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록의 채권프리즘)(속)OK목장의 결투

  • 등록 2002-08-01 오전 8:43:49

    수정 2002-08-01 오전 8:43:49

[edaily] 2001년 10월 OK 목장의 결투에서 주가에 장렬하게 패배한 채권시장은 와신상담했으나 6개월 정도 지나서 또 한번 쓰라린 패배를 보고 있다. 1라운드 때는 긴 듀레이션에서 금리가 상승해서 K.O.되었다면, 이번에는 swap pay, FRN매입, 짧은 듀레이션 등으로 만반의 결투 준비를 갖추고 있는데 예상외의 주가하락이라는 뒤통수를 맞는 바람에 금리 하락으로 심적인 K.O.패를 당하고 있다. 이번 미국의 주가하락은 경기 회복국면에서의 주가하락이라는 것과 역사적인 하락폭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여느 때와는 다른 국면이며, 우리나라가 받을 영향도 경우에 따라서는 클 것으로 보인다. 이후 전개될 ‘OK목장의 결투’의 관전 포인트를 짚어보기로 하자. 1.역사적(historic) 장면 지금 미국의 주가하락은 역사적 국면에 해당된다. 1차 대전 후의 호황과 29년의 대공황과 2차 대전으로 인한 주가 폭락, 이후 50년대와 60년대 중반까지 이어진 호황(Go-Go years)과 73년 1차 석유파동과 함께 시작된 주가 폭락이 있었으며 특히 이 시기는 폭락을 전후하여 20년에 걸쳐 주가가 횡보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이후 계속 상승하던 주가가 폭락한 것이 현재 국면이다. 따라서 현재의 국면은 그렇게 쉽게 대처할 국면은 아니다 : 혹자는 double-dip을 넘어서 장기침체를 고려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된다. 경험에서 보듯이 이런 국면에서는 70년대처럼 장기간 등락국면이 이어질 수 있고, 저점 이후 단기 급등이 있을 수도 있다. 또한 조정의 폭과 기간이 문제이기는 하지만, 조정 이후 예외 없이 장기간 주가의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하락폭의 몇 배에 해당하는 보상을 해주기도 한다. 2. 몇 가지 판단 현 국면에 대해서 미국을 중심으로 몇 가지만 생각을 정리해보기로 하자. (1) 미국은 10년 호황 동안 경상수지 적자 확대, 사상 최저의 저축률, 재정수지의 적자 전환이라는 문제를 남겼다. 반면에 10년 동안의 주식시장 호황으로 자산이 증가했던 투자가들은 이제 원점에 들어섰다(아래 그림). 3개월 단기 투자와 별반 차이가 없다. 베이비 붐 세대들도 90년대 40대에서 이제 50대에 접어 들었다. 이러한 불균형은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는 것이 금융사의 경험이다. (2) 더블 딥이나 장기 침체 가능성은 낮다. 일본의 장기침체는 85년 이후 엔화 강세가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여기에 인구 노령화 문제, 적절치 못한 정책 대응 때문이었다. 미국은 주가의 버블을 걱정하는데 주가는 환율에 비하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국지적이다. 그리고 인구 구성도 미국은 일본보다는 양호하다. 사무엘 헌팅턴은 문명의 충돌의 이유중의 하나로 다른 문명권에 비해 급속하게 늘어나는 인구를 들고 있다. 그리고 젊은층의 비중이 높을 때 그 사회는 개혁적이고 과격해지는 성향이 있다고 한다. 이처럼 인구는 장기적으로 경제, 문화적인 구도 형성에서 중요한 고려 상황이다. 부동상 시장도 마찬가지 인구 관점에서 접근이 가능하다. 토드 부크홀츠는 베이이 붐 세대들이 은퇴 후의 집에 대한 수요로 다른 보금자리를 찾으면서 집값이 떨어진다고 하나, 일단 이들은 더 비싼 집들을 수요할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지난 20년 동안 입국한 외국 출신 주민들의 집에 대한 수요도 있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의 버블과 붕괴는 일본과 같을 수는 없다. (3) 몇 년 전에 모 자동차 박물관에서 경주용 자동차의 엔진 소리를 들은 적이 있는데 가슴을 설레게 하는 강한 소리였다. 미국은 이런 엔진 소리를 당분간 듣기 어려울 따름이며 엔진 자체의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금융가격은 실물변수에 비해 변동성이 크다. De Long은 추정키로 주가의 실질가격이 실물변수의 10배에 이른다고 한다. 장기 호황과 New Economy에서 장기불황 내지는 더블 딥이라는 기대로 실물에 대한 예상이 반전되면서 주가는 급변동 했다. 향후 미국 경제가 점진적 성장궤도에 진입할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되면서 주가는 반등하게 된다. 다만 실물의 궤도를 감안한다면 반등의 폭은 제한적일 것이다. (4) 이후의 긴 강세장에 대해서는 미국의 100년간 주가 역사가 말해 주고 있다. 20년대 디트로이트에서 시작된 자동차 산업의 호황이 29년 대공황 이후 합병을 겪으면서 미국의 주력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영국과 유럽 대륙간 전화선을 깔 때, 어부가 기념으로 전화선을 잘라 가기도 했고, 태평양에 전화선을 깔았을 때는 태풍 등의 영향으로 끊어지기도 했지만 투자는 계속되었다. 