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위원회 정책 자문기구인 금융발전심의회 위원장을 맡은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13일 통화에서 “해외에서도 보기 힘든 ‘주식 대주주’라는 기준을 도입해 그동안 편법적으로 양도세를 걷은 게 근본적인 잘못”이라며 “‘소득 있는 곳에 과세 있다’는 원칙 하에 주식 양도세를 전면 도입하든지, 논란 많은 증권거래세를 없애든지 이참에 전면 논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민의힘은 주식 양도세를 부과하는 대주주의 종목당 보유액 요건을 현행 10억원에서 50억원 또는 100억원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13일 페북에 “연말 매도 폭탄을 앞둔 현재 시급한 것은 주식양도세 기준 정상화”라고 힘을 실었다. 반면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이날 오후 “주식 양도세 과세 대상 기준에 대한 완화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이는 주식 개인투자자(작년 기준 1440만명) 중 0.05%의 고액자산가들로, 이들이 지난해 벌어들인 양도차익은 9조1690억원(1인당 13억149만원)이다. 대주주 주식 양도세를 완화하면 연말 양도세 회피 매도 물량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이들 고액자산가들에 대한 비과세를 확대하는 것만으로 ‘조세 부담의 형평을 도모한다’는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
이 때문에 학계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주식 양도세를 완화할 경우 형평성에 맞게 증권거래세도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왕수봉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종목당 10억원 넘게 가진 대주주 양도세를 깎아준다면 당연히 형평성에 맞게 개인투자자들을 위한 세금 감면도 있어야 한다”며 “양도세 전면 도입은 부담이 있을 테니, 손실이 나도 세금을 내게 하는 증권거래세 폐지를 우선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전 한국세무학회장)는 “이번에 종목당 주식 50억원이나 100억 가진 자산가들에 대한 양도세 비과세 개편안이 시행될 경우엔 2025년부터 5000만원 주식 소득 과세(금투세)를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당장 선거만 고려할 게 아니라 대주주 주식 양도세 개편 이후 미칠 금투세, 소득재분배, 증권시장 등 전반적인 상황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