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IC webinar]② 부동산 대체투자 현금흐름 차질...위기의 ‘뇌관’ 될라

부동산펀드 배당지급 여력 약화...펀드런 우려
통신 물류 분야는 오히려 가치 높아져 차별화
급변하는 시장상황 따라 자산재배분, 유동성 관리
헤지펀드...변동성을 활용한 전략으로 대응해야
  • 등록 2020-04-24 오전 5:50:10

    수정 2020-05-11 오후 3:06:28

[이데일리 송길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대체투자 시장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헤지펀드 등 유동 자산(liquid asset)을 제외한 부동산 인프라 등 비유동(illiquid asset) 실물자산 투자는 거의 올스톱 상태. 실제 글로벌 대체투자 리서치 기관 프레킨(Preqin)이 이달 실시한 설문조사결과 69%(180명 대상)의 매니저들이 “대체투자 비즈니스는 심각히 무너졌다(significantly disrupted)” 고 답했다. 미증유의 혼란속에 빠진 글로벌 대체투자. 그 현황과 미래를 국내외 전문가들과 함께 진단했다.

브란트 맬러 AIF(미국 50개 주 재무장관과 연기금 CIO들이 참여하는 포럼) 설립자 겸 대표, 폴 루첵 리찌데일(Ridgedale·멀티전략 전문 헤지펀드운용사) 대표, 실비아 오엔 악시아(Aksia·글로벌 대체투자 자문사) 전무, 장동헌 행정공제회 이사(CIO), 서정두 한투운용 전무, 정삼영 롱아일랜드대 교수 등 6명이 원격 화상회의를 진행했다. 정 교수는 서울 중구 통일로 KG그룹 본사 20층 회의실, 나머지 전문가들은 서울, 뉴욕, 뉴저지, 코네티컷의 사무실에서 각각 접속했다. 중국 컨설팅업체 BCC 컨설팅의 테드 린 대표, 벤처 캐피탈 마라톤벤처파트너스(MVP)의 윌리엄 플라머 대표, 김희석 하나대체운용 대표 등이 온라인 청중으로 참여했다.

글로벌 대체투자 뇌관은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체투자 시장의 정체상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았다.

오엔 전무는 “정부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거시경제흐름이 긴 U자형 또는 W자형이 될 전망”이라며 “대체투자 비즈니스는 정상화까지 최대 18개월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실물분야의 대체투자는 기본적으로 딜소싱→ 실사(정성· 정량평가) → 투자집행 → 사후관리 → 엑시트 등 5단계를 거친다. 사후관리를 제외한 나머지 과정은 모두 대면접촉이 필요한 분야다.

전문가들은 침체된 글로벌 경제환경이 대체투자시장에 충격을 미치며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 뇌관은 2008년 금융위기 처럼 부동산 분야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맬러 대표는 “펀드의 배당지급 여력이 약화되고 있다”며 “펀드런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삼영 교수는 “쇼핑몰 영화관 등의 건물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들은 임대료가 들어오지 않아 배당을 할 수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부동산 대출자의 상환능력이 떨어지면서 현금이 돌지 않자 이를 기초로 구조화된 각종 파생상품들이 부실로 이어지며 금융권 전체의 시스템 위기로 비화됐다. 부동산 분야에 현금흐름이 막히며 부실이 도미노처럼 확산될 수 있다는 위기의 메카니즘은 유사하다는 얘기다.

서정두 전무는 “지금 부동산 시장은 투자자간 가격 컨센서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눈치 보면서 버티기에 돌입하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헤지펀드 … 시장의 변동성을 이용하라

헤지펀드 분야는 변동성이 확대된 시장 상황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루첵 대표는 “지금과 같이 변동성이 큰 시장에선 롱포지션만 고수하는 전략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렵다. 자산간 상관관계가 1이 될 수도 -1이 될 수도 있다”며 “변동성을 적극 활용하는 다이버전트 전략(divergent strategy)을 구사하면 오히려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롱포지션을 구사하는 펀드들은 주식 채권 등 자산군별로 가격이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지금처럼 비이성적인 시장상황에선 자산군별로 가격이 동조화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전략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정삼영 교수는 “지금 시장상황에선 자산가격이 내재가치에 수렴하지 않을 수 있는 만큼 내재가치에 비중을 두는 컨버전트 전략(convergent strategy) 보다는 흐름과 패턴을 보며 적정 가격을 찾는 다이버전트 전략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이미 3월이후 미국 주식시장이 출렁이면서 변동성을 활용한 다이버전트 전략이 성과를 냈던 것으로 나타났다. 루첵 대표는 “3월 한달동안 리찌데일이 운용하는 헤지펀드는 다이버전트 전략을 통해 25%의 수익을 냈다”고 설명했다.

리밸런싱과 유동성관리

시장상황의 변화로 자산 리밸런싱(rebalancing·재배분)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맬러 대표는 “최근 주 재무장관, 연기금 CIO들과의 모임을 통해 투자자들이 패시브에서 액티브로 리밸런싱 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장동헌 이사는 “국내 연기금 지배구조상 탄력적인 리밸런싱은 어렵다”고 전제하고 “하지만 운용측면에선 변동성이 커지는 시장 환경에 따라 적절한 리밸런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리밸런싱 과정에서 기술적 모델에 대한 맹신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맬러 대표는 칼텍공대 기금의 예를 대표적인 실패사례로 꼽았다. 이 기금은 2008년 자체 모델에 따라 포트폴리오의 30%를 현금으로 확보하는 전략으로 금융위기 초반 성과를 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현금비중을 높이라는 모델의 지침을 고수하다 나중에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손실을 크게 봤다.

맬러 대표는 “시장이 비이성적으로 움직일때 모델을 맹신하는 일은 위험하다”며 “직관과 재량에 의한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단, PE분야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오엔 전무는 “사모주식이나 사모신용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는 만큼 단기적인 매매타이밍에 급급할 필요는 없다”며 “큰 틀에서 기존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자산간 차별화…옥석가리기 진행된다

위기상황에선 결국 유동성관리다. 맬러 대표는 “2008년 금융위기처럼 유동성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며 .“미국 주요 공적기금 운용자들 사이에서 최근 가장 큰 관심은 현금확보”라고 말했다. 서정두 전무는 “투자 자산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환매 리스크, 디폴트 리스크가 높아지면서 운영리스크도 올라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자산군별, 섹터별 차별화는 점점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장동헌 이사는 “경기에 덜 민감한 인프라나 부동산 섹터내 일부 경쟁력 있는 분야(통신·위성·데이타센터·물류 등)는 밸류에이션이 높아지는 반면 공유비즈니스 모델 등의 가치는 떨어지고 있다”며 “코로나 이후 대체투자내에서 자산간 옥석가리기는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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