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인터넷 방송자키(BJ)의 방송 형식을 지상파에 적용했다. BJ의 온라인 접속자가 10만이 넘고 MBC 시청률도 10%에 이르렀다. 온라인에서 활동하던 1인 방송인은 아니었지만 요리연구가 백종원을 단숨에 전국적인 스타로 만들며 지상파 시청률을 넘어서는 파급력을 보였다.
BJ들이 지상파에서 활동하는 파격이 일어난 데에는 지상파가 시청자들과 소통하지 못한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했다. 가정에서 TV수상기를 통해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시대는 지났다. TV의 절대적 영향력을 보여준 ‘안방극장’이니, 화제작을 시청하기 위해 귀가를 서두르는 ‘귀가시계’니 하는 말은 옛 말이 됐다. 다양한 플랫폼과 콘텐츠로 흩어진 시청자들을 놓치지 않기 위한 지상파의 고육지책일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양띵 악어 김이브 등을 보유한 트레져헌터가 공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했지만 외국에서는 이미 마커(MAKER)를 디즈니가 인수하는 등 AT&T, 드림웍스 등 대형 콘텐츠 제작 유통사들이 MCN을 적극적으로 인수했다.
개인에 지나지 않던 BJ들이 이처럼 주목을 받은 이유는 이들이 이미 일반 이용자들의 호응을 얻는 ‘생산자’가 됐기 때문이다. 수많은 이들이 접속해 이용하고 별풍선을 보내자 1인 미디어 활동은 개인의 취미가 아니라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어내며 산업 구조를 형성해가기 시작했다.
젠킨스가 10년 앞서 미래를 내다볼 수 있었던 데에는 무려 20여년간에 걸쳐 팬들을 연구한 결과다. 팬들의 활동을 분석하며 개개인의 참여가 콘텐츠의 핵심 요인으로 떠오를 시대를 예견한 것이다. 뉴스가 나를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하는 요즘 이용자은 더 이상 완성도 높은 대작을 찾아 제작자 의도를 파악하려 하지 않는다. 이제 제작자는 콘텐츠를 소비하는 한 명 한 명을 감정적으로 참여시켜야 하는 커다란 숙제를 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