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방지법’ 통과 이후 모바일 망명 바람이 다시 부는 것일까. 2014년 불었던 텔레그램 가입자가 이달 들어 급증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6일 인터넷·모바일 평가업체 ‘랭키닷컴’에 따르면 국내 텔레그램 이용자는 지난 3일 40만 명을 돌파, 하루 만에 8만여명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기간 동안, 조사표본(안드로이드 단말기 이용자) 중 앱을 실행해 본 사람의 비율을 뜻하는 ‘도달률’도 1.38%로 껑충 뛰었다.
랭키닷컴의 집계는 48시간 이전 시점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실제 4~5일에도 텔레그램 신규 가입자가 다수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텔레그램의 애플 앱스토어 무료 앱 인기 차트 순위도 지난주까지 10위권 밖에서 6일 현재 4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
한국의 텔레그램 열풍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4년 9월 검찰이 ‘사이버 명예훼손 전담수사팀’을 신설하고 인터넷 공간 검열 강화를 뼈대로 한 사이버 검열 계획 발표하자 한국에서는 무명이었던 텔레그램이 덩달아 수혜를 봤다. 당시 텔레그램은 국내에서 300만명 이상 가입자를 끌어 모으며 한때 애플 앱스토어 앱 다운로드 순위에서 카카오톡을 제치고 1위를 달리기도 했다.
텔레그램은 세계 6000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모바일 메신저. 러시아에서 만들어졌지만 현재 서버가 독일에 있다. 보안성이 좋은 서비스로 유명한데, 실제로 텔레그램은 “우리 보안을 뚫는다면 20만달러를 상금으로 주겠다”며 해킹 콘테스트를 열기도 했으나 상금을 타 간 사람은 없었다.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정보기관의 권한 강화에 따른 개인 자유 침해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줄곧 밝히기도 했다.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6’에서도 한국 언론과 만나 “한국의 테러방지법을 알고 있다”며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의 ‘빅브러더’와 같은 결과를 초래할까 우려된다”고 말한 바 있다.
파벨 두로프(Pavel Valeryevich Duro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