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기술25]국토활용·발전효율 높인 수상태양광, ‘미래 신재생’ 잠재성 무궁무진

2008년 美와이너리서 첫 상용화 후 글로벌 확대
국내에선 수자원공사가 2012년 첫 상용화 개시
발전효율 육상대비 10% 높고 국토활용도 장점
납 성분 제외 등 친환경 소재화 움직임도 분주
인근 환경문제 거론되지만, 아직 악영향 없어
  • 등록 2019-09-23 오전 6:11:11

    수정 2019-09-23 오전 6:11:11

수자원공사 청풍호 수상 태양광 발전소. (사진=한국수자원공사)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우리 일상 곳곳엔 전기가 있습니다. 전기가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조차 없죠. 빛은 물론이고 우리가 매일 손에 쥐는 스마트폰도 사용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렇듯 인간에게 소중한 전기를 만들어주는 발전원은 바로 우리 주변에 있습니다. 석탄을 태워 전기를 생산하는 ‘석탄화력발전’, 물의 위치에너지로 전기를 얻는 ‘수력발전’, 핵분열 에너지를 활용하는 ‘원자력 발전’ 등 다양합니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하고 환경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면서 에너지원에 대한 변화도 시작됩니다. 우리가 흔히 뉴스에서 볼 수 있는 미세먼지, 방사능 유출 등의 문제 때문이죠. 보다 청정한, 환경에 문제 없는 신재생에너지에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기 시작한 이유입니다.

신재생에너지 중 우리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것은 태양광 발전 입니다. 태양 빛 에너지를 전기로 바꾸는 시스템이죠. 푸른 색을 띄는 커다란 판넬들이 산 중턱이나 건물 옥상에 비치돼 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을 겁니다. 바로 태양광 모듈(태양전지 결합체)입니다. 태양광을 흡수해 전기에너지로 만들어주는 중추적 역할을 하는 제품입니다. 항상 하늘 위에 떠 있는 태양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니, 관심이 갈 수밖에 없겠죠. 다만 설치에 많은 면적을 차지하는데다, 환경 일부를 훼손한다는 지적도 나와 ‘오히려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반발에도 직면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런 전반적인 문제에 태양광 발전은 진화를 꾀하게 됩니다. ‘제한이 있는 육상이 아닌, 물 위에서 하는 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수상태양광’이 주인공입니다. 저수지 등 물 위에 태양광 모듈을 띄워 전기를 생산하는 구조입니다. ‘발상의 전환’이죠. 우리나라처럼 국토 면적이 적고 호수, 바다 등이 많은 국가에서 유용합니다. 실제 최근 유럽 등 전 세계적으로 수상태양광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이유기도 합니다.

전 세계에서 수상태양광을 처음 시작한 나라는 일본입니다. 세계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첫 수상태양광 설치 시도는 2007년 일본 아이치현에서 이뤄졌다고 합니다. 다만 첫 상용화는 2008년 미국 ‘파 니엔테’(Far Niente) 와이너리에서 이뤄졌습니다. 이 수상태양광은 와이너리 인근 급수지 꼭대기에 175kW 규모로 띄워졌는데요. 포도 생산을 위한 땅을 극대화하기 위한 시도였다고 하네요. 어느 정도 규모가 갖춰진 수상태양광 설치는 2013년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의 활약도 대단했는데요. 한국수자원공사가 2012년 500kW 규모로 합천댐에 수상태양광 상용화에 성공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수자원공사는 현재 보령 및 충주호에서도 수상태양광 발전소를 운영하며 세계적으로도 가장 활발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후 수상태양광 시장은 중국, 호주, 브라질, 캐나다, 프랑스, 인도, 인도네시아, 이스라엘, 이탈리아, 말레이시아, 몰디브, 네덜란드, 노르웨이, 파나마, 포르투갈, 싱가포르, 스페인, 스웨덴, 스리랑카, 스위스, 대만, 캐국, 튀니지, 터키, 영국, 베트남으로 퍼졌습니다. 실제 터키는 이스탄불 뷰첵메제(Buyukcekmece) 호수에 350kW를 시범 설치한 후 현재 연구개발(R&D)를 추진 중에 있고, 브라질은 고이아스(Goias) 농장에 2017년 305kW 규모로 수상태양광을 설치한 바 있습니다. 최근엔 아프가니스칸, 아제르바이잔, 콜롬비아, 가나, 키르키스스탄 등에서 고려 중이거나 개발 중인 상태죠. 100MW 이상의 용량을 가진 큰 규모의 수상태양광은 최근 중국에서 활발히 설치되고 있다고 합니다.

