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통 트이나 했더니…킹달러 덮친 항공株 저공비행 길어지나

진에어·제주항공 등 낙폭과대 반발 매수세에 반등
외화환산손실 급증에 자본 건전성 빨간불
진에어, 영구채 상환…유상증자 가능성 커져
유증 앞둔 제주항공도 자본 확충 부담 여전
  • 등록 2022-10-25 오전 6:30:00

    수정 2022-10-25 오전 6:30:00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코로나19 방역 지침 완화로 모처럼 웃었던 항공주가 난기류를 만났다. 달러 강세 초강세 현상인 ‘킹달러’ 여파로 외화환산손실이 불어나면서 자본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항공사들은 코로나19로 중단한 노선 복권으로 실적 개선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고환율 기조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여 당분간 주가가 약세를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사진=뉴시스)
2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진에어(272450)는 전 거래일보다 5.83% 오른 1만2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진에어는 지난 21일 자본잠식 우려로 20% 가까이 급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저비용항공사(LCC) 라이벌 제주항공(089590)은 1.44% 오른 1만600원을 기록했다. 제주항공 역시 자본 건전성 우려가 부각되며 지난 21일 6.7% 내렸다. 두 항공사 모두 낙폭 과대에 따른 외국인과 기관의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며 반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으로 막혔던 하늘길이 속속 열리는 상황에서 항공주가 곤두박질치고 있는 것은 자본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1400원대를 넘어섰고, 연내 1500원 돌파는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항공사들은 항공기 리스(대여)비와 유류비 등 운영자금을 상당 부분을 달러로 결제를 하고 있어 고환율로 외화환산손실이 불어날 전망이다. 앞서 지난 2분기에는 진에어와 제주항공의 외화관련순손실이 각각 158억원, 198억원을 기록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각각 1940억원, 2373억원의 외화관련순손실을 냈다.

문제는 대한항공을 제외한 나머지 항공사들은 환 관련 파생상품이 없어 원·달러 환율 상승 헤지(회피)가 어렵다는 점이다. 대한항공은 3분기에 외화관련순손실과 파생상품관련순이익이 각각 -2936억원, 1126억원을 기록, 외화관련손실의 약 40%를 헤지했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정한다. 대한항공은 지난 2분기에도 파생상품관련순이익이 1157억원을 기록하며 약 60%를 헤지한 바 있다.

특히 진에어의 경우 자본잠식으로 유상증자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대형·저비용항공사 대비 최근 주가 하락폭이 더 컸다는 분석이다. 진에어는 지난 8월 745억원 규모 영구채를 상환해 3분기에 자본잠식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올 상반기 기준 1161억원에 달하는 자본총계가 416억원으로 쪼그라든 탓이다. 진에어의 자본금은 522억원에 불과해 자본잠식에 빠지는 것은 물론 3분기 적자 지속으로 그 골이 더 깊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 유상증자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다.

제주항공 역시 자본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진 건 마찬가지다. 4분기 중 유상증자 3000억원 납입이 예정된 만큼 자금 사정에는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재 도입으로 인한 자금 유출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자본 확충 부담을 완전히 털어내기 힘들다는 게 중론이다. 또 발행주식 증가로 기존 주식 가치가 희석되기 때문에 추세적인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주항공은 4분기 유상증자 이후 유통주식 수가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과 비교해 3배 가까이 늘어나게 된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원·달러 환율 전망은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되고 있어 항공사들에게 불리한 매크로(거시경제) 환경이 이어질 것”이라며 “여객이 회복된다는 방향성은 확신하지만 그 속도, 그에 따라 불거질 펀더멘털 이슈 등 불확실한 것들이 조금 더 명확해질 때까지 업종에 대한 의견을 중립으로 유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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