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대학입학 시험을 바꾸자

  • 등록 2017-11-10 오전 6:00:01

    수정 2017-11-10 오전 6:00:01

[김정호 KAIST 연구처장·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 매년 이맘때가 되면 날씨가 추워지고 고등학생과 재수생들이 대학입학 시험을 치른다. 지금의 대학입시와 그에 따른 교육은 4차 산업혁명에 맞는 인재를 길러내기 보다는 2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했던 대량 생산 체계에 맞는 지나간 역사 속의 구시대 인재를 길러내고 있다. 그 결과로 현재의 교육 방식이 암기식, 주입식, 일방통행 방식으로 고정되어 있다. 오히려 학생들의 창의성을 말살하고 있다. 수백만 명의 학생과 학부모가 치명적으로 영향을 받는 슬프고 슬픈 추운 입시 계절이 왔다.

그런데 이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와서 과연 이러한 대학입학 시험의 가치와 방식에 대해서 다시 논의해 보아야 하는 절실한 시점에 왔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빅데이터 플랫폼과 인공지능으로 무장한 강력한 국가와 기업이 등장한다. 당연히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계산 능력과 판단력이 앞선다. 인공지능은 세상의 모든 데이터와 지식을 겸비해서 모든 것을 알고 미래를 예측하는 신의 영역에 도전하고 있다. 인공지능은 외국어 동시 통역도 한다. 수학 문제 풀이는 보통 사람보다 수학자보다 컴퓨터가 더 빨리 신속하게 푼다. 실수도 없다. 당연히 인공지능으로 무장한 구글은 학교 선생님 보다 많이 알고 현명하다. 당연히 대학 입시 문제 출제 위원보다 지식의 범위가 넓고 깊고 정확하다.

더 나아가 앞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인간의 우열을 가리는 시험은 무의미 하다. 이제는 빅데이터로 무장한 인공 지능과 경쟁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찾지 못하면 인간은 인공지능에 종속되고 단순 노동일만 하게 된다. 그리고 입시 문제라는 것도 이미 정답이 나와 있는 문제이다. 그건 인공지능이 훨씬 잘한다. 쉽게 얘기해서 구글 검색기에 탐색하면 모두 답이 나온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정답이 없는 문제가 대부분이다. 인공지능도 풀기 어려운 문제를 풀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필자는 대학입시 시험 방식을 다음과 같이 바꾸자고 과감히 제안한다.

먼저 대학입학 시험에 컴퓨터와 계산기를 들고 들어가게 하자. 그래서 문제가 나오면 구글이나 네이버 탐색기를 사용해서 문제를 풀도록 하자. 그래서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자료를 이용해서 문제를 풀자. 영어 해석 문제도 인공지능 번역기를 이용해서 시험을 보자. 수학의 계산 문제는 계산기를 이용해서 답을 구하고 복잡한 미적분 문제나 확률 문제는 클라우드 컴퓨팅 네트웍에 연결된 인공지능 컴퓨터 보고 풀라고 하자.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들어간 소프트웨어도 제공하자.

다음으로 추가해서 제안하는 입시 방식은 문제를 푸는 주고 시간을 충분히 주자는 것이다. 빠른 시간에 연습한 기계처럼 누가 누가 빨리 푸는 가 하는 현재의 대학입시 시험 방식은 전혀 가치가 없다. 빨리 하는 것은 인간이 컴퓨터를 당해낼 재간이 없다. 더 나아가 여러 명이 같이 그룹으로 시험을 보자는 것이다. 그룹이 토론하면서 문제를 풀어나가는 협동 능력이 개인 간의 경쟁보다 4차 산업혁명에 더 맞다.

마지막으로 제안하는 입시 방식은, 아예 문제 자체를 제시하는 시험을 보자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문제를 푸는 능력 보다 문제를 제시하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 문제를 제시하기 위해서는 사회, 경제, 정치, 문화, 과학, 기술 전체를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융합 능력이 필요하고 그에 맞추어 사회적 이슈에 대한 공감 능력이 필요하다. 정답은 있어도 좋고 오히려 없는 것이 더 독창적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공지능은 슈퍼 파워를 갖고 있다. 일단 무한대의 데이터를 갖고 있고, 이 데이터는 데이터 센터의 메모리에 저장되어 있는데 지워지지 않는다. 알파고에 사용되는 프로세서는 수 천대가 병렬로 협동해서 계산한다. 인간이 정답이 있는 문제 풀이 분야에서 인공지능을 이길 방법이 없다. 지금처럼 교육해서 인재를 양성하면 인공지능에게 노동력을 제공하는 노예로 전락한다. 대학 입시 방식의 변화 없이 한국 교육 변화가 없고, 교육에 변화가 없으면 인재 혁신이 없다. 대학입시 방법을 하루 빨리 바꾸자. 생존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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