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하이닉스 57% 관세부과..의미와 파장

예상보다 높은 관세율 판정..하이닉스 영업력 크게 약화
반도체업계 재편 가속.."통상마찰 본격화하나" 주목
  • 등록 2003-04-02 오전 8:26:24

    수정 2003-04-02 오전 8:26:24

[edaily 하정민기자] 미 상무부가 결국 한국산 D램 반도체에 대해 예상을 뛰어넘는 초고율의 상계관세를 부과했다. 미 상무부는 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각각 57%, 0.16%의 상계관세 예비 판정을 내렸다. 미국 정부가 자국 업체인 마이크론테크놀러지 등의 주장을 받아들여 하이닉스에 상계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향후 하이닉스는 대미수출에 큰 차질을 겪을 전망이다. 특히 현재 EU 집행위원회도 하이닉스에 대해 30~35%의 상계관세를 부과하는 안을 EU에 제출한 상태여서 하이닉스의 영업전망에는 큰 암운이 드리워진 상태다. 최근 3년간 수조원대의 적자에 허덕이는 하이닉스로는 상계관세 부과가 생존위협이나 미국과 EU 수출에 제약을 받지만 하이닉스의 공백을 틈타 삼성전자ㆍ인피니온 등은 장기 공급가격의 상승을 유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는 분석이 없지 않다. 이에 따라 출혈경쟁을 해온 세계 D램 반도체업계의 재편작업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값 하락이 관세전쟁 부추겨 미국 상무부의 이번 예비판정은 지난해 11월 마이크론이 "채권단이 하이닉스에 지원한 15조원의 자금지원 중 3조2500억원이 정부 보조금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비롯됐다. 반도체가격 하락으로 2년연속 적자에 시달리고있는 마이크론은 "한국산 D램의 저가공세로 마이크론의 영업력이 훼손당했다"며 상계관세 부과하도록 제소한 것. EU에서는 독일 인피니온이 지난해 6월 "하이닉스(00660)에 대한 채권단의 자금지원과 삼성전자(05930)에 대한 조세혜택 7600억원이 보조금"이라고 한국 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EU는 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을 상대로 조사를 벌여왔으며 다음달 25일까지 EU 집행위의 안에 대한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상계관세는 수출국 정부가 수출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했을 경우 수입국이 해당 기업 제품에 부과하는 누진관세를 뜻한다. 상계관세를 부과받은 기업은 최종판정이 나오기 전이라도 수출할 때마다 수출액의 일정 부분를 미 정부에 예치금으로 납부해야한다. 그렇지않아도 적자에 시달리는 하이닉스로선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요인이 아닐 수 없다.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반도체 값 회복 기미가 보이지않자 미국과 EU는 각자 마이크론과 인피니온이란 자국 업체를 살리기 위해 경쟁업체인 하이닉스를 손보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이미 작년 12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한국의 반도체 수출로 마이크론 등 미 업체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밝힌 한 바 있어 이번 상무부의 관세부과는 예정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따지고보면 인피니온도 독일 주 정부가 주도적으로 설립한 회사"라며 "강대국의 통상압력 강화에 하이닉스가 다소 억울하게 당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상계관세 부과되면..예치금 부담 월 300억 달해 지난해 말 현재 한국산 D램 반도체의 전체 수출액 59억7000만달러 중 미국과 유럽으로 직접 수출되는 규모(현지생산및 우회수출 제외)는 각각 19억4000만달러, 12억700만달러다. 반도체 호황기였던 지난 2000년보다는 대미 수출비중이 줄었지만 그래도 아직 미국으로 수출되는 규모가 32%나 된다. 하이닉스의 월 D램 생산규모는 약 7000만개로 이중 25%정도인 월 1700만개정도의 D램이 미국에 직간접 수출되고 있다. 하이닉스의 D램 고정거래가는 3달러대 초반으로 알려져있다. 57%의 관세가 부과됐으므로 하이닉스는 매달 최소 2300만달러, 한화 약 290억원 가량을 예치금으로 납부해야한다. 예치금 수준을 떠나 그렇지않아도 자금압박에 시달리고있는 하이닉스로서는 직접적인 재무부담 외에도 수출 거래선 확보 차질, 경쟁력 상실 등 장기적인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마이크론, 수혜 가능성 적어 전문가들은 예상을 뒤엎고 삼성전자에도 0.16%의 관세가 부과됐지만 세계 D램생산 1위업체인 삼성전자, 독일 인피니온, 대만의 난야테크놀러지가 이번 판정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있다. 