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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최저임금위원회의 심의도 막판까지 진통을 거듭했다. 심의기간은 법정심의 기간인 90일(4월 1일~6월 29일)을 훌쩍 넘은 106일로 나타났다. 역대 최장기간을 기록했던 지난해(108일)와 맞먹는 수준이다. 전원회의 개최 횟수 역시 11회를 기록했다.
올해 협상 과정 역시 순조롭지 못했다.
지난 3월말 고용노동부 장관의 심의 요청 이후 최저임금위는 4월 6일과 6월 1일 각각 제1·2차 전원회의를 개최했지만 파행으로 치달았다. 사용자 위원과 공익 위원들은 참석한 반면 노동계를 대표하는 근로자 위원 전원(9명)이 불참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15일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양대 노총이 3차 전원회의부터 참여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선회하면서 논의에 물꼬가 트이기 시작했다.
지난달 29일 열린 6차 전원회의에서 양측이 제시한 최초 최저임금안은 근로자 위원 측 1만원, 사용자 위원 측 6625원으로 3375원 차이가 났다.
법정 심의기한(6월 29일)을 넘겨 지난 3일 열린 7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 위원 측이 업종별로 구분 적용하자고 주장하자 근로자 위원 측은 반대했고 파행이 거듭됐다.
노사 양측은 법적 효력 발생 기한(7월 16일)을 닷새 남겨두고 열린 10차 전원회의에서 근로자 위원 측은 47.9% 오른 9570원을, 사용자 위원 측은 3.1% 오른 6670원을 각각 1차 수정안으로 제시했다.
처음(3375원)보다 절반 가량인 1590원으로 격차가 좁혀지긴 했으나 진통이 거듭됐다. 공익 위원들은 격차가 여전한 상황에서 협상이 불가능하다며 최종 수정안을 제시하면 표결로 확정하겠다는 방침을 양쪽에 통보했다.
결국 최저임금위는 두 안을 표결에 붙였고 표결 결과 15대 12로 근로자 위원 측이 제시한 안이 채택됐다.
어수봉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은 “노사 양측이 서로 양보한 끝에 격차를 200원대까지 좁힐 수 있었다”며 “의결된 최저임금 수준은 어느 한쪽의 치우친 결정이 아니라 노사의 고통분담을 통한 상생의 결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