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 10일(현지시간) ECB는 통화정책이사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수준(연 4.50%)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10월 기준금리 인상을 중단한 후 5회 연속 동결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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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ECB가 사실상 6월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라가르드 총재가 “대부분의 위원들은 더 많은 데이터를 보고 싶어했다”고 전하는 등 이전보다 회의에서 오간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혔기 때문이다. 앞서 3월 ECB 회의에서는 경제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향후 입수되는 경제지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등 조심스러웠던 행보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라가르드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연준에 앞서 CEB가 금리를 내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미국은 매우 큰 시장이고 금융의 중심이기 때문에 일어나는 모든 일이 우리 예측에 포함될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연준이 아닌 데이터에 의존한다”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은 ECB가 연준의 금리인하 경로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보다 유로존의 금리가 낮으면 유로화 환율이 하락, 원유 등 미국 달러로 가격이 책정된 일부 상품의 가격이 수급과 무관하게 기계적으로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더구나 연준의 경우 ‘라스트 마일’(Last mile·목표에 이르기 전 마지막 구간)을 앞두고 고물가가 고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ECB가 인플레이션 압력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힘든 구조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선진국 중앙은행은 세계 경제와 글로벌 자산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연준의 결정을 추종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연준의 움직임이 느려진다는 것은 다른 중앙은행도 더 느리게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