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높은 단을 향하여 변속기의 `무한도전`

"달리는 맛도 기름값도… 모두 내게 달렸다"
4단에서 6단으로 바꾸면 연비 최대 10% 향상
獨·日은 7·8단 증가하는데 한국은 6단 ‘베라크루즈’ 뿐
르노삼성 SUV 무단변속기 장착
  • 등록 2007-11-13 오전 8:23:30

    수정 2007-11-13 오전 8:23:30

[조선일보 제공] 국산 중형 세단을 몰고 있는 박준석(26·경기도 과천시)씨는 정숙성·주행 성능에는 만족하지만 기름 소비가 생각보다 많다는 게 항상 불만이다. 박씨는 “공인 연비보다 20~30% 기름을 더 소비하는 것 같다”며 “동급 가운데 연비가 좋은 차가 있다면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기름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연료절약형 차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연비를 좌우하는 것은 차량 무게, 공기 저항, 엔진·변속기 효율 등이다. 이 중에서도 눈에 보이지 않는 변속기(transmission)가 연비를 높이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전 세계 자동차회사들은 변속기 성능 향상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변속기 단(段) 높을수록 연료 절약

변속기는 단(段)이 높을수록 엔진 힘을 바퀴에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같은 엔진을 달더라도 단수가 많은 변속기가 장착된 차의 가속력·연비가 더 좋다.

21단과 27단 산악자전거를 비교해보자. 페달 밟는 힘(엔진)이 아무리 센 사람이라도 21단 자전거로는 가파른 언덕을 오르기 어렵다. 반면 힘이 약하더라도 27단 자전거를 탄 사람은 쉽게 오를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자동변속기는 십수년 전만 해도 소형차는 3단, 중대형차는 4단이 일반적이었다. 최근엔 중소형차 4단, 중대형차 5단이 대세다. 현재 GM대우 토스카에 5단을 장착한 것을 제외하면 중형 세단급을 포함한 그 아래급은 모두 4단을 달고 있다. 그랜저급 이상은 5단이다. 현재 6단 자동은 현대차 SUV 베라크루즈가 유일하며 내년 1월 출시될 토스카 부분 변경 모델과 기아차 SUV 모하비, 현대차 제네시스(후륜)가 6단 자동변속기를 달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자동 4단에서 5단으로 올라가면 연비가 2~3% 개선되고, 5단에서 6단으로 올라가면 5~7% 정도 더 개선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같은 조건에서 4단을 6단으로 바꿀 경우 연비가 최대 10% 좋아진다는 설명이다. 자동차부품연구원 차량·섀시연구센터의 송세일 센터장은 “단이 높아질수록 동력 전달 곡선이 매끄러워져 연비가 향상되기 때문에 6단이 대세”라고 말했다.

독일·일본은 고급차에 7·8단 자동변속기 장착을 늘려가고 있는 상황이지만 국내에선 6단 이상의 보급이 늦어지고 있다. 독일·일본은 ZF나 아이신(Aisin)·자트코(Jatco) 같은 기술력 높은 변속기 전문 회사가 따로 있지만 국내 완성차들은 제품을 비싼 값에 사오거나 자체 개발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GM대우는 모기업인 GM의 기술 지원을 받아 충남 보령공장에서 6단 자동변속기 대량 생산을 시작, 내년부터 시판 차종에 단계적으로 6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할 예정이다.


◆‘연료절약형 변속기’ CVT·듀얼클러치

자동변속기 대신 수동변속기를 선택하면 연료를 10~15% 절약할 수 있다. 그러나 자동의 편리함에 익숙한 국내 소비자에게 수동을 강요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다. 그래서 자동·수동의 장점만 노린 게 무단변속기(CVT·Continuous Variable Transmission)와 듀얼클러치 변속기(DCT·Dual Clutch Transmission)다.

무단변속기는 일본 중소형차에 주로 장착돼 있다. 소형차의 경우 연비가 20km/?에 육박할 만큼 좋다. 국내의 경우 과거 마티즈에 장착됐다가 무단변속기 납품회사의 품질 불량 때문에 단종시킨 사례가 있다. 그러나 19일 출시되는 르노삼성의 첫 SUV ‘H45(개발코드명)’에 다시 무단변속기가 장착된다. 국내 시판 차종 중 유일하다.

H45는 마티즈와 달리 무단변속기 전문 회사 자트코의 제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불량 소지가 없다는 게 르노삼성의 설명이다. 그러나 무단변속기는 변속시 동력 단절이 없어 이론상의 효율이 뛰어난 대신 벨트로 구동력을 전달하기 때문에 급가속할 때는 벨트가 밀려 동력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듀얼클러치 변속기는 수동변속기를 운전자 대신 기계가 조작해주는 시스템이다. 따라서 전문 드라이버가 수동변속기를 조작하는 것보다 동력 전달이 더 빠르고 정확하다. 국내 시판 모델 가운데는 폴크스바겐 골프 전 차종, 제타·파사트 일부에 장착된 DSG(Direct Shift Gear box)가 듀얼클러치 변속기의 일종이다. 개발비용이 비싸지만 생산비용은 자동변속기보다도 저렴해 보급이 늘고 있는 추세다.

폴크스바겐코리아의 나윤석 부장은 “유럽 회사뿐 아니라 일본 회사들도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며 “운전의 맛을 살리면서 연비까지 좋아 자동변속기의 보완기술로 영역을 넓혀 나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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