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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벤츠의 '팩토리56'이 던지는 의미

박정수 교수의 현미경 '스마트팩토리'
  • 등록 2020-09-12 오전 8:06:05

    수정 2020-09-12 오전 8:06:05

[박정수 성균관대 스마트팩토리 융합학과 겸임교수]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여 인간의 의식(consciousness)을 사물(Things, 기계, Robot)을 통해 재현(再現)하려는 움직임은 이전부터 있어왔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러한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많은 뇌과학자들이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의식(consciousness)’을 정의하고자 할 때에는 다양한 분야의 해석이 있을 수 있다. 심리학 사전을 인용해 해석을 하자면, ‘의식’이란 감각과 욕망·감정·인식·추론·결정·의지 등 사람이 경험하고 있는 심적 현상의 총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는 사람에게만 있는 특이한 마음의 현상과 인식하는 작용인 것이다.

‘의식’에 대해 과학자들 역시 깊은 관심을 보여 왔다. 지난 달 20일 ‘포브스’ 지에 따르면, 뇌 과학이 발전하면서 다른 첨단 기술과 융합해 ‘의식’의 세계를 재구성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과 지능형 로봇 기술을 결합해 물리적으로 ‘인공의식’을 합성하고 있으며, 특히 ‘합성의식(synthetic consciousness)’, ‘기계의식(machine consciousness)’이라고 불리는 이른바 ‘인공의식(artificial consciousness)’을 구축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한다.

‘인공의식’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과학자들은 현재 일반화돼 있는 컴퓨터의 이진법 체계와 연역적(Deductive) 시스템 개발이 인간의 ‘의식’을 재구성하는데 가장 큰 장애가 되고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 더 나아가 빅데이터의 비정형적(Unstructured)인 특성을 어떻게 시스템화하여 활용할 것인가의 문제, 귀납적(Inductive) 방법의 인공지능(AI) 전환(Transformation)에 대한 도전 역시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래 그림은 전통적인 소프트웨어 개발과 기계학습 기반 소프트웨어 개발을 비교한 표이다.

출처: 성균관 대학교 스마트팩토리과 제공


어쩌면 인공의식(AC)이 사물에서 재현된다면, 그것은 5차 산업혁명이라고 칭해야 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은 제조업의 전사적 지능화(EMI), 즉 지능형 스마트 팩토리를 뜻한다. 이를 위해 가상물리시스템(CPS)이 강조되는데, 가상 환경인 디지털 공간이 물리환경인 현실의 공장을 제어하는 기초가 되기 때문이다. 가상물리시스템(Cyber Physical System)은 가상 공간인 디지털 세상과 물리적 환경인 생산현장을 연결하는 기술이다. 또한 CPS를 다른 말로 하면,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라는 용어로 표현할 수 있다. 가상과 현실을 연결하는 것으로도 이해할 수 있지만, 현실을 가상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두 가지 이해 방식은 관점의 차이일 뿐, 서로 다른 개념은 아니다.

디지털 전환이 주목 받음에 따라, 사물인터넷(IoT)도 함께 주목 받아왔다. IoT는 사람뿐만 아니라 기계까지 인터넷이라는 디지털 공간에서 서로 연결할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하는데, 다시 말해 디지털 전환의 인프라에 해당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가상과 물리 환경만으로 공장 자동화를 달성할 수 없다. 디지털 공간의 시스템이 자동으로 작동할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인공지능(AI) 기술이 필요하다. 그 이유는 제조 현장의 데이터 속성과 특성 때문이다. 정형 데이터뿐만 아니라 비정형 데이터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생산현장의 특성으로 인해 빅데이터의 관리기술 향상이 필연적일 수 밖에 없다. 각종 센싱(Sensing) 기술, 산업용 사물인터넷(IIoT), 인공지능, 엣지컴퓨팅(Edge Computing) 기술 등이 이를 뒷받침하는 필수 기술들이다.

아래 그림은 스마트 팩토리에 필요한 기술을 나타내고 있다.


실효성 있는 스마트 팩토리 구현을 위해서는 가상과 현실 공간이 연결되는 것을 기초로 되어야 하고, 디지털 공간의 시스템이 자동으로 공장을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

“성공은 지위가 아니고 미래의 방향”이다.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통해 전반적(全般的)이면서도 지속적인 혁신 기술과 프로세스를 구현하겠다는 벤츠(Mercedes-Benz)가 지난 주 독일 진델핑겐(Sindelfingen)에서 문을 연 56번째 공장, 스마트 팩토리 “Factory 56”에 대해서 주목해야 한다.

