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 없으면 잇몸이죠"... 유사여행에 몰리는 사람들

코로나19 장기화로 여행 등 외부활동 제한
드라이브·산책 등으로 답답함 해소
전 세계 숲 소리·창문 밖 풍경 공유하기도
해외여행 대신 하늘만 비행하는 상품도 등장
  • 등록 2020-09-10 오전 12:05:22

    수정 2020-09-10 오전 12:05:22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하면서 국내외 여행이 제한되고 있다.

여행뿐만 아니라 감염에 대한 두려움으로 외부활동도 꺼려지는 요즘이다. 이 때문에 국민들의 답답함은 커져가고 여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해방감을 다른 방법으로 갈음하고 있다.

대학생 정진선(23·여)씨는 “여행은 일상에서 벗어나는 것에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요즘은 평소 시간을 가장 많이 보내는 방에서 나와 아파트 단지에서라도 바람을 쐬는 것으로 마음을 달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방법으로라도 여행 욕구를 해결하고 그래도 아쉬움이 없어지지 않으면 여행 사진을 보면서 추억을 회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지연(28·여)씨는 “멀리 여행은 못 가고 강이 보이는 야외 카페 같은 곳으로 드라이브를 가는 편이다”라며 “탁 트인 자연을 보고 있으면 답답함이 조금은 해소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튜브에는 해외 특정 장소들의 소리를 담은 ASMR 콘텐츠가 많이 업로드되어있었다.(사진=유튜브 캡처)


여행 프로그램 시청으로 대리만족... ASMR도 동원

여행 관련 영상 콘텐츠나 ASMR등 온라인 콘텐츠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대학생 남모씨(21·남)는 “집에만 있고 할 것도 없어서 넷플릭스로 여행 관련 프로그램을 찾아보며 대리만족을 느낀다”고 말했다.

대학생 홍예지(21·여)씨는 “평소 ASMR을 자주 듣는데 요즘은 해외에서 일상의 소리를 녹음한 영상도 많이 나와있다”며 “영어 등 외국어가 ASMR에 그대로 담겨있어 들으면 마치 내가 그 공간에 가있는 것 같은 기분이다”고 전했다.

실제로 유튜브의 크리에이터들은 ‘런던 지하철 소리’, ‘영국 카페 소리’등 해외 특정 장소의 소리들을 ASMR로 제작해 공유하고 있다. 이러한 콘텐츠는 조회수가 200만회가 넘는 경우도 있는 등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다.

(사진='WINDOWSWAP' 홈페이지 캡처)


해외여행 대신 랜선 여행 즐기기도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 세계 다른 사람들의 창문 밖 풍경을 볼 수 있는 사이트'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되었다.

해당 웹사이트는 싱가포르의 소날리 란지트와 바이슈나프 발라수브라마니암 부부가 개발한 ‘윈도우스왑(WindowSwap)’이다. 이 웹사이트에서는 내 방 창문으로 보이는 바깥 풍경사진과 영상을 공유한다.

누리꾼들은 ‘지구 반대편의 창문 밖을 보니까 신기하고 힐링 되는 느낌이다’, ‘여행을 가서 호텔 밖 풍경을 보면 이런 느낌일까?’라며 자신의 느낌을 공유했다.

또한 세계의 숲 소리를 들려주는 웹사이트도 있다. 이는 지난 7월에 개설된 ‘숲의 소리’로 영국의 사회적기업 팀버 페스티벌과 비영리단체 와일드 럼퍼스가 만들었다.

웹사이트에는 지도와 함께 전 세계의 숲 소리가 담겨 있다. 이 숲 소리 지도는 이용자들이 내용을 채워가는 개방형으로 현재는 80여 개의 소리가 올라와 있다.

숲의 소리 사이트 이용자인 김모씨(25·여)는 “새나 원숭이 등 동물 소리부터 바람소리까지 담겨 있어서 소리만 들어도 시원해지는 기분이 들어 웹사이트를 종종 이용한다”고 전했다.

(사진='SOUNDS OF THE FOREST' 홈페이지 캡처)


하늘만 비행하고 돌아오는 상품도 인기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비행만 하는 상품도 등장했다.

일본의 전일본공수(ANA·젠닛쿠)는 지난달 말 '여행 가는 척'하는 유람 비행 서비스 제공했다. 대만 스타럭스항공도 8월 초 대만 동부 해안 상공을 비행하는 '해외여행 가는 척'이라는 상품을 내놓았다. 해당 상품은 30초 만에 팔리며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유람 비행 서비스 외에도 기내식이나 어메니티 상품을 판매해 사람들이 비행기에 탑승한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 캐나다 항공사인 에어노스는 냉동 기내식 배달 서비스를 제공해 기내식 특유의 맛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호주 콴타스항공은 지난달부터 퍼스트 클래스 탑승객에게 제공되는 어메니티 상품인 '콴타스 케어팩' 온라인 판매에 나섰다. 이 중 잠옷 세트는 만 개가 불과 수 시간 만에 팔렸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유사 해외여행 상품을 계획하고 있었다. 에어부산은 도착지 없이 국내 상공을 비행하다 다시 이륙지로 돌아오는 이색 비행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는 이번 달 10일부터 항공서비스 계열 학과가 있는 대학교와 함께 현장실습 체험을 목적으로 선 진행된다.

에어부산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도 내놓을 계획이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손님들이 즐길 수 있는 운영 방식을 다양하게 고민하고 검토했다”며 “해외에도 체험비행 상품들이 많아 그런 사례들을 많이 참고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상품 출시 날짜는 정확히 정해지지 않았다. 코로나 상황이 풀린다면 바로 진행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스냅타임 신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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