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온 편지]한미 기술동맹 전초기지 '시애틀'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익스피디아 등 글로벌 기업 본부 위치
탄탄한 사회 인프라 물론 창조·혁신 토대 되는 포용·관용 문화
  • 등록 2023-01-20 오전 6:30:00

    수정 2023-01-20 오전 6:30:00

[서은지 주시애틀총영사] 시애틀 하면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영화를 떠올리는 이들도 있을 것이고 스타벅스 1호점, 아마존의 스피어스 빌 게이츠를 먼저 떠올리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조지 워싱턴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승인된 미국 워싱턴주의 가장 대표적인 도시인 시애틀은 원주민 지도자인 ‘세알트’(Sealth) 추장의 이름을 따서 명명한 곳이다. 19세기 말 알래스카 골드러시의 전초기지로 부흥하기 시작했으며, 비가 많이 오지만 사계절 푸른 신록을 상징해 워싱턴주는 ‘에버그린 스테이트’, 시애틀은 ‘에메랄드 시티’로도 불린다.

올해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시애틀이 경제·기술동맹의 전초기지로 주목받고 있다. 바로 빅테크 기업의 상징과도 같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과 더불어 보잉, 스타벅스, T-모바일, 코스트코, 익스피디아 등 글로벌 기업의 본부가 소재한 곳이기 때문이다. 다수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바이오 혁신 분야의 선두주자인 세계적인 암 연구소인 ‘프레드 허친슨 암 센터’(Fred Hutchinson Cancer Center)도 소재한다.

사실 시애틀은 2010년대 초반만해도 지금처럼 ‘욜로’족이 선호하는 도시는 아니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의 성장으로 인한 숙련된 노동력의 유입과 관련 기업들의 이주로 인해 도시의 지형과 산업이 완전히 변모했다. 지금은 세계 클라우드의 수도이자 ‘제2의 실리콘밸리’로 불린다. 이러한 배경에는 항공산업의 지속적인 기술 혁신을 주도해 온 보잉과 우수한 인재를 지속 공급해 주는 워싱턴대학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또한, 실리콘밸리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거 비용, 용이한 고급 인재풀 제공 등의 장점도 있어 현재 구글, 애플, 메타 등이 시애틀에 제2의 본부를 설립하는 등 창조와 혁신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시애틀이 창조와 혁신의 상징이 될 수 있었던 것은 탄탄한 사회 인프라 뿐 아니라 포용과 관용의 문화가 있기 때문이다. 시애틀은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생각과 마음이 열린 사람들이 살며, 삶의 활력을 주는 커피향이 가득한 곳이다. 미국에서 싱글들이 가장 살고 싶어 하는 도시 1위이자, 가장 진보적인 사상을 가진 도시이며, 타 문화에 대한 배려와 존중도가 매우 높다. 지난해 주시애틀총영사관이 주최한 한미수교 140주년을 기념하는 한복 패션쇼가 미국 최첨단의 상징인 보잉 항공박물관에서 열렸을 때 이곳 현지인들이 보여준 열기는 포용과 관용의 문화가 있는 곳에서 창조와 혁신이 생겨나는 것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었다.

시애틀엔 한반도 유사시 가장 먼저 투입되는 미 1군단이 소재하는 ‘루이스-맥코드 합동기지’(JBLM)가 있다. 그만큼 한미동맹 차원에서도 중요성이 큰 곳이다. 그 예하 제7사단은 6·25 전쟁에 참전한 부대로 그날을 기억하자는 의미에서 군가를 ‘아리랑’으로 정했다고 한다. 올해 한미동맹 70주년 기념식장에서도 아리랑이 울려 퍼질 것이다. 시애틀은 이처럼 군사동맹의 전초기지일 뿐 아니라 경제·기술동맹의 전초기지로서도 그 위상을 새롭게 할 것이다. 인도 태평양시대에 걸맞게 우리의 외교가 기술 외교(Techplomacy)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주시애틀총영사관도 최선의 역할을 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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