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낀 아파트도 신탁 가능…1200조 신탁시장 '싹' 바뀐다

금융위·여당, 내년 상반기 ‘신탁 혁신법’
신탁 재산·회사 범위 넓혀 종합자산관리
신탁 통한 혁신기업 자금조달도 활성화
금리 인하 맞물려 자산시장 활성화 주목
  • 등록 2023-12-29 오전 6:00:05

    수정 2023-12-29 오전 6:00:05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상속을 고민 중인 김재석(68) 씨는 ‘종합자산관리가 가능한 신탁(信託)에 맡겨보라’는 제안을 받고 내용을 알아보며 여러 벽에 부딪혔다.

먼저 대출이 끼어 있다는 이유로 보유한 아파트는 신탁 대상에서 제외됐다.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처럼 병원, 세무·회계·법무법인별 신탁 서비스를 받고 싶었지만 이마저도 막혀 있었다.

금융당국이 고령화 시대에 발맞춰 신탁 서비스 확대를 위한 전면적인 제도개선에 나선다. 초고령 시대 종합재산관리를 지원하고 다양한 노후 관련 신탁 서비스도 마련하는 내용이다. 내년 기준금리 인하가 기대되는 만큼 1200조원 신탁시장 활성화, 신탁재산을 통한 기업의 자금조달도 본격 추진한다.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 위치한 금융위원회. (사진=이데일리DB)
28일 국회와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융위는 국민의힘과 함께 내년 상반기 중 ‘신탁 혁신 방안’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 처리를 추진하기로 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은 “고령화 시대 가계재산을 종합 관리하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며 지난달 29일 관련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에는 신탁 가능 재산 범위에 ‘채무’를 추가하는 방안이 담겼다. 채무 신탁이 가능해지면 주택담보대출 등 잔여 채무가 있는 주택도 신탁할 수 있다. 또한 현재는 법적 근거가 없어 막혀 있는 비금융 전문기관(병원, 법무법인, 회계법인, 세무법인, 특허법인)도 신탁 업무를 맡을 수 있다. 치매·요양, 반려동물 신탁 전문기관도 생길 수 있다.

신탁을 통한 수익증권 발행을 허용해 기업의 자금조달 숨통도 틔울 예정이다. 업력은 짧지만 혁신적인 강소기업이 부동산, 공장 등 보유자산을 조각투자 방식으로 유동화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관련한 발행, 판매, 유통 등 단계별 규율도 개정해 금융소비자 보호도 강화하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고액 자산가가 아니더라도 100세 시대인 만큼 일반 가계의 종합적인 자산관리가 필수적”이라며 “미국, 일본처럼 신탁 제도를 혁신·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종합재산신탁이 활성화하면 혁신·중소기업의 자금조달 경로가 확대하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신탁 시장은 2018년 873조5000억원 규모에서 올해 9월말 기준 1290조9000억원으로 커졌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신탁=재산을 금융회사 등 신탁회사에 맡겨 보관, 관리, 운용하도록 하는 제도로 자산을 지켜주는 ‘집사’ 역할을 하고 있다. 체계적인 종합자산관리를 통해 노후대비, 가업승계, 성년후견, 증여·상속 설계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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