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서 테마주가 시작된 것은 1980년대 후반 무렵이지만, ‘정치테마주’라는 단어가 언론에 등장한 것은 1997년 15대 대선부터다. 김영삼 정부 때만 해도 ‘정경유착’이 심했고, 정보도 크게 제한됐기 때문이다.
그러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회창 후보가 맞붙은 2002년 16대 대선부터 본격적으로 ‘정치테마주’가 등장한다. 인터넷이 활성화하면서 개인들 간의 정보교류가 크게 확대된 영향이다. 당시 노무현 후보가 충청권 수도이전을 공약으로 내걸면서 계룡건설(013580), 대아건설, 한라공조, 영보화학(014440) 등 충청권 연고 기업들이 주목을 받았다. 수도 이전시 충청권에 자산을 가진 동양백화점, 우성사료(006980), 충남방적, 동방(004140) 등의 주가도 급등했다. 이와 함께 앞서 김대중 정부에서 추진된 햇볕정책 수혜주로 남북경협주들이 관심을 끌었다.
16대와 17대 대선에서 정치테마주는 주로 정책과 관련됐던 데 반해 18대 대선부터는 학연, 혈연, 지연 등이 정치테마주의 주류로 등장한다.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테마주로 분류된 EG(037370)는 박근혜 전 대통령 동생 박지만씨가 회장이어서 줄곧 테마주로 분류됐다. 19대 대선에선 문재인 테마주(우리들휴브레인(118000)), 홍준표 테마주(세우글로벌(013000)) 등이 시장에서 널뛰었다.
하지만 테마주 중 일부는 소리소문없이 상장 폐지 수순을 밟았다. 노무현 테마주로 엮였던 대아건설은 16대 대선 당시(2002년 12월) 급등하며 주목받았지만, 2004년 10월 피흡수합병을 이유로 코스닥 시장에서 상장폐지됐다. 2017년 19대 대선 직전 문재인 테마주 위노바도 이듬해 3월 상장 폐지됐다. 한국거래소가 기업의 계속성 및 경영의 투명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한다는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정치테마주는 사실 실체가 없기 때문에 주의하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투자를 하지 말아야 한다”며 “해당 종목에 대한 정보는 유사투자자문업을 하는 곳에서 만들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정상적인 투자자라면 아예 정치테마주에 관심조차 두지 않는 게 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