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북한대사, 한·미 언급 없었다…자력 경제·방역 강조(종합)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 유엔총회 연설
"빛나는 변화를 위해 존엄성 팔 수 없다"
"평화는 절대적인 힘 있을 때만 지켜져"
비핵화 따른 경제적 보상 등에 선그은듯
文 종전 선언 언급 없어…美 거론 안 해
경제 자력갱생 주창…코로나 방역 강조
  • 등록 2020-09-30 오전 7:46:10

    수정 2020-09-30 오전 7:57:47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가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5차 유엔총회 일반토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유엔 페이지 스트리밍 캡쳐)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변화를 위해 목숨과 같이 지켜온 존엄성을 팔 수 없다(cannot sell off our dignity).”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는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5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에서 “전쟁을 억제할 수 있는 절대적인 힘을 가질 때 평화를 지킬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대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대신해 이날 10분가량 연설했다. 김 대사는 다른 대다수 국가 정상들과 달리 직접 유엔총회 현장을 찾았다.

“평화, 힘 있을 때만 지켜져”

김 대사는 “공화국은 (스스로) 쟁취한 전쟁 억지력이 있어 한반도에서 평화를 지키고 있다”며 “인민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현실 아래 사회주의 경제 건설에 매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존엄성을 지키겠다’는 그의 발언은 미국 등이 압박하는 비핵화에 선을 그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단지 빛나는 변화에 대한 희망만 바라보고(just in the hope for a brilliant transformation)” 존엄성을 내던질 수 없다는 것은 경제적 보상 혹은 번영을 위해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김 대사는 연설 내내 미국을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는 전날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협의한 뒤 “(한반도 문제에 대해) 한국과 미국끼리는 할 수 없고 북한의 관여가 필요하다”고 밝혔는데, 이에 대해 직접적으로 답하지는 않은 것이다. 지난해 김 대사가 미국을 향해 2018년 싱가포르 6·12 공동성명 이행을 촉구했던 것과는 분위기가 달랐다. 올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따로 북한을 화두에 올리지 않았다.

김 대사는 한국 역시 거론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종전 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비핵화와 함께 항구적 평화체제의 길을 여는 문이 될 것”이라며 미국과 북한 측의 움직임을 촉구했지만, 그에 대한 반응은 없었다. 종전 선언은 전쟁 당사자의 호응이 있어야 그 의미가 생긴다.

文 종전선언 관련 언급 안 해

김 대사는 그 대신 북한 내부의 자력갱생을 주창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경제적 난관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고 소개하며 “자력자강을 위한 위대한 창조물들을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핵 포기를 대가로 한 경제적 보상 대신 자체적인 사회주의 경제 건설에 중점을 두겠다는 의미다.

김 대사는 연설 초반 상당 시간을 할애해 북한의 코로나19 대처 상황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그는 “김 위원장의 지혜와 결단을 통해 전염병의 유입과 전파를 막고 있다”며 “선제적이고 시기적절하며 강력한 대처를 통해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 유입의 위험성이 완전히 없어질 때까지 사소한 행위와 양보를 허용하지 않고 비상 방역 조치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인민의 안전을 지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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