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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희석 부르는 유증 잇따르는데…쏙 빠지는 대주주 '도마'

주주배정 유상증자 26곳 중 11곳은 '제약·바이오'
헬릭스미스, 김선영 대표이사 유상증자 불참
80% 실권, 5억원 한도로 참여 등도
  • 등록 2020-10-23 오전 1:30:00

    수정 2020-10-23 오전 7:19:59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올해 증시로 시중 자금이 물밀듯 들어오자 이를 지렛대로 유상증자에 나선 상장사가 전년대비 3배가량 크게 늘었다. 이 가운데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최대주주가 실권하는 경우가 잦아 도마에 오르고 있다. 특히 단기간내 성과를 담보하기 어려운 제약·바이오 업종 상장사들이 주로 여기에 해당돼 최대주주 책임성 논란이 확대될 전망이다.

[표=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주주배정 증자 26곳 중 절반 가까이 ‘제약·바이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유상증자 공시는 총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을 합해 288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74건과 비교하면 약 3배 가까이 늘어났다. 유상증자 금액은 지난해 1조3261억원에서 2조3485억원으로 77% 증가했다.

대부분은 별도 투자자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제3자 배정방식’을 택했지만 26건은 주주를 대상으로 하는 ‘주주배정 공모’,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를 택했다.

유상증자 대금 납입자가 따로 정해지는 제3자 배정과 달리 주주배정 방식은 주주들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기존 주주들의 참여를 통해 이뤄진다. 회사 측이 자금 조달을 위해 주식을 새로 발행하는 만큼 주가 희석 등으로 기준 주주 부담은 클 수밖에 없다. 여기에 기존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높지 않다면 지분 희석에 따른 회사 경영상의 우려 요인도 추가될 수 있다.

이러한 ‘주주배정 방식’을 택한 26건의 공시 기업 중 약 42%에 달하는 11곳은 제약 및 바이오 업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이와 같은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결정한 바이오 기업이 2곳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5배 넘게 늘어난 셈이다. 업종의 특성상 연구개발 비용이 크게 들어가고, 장기간 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이 많은데 주주들에게 자금 조달의 부담이 돌아가고 있는 셈이다. 대부분 최대주주를 맡고 있는 대표이사나 임원진, 특수관계인 등의 지분이 낮아질 수 있는 상황에서 유상증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상장사들에 대한 주주들의 비판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유상증자 참여 않는 최대주주들…비판 목소리↑

대표적으로 기술특례 1호 상장사인 바이오 기업 헬릭스미스(084990)는 지난 16일 팝펀딩,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 등 부실 자산에 대해 투자한 사실과 더불어 유상증자에 실패할 경우 관리종목에 지정될 수 있다는 사실을 공시했다. 헬릭스미스는 지난달 약 2817억원에 달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한 바 있다. 이에 유통주식 총수(2676만5714주)의 약 28%에 달하는 규모의 주식이 새로 발행된다.

다만 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이사(지분율 9.79%)는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주주들의 불만을 산 바 있다. 여기에 부실 자산에 투자했다는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회사의 주가는 지난 19일 하한가까지 추락했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22일 종가는 2만450원으로 유상증자의 주당 발행가액인 3만8150원과 비교하면 46%나 낮은 수준이다. 헬릭스미스는 2005년 상장 이후 3회의 전환사채 발행, 3회의 유상증자 등을 거듭했고, 최대 11%가 넘던 김 대표이사의 지분율 역시 꾸준히 낮아져왔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1일 해당 유상증자를 위한 증권신고서에 정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처럼 낮은 지분율의 최대주주들이 유상증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사례는 헬릭스미스뿐만이 아니다. 지난 15일 펩트론(087010)은 운영과 채무상환 자금을 위해 약 75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현재 펩트론의 최대주주는 최호일 대표이사(10.17%,155만9059주)인데, 회사 측은 최 대표이사가 배정 주식의 최대 20%까지 참여할 계획임을 밝혔다. 즉 대표이사 지분의 80%는 실권 처리될 수 있는 셈이다. 여기에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최 대표이사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11.36%에서 8.99%까지 줄어들고, 유상증자에 아예 참여하지 않는 경우를 가정하면 8.44%까지 낮아지게 된다.

지난달 11일 약 12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전진바이오팜(110020) 역시 최대주주인 이태훈 대표이사(10.43%, 49만9978주)는 자체 자금 5억원을 한도로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이 경우 최대주주 지분율은 9.12%까지 낮아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 외에 디엔에이링크(127120), 바이오리더스(142760) 등은 최대주주들이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비중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올해 초 유상증자를 결정했던 지엘팜텍(204840)은 주주 대상 청약률 88%를 기록 후 실권주에 대한 배정을 모두 마쳤고, 한국유니온제약(080720) 역시 지난달 진행된 청약에서 청약률 108.71%를 기록해 이를 마무리했다고 각각 공시했다.

이러한 제약바이오 업종의 유상증자는 업종의 특성상 나타날 수밖에 없는 현상이지만, ‘책임감’의 측면에서는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임상 시험은 단계를 거듭할수록 막대한 비용이 들고 장기간으로 이어질수록 자금 조달도 어려울 수밖에 없다”면서도 “다만 기술 등에 대한 확신이 있고, 이를 통해 주주들의 신뢰를 얻고자 한다면 참여 등을 통해 시장과 소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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