수상태양광의 개념은 간단합니다. 플라스틱으로 된 부유체 위에 태양광 모듈을 설치하고 수중케이블을 통해 축적된 전기를 공급하는 구조입니다. 우선 태양을 가장 처음 맞는 것은 태양광 모듈입니다. 가로 1m, 세로 1.96m 크기의 사각형태 태양광 모듈은 태양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켜줍니다. 전문용어로 ‘광전효과’(光電效果)라는 것인데 빛이 금속 등의 물질에 일정한 진동 수 이상으로 비춰졌을 때 물질 표면에서 전자가 튀어나오는 현상을 뜻합니다. 최대한 많은 전기를 끌어내는 것이 기술력이죠. 현재 수상태양광 모듈의 발전효율은 20%대 초반 수준입니다. 여기서 만들어진 전기는 물 아래 있는 케이블을 통해 땅 위 전기실까지 이동하게 됩니다. 이후 전기실에선 태양광 모듈에서 발전된 직류(DC) 전기를 우리들이 집 안에서 사용하는 교류(AC) 전기로 변환시켜줍니다.

수상태양광은 육상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소보다 발전효율이 10% 이상 높습니다. 육상태양광에 비해 그림자 영향이 적고 물로 인한 냉각 효과가 있어 전기 생성 효율이 높은 편이죠. 다만 설치비용이 1MW당 20억원 이상(국내 기준)으로 육상태양광(15억원)보다 비싼 건 단점입니다. 하지만 장소의 제약이 있는 육상태양광보다 잠재성은 무궁무진합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전 세계 저수지의 1% 면적에 수상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게 되면 발전용량은 총 404GW에 달하게 됩니다. 이는 일반 석탄화력발전소 404기(1기당 1GW 기준)를 대체할 수 있는 양에 해당합니다.

이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수상태양광 역시 저항 요소가 있습니다. 지역사회와의 갈등이 대표적인데요. 일부 환경단체와 지역사회에선 수상태양광이 물 아래 생태계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태양빛이 태양광 모듈로 인해 투과하지 못하면 물 아래 동식물들에게 영향을 주거나, 태양광 셀 안에 포함돼 있는 납(Pb) 등 유해물질이 물 속에 유입될 수 있다는 걱정이죠.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곳곳에서 갈등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환경적인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실제 수자원공사는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을 통해 합천댐 수상태양광에 대한 환경영향분석을 진행했는데요. 지난 7년간 합천댐 수상태양광 발전소에선 수은 등 유해물질이 검출되지 않았고 플랑크톤, 어류 등 환경 생태계에도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다고 합니다. ‘현재까지는’ 환경에 영향이 없었다는 의미인데요. 다만 태양광 모듈의 수명이 약 20년임을 감안하면 향후 지속적인 모니터링은 필요할 듯 합니다.

이런 우려에 수상태양광 소재도 ‘변신’ 중입니다. 국내 태양광업체 신성이엔지(011930)는 수상태양광 전기 접속재에 토양 및 수질오염 측면에서 ‘중금속’에 속하는 납을 원천적으로 제외하고 대체제로 구리(Cu), 은(Ag), 비스무트(Bi) 등을 적용했습니다. 또한 모듈에 사용되는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EVA)시트’가 물과 접촉시 초산이 나온다는 우려가 제기돼 이 또한 친환경 봉지재 폴리올레핀(POE)으로 교체했습니다. LS산전 등 다른 기업들 역시 이 같은 변화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한국에너지공단은 납 성분과 내식성 등이 강한 수상태양광 전용 모듈 인증 체계를 새로 구축하는 등 정부의 정책적인 변화도 병행 중입니다.

태양광 모듈을 지지해주는 구조체 역시 알루미늄 금속 부식을 방직하기 위해 산화 피막을 적용하고 내화학약품성 및 내식성 등이 우수한 코팅제를 사용하기도 하죠. 국내에선 포스코(005490)가 개발한 신개념 철 ‘포스맥’이 주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기존 용융아연도금 강판과 비교해 5배 이상 부식에 강해 ‘녹슬 걱정 없는 철’로 불리기도 한다죠. 수상태양광 구조물로선 최적의 소재입니다.

앞으로는 저수지가 아닌 바다 위에 띄우는 해상태양광도 본격화될 전망입니다. 정부가 새만금 태양광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해상태양광 확대가 기대되는데요. 해상태양광 역시 바다엔 지역 양식장 등이 분포돼 있는만큼 지역사회와 갈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수상태양광은 취수지역은 물론, 수중생물 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거리를 두고 설치해야 하는만큼 양식장과의 충돌은 없을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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