. 여성 임원 비율도 22.0%에서 21.5%로 0.5%포인트 축소됐다. 문재인 정부에서 공공기관의 여성 임원 수와 비중이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공기관 여성 임원 비율은 문재인 정부의 성 평등 기조 속 매년 꾸준히 늘어왔다. 취임 이전인 2016년 말 11.3%이던 이 비율은 2017년 11.7%로 소폭 늘었고 2018년 17.4%, 2019년 20.7%, 2020년 22.0%까지 늘어왔다. 그러나 지난해 상승세가 꺾였다. 임원 후보군 자체에 여성 후보가 적어 빠른 확대에 한계가 있는데다 정권 후반기에 접어들며 각 기관의 정책 수행 의지도 약화한 모습이다. 여성 임원이 한 곳도 없는 기관 수도 2020년 85곳에서 지난해 90곳으로 늘었다. 그나마 여성 임원이 있던 곳도 도로 없애거나 줄였다는 것이다.

여성 임원 비율 추가 상승은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내거는 등 성별 안배에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윤 정부 초대 내각 인선만 봐도 능력주의를 강하게 내세운 탓에 19명의 장관 후보자 중 여성은 단 3명에 불과했다. 최근 5년 간 지속적으로 30% 안팎을 유지했던 여성 장관 비율이 단 번에 절반 가까운 15.8%로 낮아지는 것이다. 공공기관도 새 정부 기조에 발맞추게 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여성 근로자의 유리천장은 엄연히 존재하는 현실인 만큼 이를 해소하려는 노력도 이어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진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젊은층은 여성이 많이 들어온 만큼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겠지만 중간관리층 여성은 여전히 적다”며 “당분간 어느 정도의 여성 배려 노력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선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고위 관료나 공공기관에서 여성 임원을 주요 선진국 수준에 맞도록 끌어 올리는 건 시급한 문제”라며 “윤 당선인도 남녀 비율을 억지로 맞추지 않겠다는 것일 뿐 유리천장을 해소하려는 노력 자체를 하지 않겠다는 건 아닐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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