방향이 잡히면 가끔씩 길을 헤매기도 하지만 그 길을 가게 된다. 실리콘 벨리의 개념이 어떤 형태로 다시 구현될 지는 몰라도 그 개념은 여전히 중요한 성장 엔진이 될 것이다. (5) 아시아의 de-coupling은 맞는 개념이다. 아시아는 빠른 경제성장과 많은 인구로 이미 서구에 견줄만한 세력이 되었다. 중국 본토의 급격한 성장과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지아, 인도네시아, 대만 등과 연계된 중국의 경제권이 있다. 미흡하지만 구조조정을 했을 뿐 아니라 1세기에 있을까 말까 하는 훌륭한 인구구조(미국의 90년대와 같은 인구구조를 가지고 있다)를 가진 우리나라도 훌륭한 투자 대상이다. 그러나 de-coupling을 너무 조급하게 보아서는 안될 것이다. 아시아 시장은 역동성이 있는 만큼 안정성이 결여되어 있다. 따라서 세계시장이 안정국면에 접어들 때까지는 emerging market이 de-coupling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지금은 4반세기에 한번 정도 도래하는 불확실한 국면인데 이런 상황에서 성급한 de-coupling이 일어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것은 좀 더 긴 시야에서 보아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3. KOSPI로 본 금리 (1) 당분간 금리는 주가에 연동하는 것이 패션이다. 최근 3개월간 일별자료를 단순 회귀분석 해보면 주가는 금리의 91%를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6개월간으로 분석기간을 확장해도 주가의 금리 설명력이 78%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는 펀더멘탈의 향후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채권시장 참가자들이 금리의 방향성을 주식시장의 정보에서 찾기 때문이다. 주가라는 관점으로 볼 때 금리는 어디 까지 보아야 하는가. 3개월간 자료를 이용한 추정 결과에 따르면 KOSPI 650이면 5.14%, KOSPI 600이면 4.85%이다. 6개월의 자료로 회귀 분석한 결과를 추정하면 각각 5.36%와 5.14%이다. 주가 600이면 시장의 심리가 무너진 선인데, 이 경우 금리는 5% 전후로 추정된다. 다음의 주가지수에 따른 금리수준 표를 보면 매 주가의 움직임에 따라 변화하는 금리의 적정수준을 추정할 수 있을 것이다. 주가 50p당 금리는 25bp움직이는 모습이다. 당분간 등락국면이 이어질 것이므로 이 표를 참조하여 거래하면, 모형의 단순함과 조잡함에 비해서는 훨씬 유용할 것이다. (2) 금리의 변동성 분포를 보면 일간 변동성은 5bp이내가 대부분이나 최근에는 일간(inter-day) 뿐만 아니라 일중(intra-day)에서도 10~20bp정도 변하는 일이 많아 변동성이 상당히 큰 영역에 포함되어 있다. 당분간 이 영역에서 금리는 계속 움직일 것으로 보이며, 일간 뿐만 아니라 일중의 변동성도 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 주가는 저점을 모색하고 있든지 혹은 한번 더 하락 국면에 접어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떤 경로를 택하든지 주가의 변동성은 클 것이며, 주가에 계속 연동될 채권가격 역시 변동이 클 것이다. (3) 29년 이후 미국의 역사적인 약세장을 보면 ‘주가의 급락이 진정되면’ 그 이후 바로 반등이 있으며, 점진적 상승은 보이지 않는다. 이것은 일방적으로 형성되던 기대가 반전되면서 발생하는 금융시장의 특징이다. 물론 이러한 반등이 추세전환일 수도 있고(29년), 지루한 등락장의 시작(73년)일 수 있지만 급반등이 있다는 점은 공통된다. 주가 변동성 확대에 따라 채권가격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변동성을 이용한 거래를 하든가 혹은 중립적인 듀레이션에서 차익거래 등을 하고 여기에 점차 익숙해지고 있다. 미국의 과거 주가 움직임에서 반등 국면을 고려한다면, 시장이 이런 변동성에 익숙할 때쯤이면 금리는 다시 중기적인 추세를 형성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최근의 일련의 시장 움직임은 사람의 예측 지식에 대한 회의를 갖게 한다. 하이예크가 ‘지식의 오만’(the pretense of knowledge)이라고 한 것이 실감나는 국면이다. 주식시장의 구루(guru)들이 미래에 대한 예측보다는 두려움과 욕심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 것이 이러한 이유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덧붙이고 싶은 것은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시장에 대한 상상력을 제한하지 말자는 것이다. 삶이 소설보다 훨씬 소설답듯이 풍부한 상상력으로 시장을 대하는 것이 시장에 대한 예우가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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