벤츠의 스마트 팩토리 키워드는 ‘디지털, 유연성, 녹색’ 생산 전략이다. 특히 ‘녹색’ 생산 전략의 경우 모든 독일 벤츠 자동차 공장은 2022년까지 이산화탄소(CO₂) 중립 에너지를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전해진다. 이미 전 세계의 신규 공장에 ‘녹색 생산’을 전제 조건으로 계획되어 있고, “Factory 56”은 첫 가동부터 이산화탄소(CO₂) 중립적인 에너지 방식으로 생산을 진행하는 탄소 제로 공장(Zero Carbon Factory)이며, 전반적인 에너지 요구량은 기존 생산라인 작업장보다 25%가량 적다고 알려진다.

또한, 공장 지붕에는 태양광 발전 시스템(PV 시스템)이 있어 자체 생산 된 녹색 전기를 공장의 공급 장치로 공급할 뿐만 아니라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조치를 강구했음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 같이 벤츠 외에도 글로벌 선진기업 주도의 ‘RE 100(Renewable Energy 100%)’은 결국 앞으로 재생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으면 공급망 생태계에 진입할 수 없게 되는, 새로운 “그린 무역장벽”의 미래를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아래 그림은 독일의 Mercedes-Benz의 “녹색 생산”을 이미지화 한 것을 인용한 것이다.

”Green production“ - CO₂-neutral electricity supply (출처: Mercedes-Benz)


우리는 벤츠의 “Factory 56”이 담아내고 있는 스마트 팩토리 핵심 기능에 대해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먼저, 스마트 팩토리의 핵심인 어떠한 고객의 주문에도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을 제고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강력한 WiFi 및 모바일 네트워크를 갖춘 새롭고 유연한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벤츠의 ”Factory 56“에서 ‘전통적인 조립 라인’은 선별된 생산 지역(예: 트림 라인의 시작 부분)에서 ‘운전자 없는 운송 시스템’으로 대체된다. ‘운전자 없는 운송 시스템’의 트랙을 재정의하기만 하면, 조립 작업에서 주기 작동으로 변경될 수 있을 것이며, 이 경우 차량은 제자리에 유지되고 노선을 따라 계속 이동하지 않는다. 이는 예를 들어 슬라이딩 글라스 루프를 설치할 때와 같이 자동화된 활동에 적합하다. 또한 ‘운전자 없는 운송 시스템’을 이용함으로써, 개별 조립 유닛을 건물의 구조에 간섭하지 않고 확장할 수 있는 유연성이 확보된다.

“Factory 56”에서는 조립라인과 ‘운전자 없는 운송 시스템’을 결합하면 대규모 생산을 위한 고효율 조립이 가능하고 유연성이 높아져 현재 가동에 큰 노력이나 방해 없이 생산이 조정될 수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기계와 시스템은 서로 네트워크로 연결된다. 선정된 조립라인과 재료 취급기술은 ‘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하여 해결하고 있다. 고성능의 효율적 무선 네트워크와 모바일 네트워크가 이를 위한 기반을 형성했고, 강력한 5세대(5G) 모바일 기술 활용이 시범 적용돼 조립라인 최초로 시험 실행되었다.

생산 현장에는 종이가 전혀 없으며, 직원들은 모니터와 PDA(Personal Digital Assistant)와 함께 일한다. “Factory 56”에서는 조립부품을 공급하기 위해 쇼핑카트가 생산라인을 가로질러 사용되고 있다. 이들은 지능형 픽업 시스템을 이용한 이른바 픽 존(Pick Zone)에서 조립에 필요한 재료를 갖추고 있다. 총 300대의 무인 운송 시스템이 사용되고 있다. 빅데이터 기술을 이용해 결과 데이터를 수집하고 평가할 수 있다. 이 연구결과는 기존 생산공정을 개선하기 위해 활용되며, 따라서 예지 정비(Predictive Maintenance)를 통해 생산라인의 오작동을 방지한다. 이는 실질적인 생산 운영시간을 늘리고 품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스마트 팩토리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 관리(Global SCM)”가 실현되어야 한다. 벤츠는 360도 네트워킹을 활용하여 공급업체에서 고객에 이르기까지 생산 대응력을 기반으로 효율성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하지만 네트워킹은 공장 내부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Factory 56”의 중요한 특징은 개발 및 설계에서부터 공급업체, 생산 및 고객에 이르기까지 부가가치 체인 전반에 걸친 전방위 네트워킹(Networking)이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벤츠는 공급자들과 협력하면서 로드 캐리어를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로 추적할 수 있도록 하는 ‘추적과 추적의 이점’을 활용하고 있다. 추적과 추적조회(Tracing & Tracking)을 통해 공급망(SCM)의 불일치를 조기에 감지할 수 있어 대응 시간이 빨라진다.

