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富를 키우는 투자지표]흔들리는 인텔, 뜨는 AMD…반도체 산업 지각 변동

인텔 주가 20%↓, AMD 30%↑..주가 역전
인텔 7나노 출시 지연에 AMD 점유율 확대 기대
  • 등록 2020-08-01 오전 7:00:00

    수정 2020-08-01 오전 7:00:00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197억달러 vs 19억3000달러.

올해 2분기 인텔과 AMD의 매출액이다. AMD는 매출액이 인텔의 10분의 1밖에 되지 않지만 주가는 인텔을 넘어섰다. AMD 주가는 주당 80달러에 육박하는 반면 인텔은 50달러 밑으로 곤두박질쳤다. 인텔의 12개월 트레일링(trailing) 주가이익비율(P/E)은 10배가 채 안 되는 반면 AMD는 100배를 넘어선다. 이런 주가 흐름은 향후 반도체 산업의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 인텔 독주 끝났나..AMD 급부상


인텔은 23일(현지시간) 시장 기대치를 넘어서는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그러나 주가는 시간 외에서 10% 가량 하락했다. 7나노미터(nm) 반도체 칩이 내년에서 내후년으로 출시가 미뤄질 것이라고 언급한 부분이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이는 목표 수율(투입수에 대한 완성된 ‘양품(良品)’의 비율) 미달에 따른 것이다. 인텔의 최고 기술책임자 머시 렌더친탈라(Murthy Renduchintala)는 사임했다.

반도체 칩은 크기가 작을 수록 더 많은 데이터와 정보를 저장, 처리할 수 있어 반도체 업체들은 더 작게 만드는 데 공을 들여왔다. 7nm 출시 지연은 독보적이었던 인텔의 기술력이 흔들리고 있다는 메시지였다.

인텔에 이어 CPU 시장 2위 업체인 AMD가 7nm를 이미 판매하고 있는 터라 인텔과 AMD의 기술 격차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AMD의 7nm는 인텔의 10nm와 유사하지만 인텔은 연내에야 10nm가 포함된 PC향 타이거 레이크(Tiger lake), 서버향 아이스 레이크(Ice lake) CPU를 출시할 예정이다. 올해 AMD가 5nm를 출시하고 인텔이 2022년에야 7nm를 내놓을 경우 기술격차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

사실 인텔의 기술력은 2018년부터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18년 초부터 인텔의 x86 CPU 아키텍쳐에서 멜트다운(Meltdown) 이라는 심각한 버그가 발견됐다”며 “우여곡절 끝에 그 해 하반기 10nm 캐노레이크가 출시됐지만 성능이 14nm 칩보다 못하다는 평가가 나왔다”고 밝혔다. 인텔은 5년간 14nm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게 이 연구원의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4년 전 인텔이 1만2000명에 달하는 엔지니어를 방출한 반면 AMD는 그들의 상당수를 받아들여 설계 경쟁력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인텔의 7nm 지연을 계기로 이런 우려들이 주가에 빠르게 반영됐다. 인텔과 AMD의 희비가 갈리고 있다. 인텔은 30일 주가가 주당 47.99달러로 23일(60.40달러) 대비 20.5%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AMD는 59.57달러에서 78.20달러로 31.3%나 올랐다.

그럼에도 AMD의 목표주가는 상향 조정되고 있다. 투자전문 기업 서스쿼하나 파이낸셜 그룹(Susquehanna Financial Group)은 목표주가를 64달러에서 8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90달러까지 높인 곳도 있다. 서스쿼하나 파이낸셜 그룹은 2023년까지 AMD의 노트북과 데스크탑 시장점유율이 현재 20%에서 각각 35%, 40%로 상향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텔 `칩 생산 외부에 맡긴다`..파운드리 시장 커진다

인텔은 IDM(종합 반도체 업체)으로 반도체 칩을 직접 생산해왔으나 7nm, 5nm 공정 개발에 집중하면서도 시장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생산량의 20% 이상을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에 맡길 예정이다.

실제로 인텔이 내년부터 파운드리 업계 1위인 대만 TSMC에 6nm 반도체 위탁 생산을 의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미 TSMC는 인텔의 GPU와 모멘칩 위탁 생산을 맡고 있었던 터였다. TSMC는 기존 최대 고객사인 AMD 외에도 인텔까지 수주를 받게 되면서 가장 큰 수혜주로 떠오르고 있다. 인텔의 7nm 지연 소식 이후 TSMC 주가는 18.6%나 올랐다.

TSMC가 감당할 수 있는 물량을 넘어서서 수주가 발생함에 따라 2위 업체인 삼성전자(005930)에도 기회가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TSMC는 12인치 파운드리 생산능력이 월 80만장인데 AMD가 7nm, 7nm 플러스를 20만장 추가 주문한데 이어 인텔까지 6nm 18만장을 주문하면서 내년 상반기 TSMC가 생산해야 할 물량이 이미 설비 능력을 초과했다는 분석이다. TSMC는 엔디비아(NVIDIA), 애플의 칩도 생산하고 있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2분기 엔비디아 8nm GPU에 이어 하반기 퀄컴 5nm 메인 물량을 양산 중”이라며 “파운드리 매출도 작년 11조3000억원에서 내년 17조3000억원으로 급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파운드리 부문 확장 기대감에 지난 주에만 주가가 7% 가량 올랐다. 증권가에선 목표주가를 8만원까지 상향 조정했다.

다만 삼성전자가 실제 인텔의 칩 생산을 수주 받을지에 대해선 좀 더 신중한 의견도 나온다. 이승우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여유 캐파가 없고 충분한 라이브러리도 확보가 안 된 상황”이라며 “FPGA나 GPU는 몰라도 CPU 수주까지는 훨씬 더 많은 시간과 조건들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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