두 업체는 기존 8인치보다 생산성이 두 배나 높은 12인치 웨이퍼 팹(fab)을 가동해 원가경쟁력을 지니고있는데다 안정적인 대형 거래선을 확보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춰 등이 시장지배력을 키울 수 있는 호기라는 설명이다. 정작 소송을 제기한 당사자인 마이크론의 경우 2년연속 적자 상태여서 설비투자 능력이 뒤떨어지는 등 기대만큼 덕을 보지못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반면 원가경쟁력이 취약한 하이닉스와 엘피다, 난야를 제외한 여타 대만 업체 들은 출혈생산을 감수할 수 밖에 없어 심각한 채산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이달 말까지 판정을 내릴 EU도 하이닉스에 대해 미 상무부와 같은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아시아 현물시장에 대한 D램 물량공급은 더욱 늘어나 가격 하락을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 ◇D램가격 변동성 커질 것..하락전망 우세 한편 애널리스트들은 관세부과로 D램 가격 변동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하고있다. 동양증권 민후식 애널리스트는 "하이닉스가 유럽, 미주지역 수출물량을 아시아시장으로 전환하면 D램 현물시장의 공급물량 부담은 급증할 것"이라며 "관세부과 대상인 D램 규모는 세계 시장의 4% 에 불과하지만 현물시장에 대한 영향은 26%나 된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주지역 공급규모는 줄어들 지 몰라도 실질 공급물량의 경우 현물시장 비중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며 "D램 가격은 7월 확정 판정까지는 하락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래에셋 김경모 애널리스트도 "미국 수출이 지장을 겪으면 생산물량 일부를 대만 등 현물시장으로 출회할 가능성이 높다"며 "현물가격 변동폭이 커질 것"으로 에상했다. 그는 "미국 현지에서는 하이닉스의 물량공백이 발생하여 장기 공급가격이 상승, 현물가격과 장기 공급가격의 괴리가 발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나증권 이선태 애널리스트는 "D램 공급과잉으로 삼성전자의 반도체 쪽 설비투자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며 "메모리 부문 설비투자 금액을 당초 3조3000억원으로 예상했으나 2조9000억원 수준으로 소폭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이닉스 "자구책 마련"..정부도 강력대응 나서 하이닉스는 현물시장 비중 확대, 주요 거래처의 해외지사 판매처를 통한 우회수출, 미국 유진공장의 매출비중 증가를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현지에서 는 상ㆍ하원의원과 주지사 등을 상대로 로비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특히 미 오리건 주 유진공장의 설비 업그레이드 작업을 위해 1억 달러를 투자, 생산능력을 확대해 현지조달 물량을 늘리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PC 주기판(마더보드)에 내장돼 판매될 경우 상계관세 문제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해 향후 대형 PC 업체들에 대한 공급량을 늘리겠다고 덧붙였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무역규제조치로 마이크론 등이 일시적인 혜택을 입을지 모르나 결국 해외 DRAM 업체의 진입을 재초래, 관세 부과 이전과 동일한 상태에 빠질 것"이라며 "구조조정 차원에서 지원된 채권단 자금을 정부 보조금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한국 반도체산업을 고사시키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마이크론이 주장한 보조금은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 프로그램으로 이뤄졌고 금융기관의 상업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을 여러 차례 전달해왔다. 특히 정부는 이번 사건이 정부의 보조금 지급으로 결론날 경우 같은 사안에 처해있는 조선, 철강 등 여타 업계에도 큰 파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강력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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