스마트 팩토리는 “제조업의 제품을 서비스화(Servitization)”하는 가치 창출 기능을 갖추어야 한다. 벤츠의 ‘Mercedes me APP 디지털 예측’에 따르면, 신차를 구매하는 고객은 자신의 차량 생산에 대한 독점적인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생산뿐만 아니라 연구개발에도 “360도 네트워킹”을 통해 모든 유닛(Unit)에 걸쳐 빠르고 투명한 커뮤니케이션을 의미하는 사용자 경험 디자인(CX-Design)을 실현시켜 주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 도구는 개발 및 생산에 사용되는데, 예를 들어 실제 생산장애가 발생하기 전에 “가상현실(VR)”에 의해 생산 공정을 시각화하고 최적화한다. 작업대와 공정을 인체공학적으로 가상으로 시험하고 설계할 수 있다.

끝으로, 스마트 팩토리 구축은 “미래의 작업 모델”을 종사자에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최첨단 기술과 혁신적인 스마트 팩토리 구축에도 불구하고 벤츠의 “Factory 56”에서는 언제나 그렇듯이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벤츠의 경우 직원들의 전문성, 유연성, 높은 수준의 동기부여가 성공의 열쇠임을 강조한다. 벤츠가 “Factory 56”에서 자동화 수준을 낮추고 있는 이유다. 미래 생산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작업협의회와 함께 혁신적인 작업기구와 새로운 작업시간 모델이 개발되고 있다.

지속가능하고 실용적인 해결책을 통해 회사의 요구사항과 직원의 요구사항을 조화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회사가 효율성과 생산성을 늘리고 운영시간을 연장하기를 원하지만 직원들은 종종 탄력적인 근무시간과 단기간에 정리할 수 있는 장소를 가진 개인적인 일에 더 많은 자유를 얻는 것에 대해 걱정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유연성이 뛰어난 팀을 위한 모델, 이른바 ‘교대 직원 풀’이 현재 시험되고 있다. 개인 사정에 따른 교대제 계획에 대한 직원들의 바람을 더 잘 고려할 수 있어 가족과 직업생활의 균형을 도모할 수 있다는 의미다.

벤츠의 스마트팩토리 “Factory 56”을 통해 엿보게 된 스마트 팩토리 핵심 기능과 전략, 그리고 저변에 흐르고 있는 경영 철학 등은 우리나라에서 진행되고 있는 스마트 팩토리 구축 실태와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스마트 팩토리에 대한 개념설계가 어떤 목적과 방향에 의해 진행되고 있는 것인지 분석하고, 과거에 성공한 연역적(Deductive) 시스템 개발에 함몰되어 “스마트 팩토리”라는 이름으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프랑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그의 책 제3인류에서 “사실 진짜 문제가 되는 건 인공지능이 아니라 인공의식이라고 생각한다. 인공지능은 그 자체로서는 도구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어떻게 사용할지는 전적으로 인간의 프로그래밍에 달려 있다. 10년 이내에 인공의식이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즉 사물 인터넷(IoT)이 진화하여 사물 지능화(Intelligence of Things)를 실현하듯이 제조 산업도 마찬가지다.

일반적으로 “성공이 지위(地位)나 위치가 아니고,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좌우되듯이, 스마트 팩토리 역시 과거 또는 현재의 지위나 위치로 인해 ‘성공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접근해야 한다. 따라서, 스마트 팩토리는 벤츠처럼 미래 생산과 경영의 방향인 전사적 제조 지능화(EMI)를 지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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