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관' 식으니 '브랜드화'…라이즈·투어스, 독자 장르로 승부수[스타in 포커스]

SM 신인 라이즈, '이모셔널 팝' 강조
하이브 계열 투어스는 '보이후드 팝'
관통 키워드는 '이지 리스닝' 음악
라이트 음악 팬층 확보 위한 움직임
숏폼 댄스 챌린지 열풍과도 맞물려
  • 등록 2024-02-01 오후 12:12:00

    수정 2024-02-01 오후 12:12:00

라이즈(사진=에스엠 엔터테인먼트)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신인 보이그룹 라이즈(RIIZE)와 투어스(TWS)가 나란히 독자 음악 장르를 입힌 곡으로 음원차트에서 선전 중이라 이목을 끈다. 5세대 아이돌을 표방하는 신인들의 데뷔 러시 속 ‘장르 브랜드화’를 통한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9월 먼저 데뷔한 라이즈는 ‘이모셔널 팝’(Emotional Pop)을 자신들의 음악 장르로 내세운다. ‘이모셔널 팝’에는 ‘멤버들의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는 음악’이라는 의미를 녹였다. 소속사 에스엠 엔터테인먼트에서 라이즈를 담당하는 김형국 위저드 프로덕션 총괄 디렉터는 “멤버들이 성장하면서 겪는 다양한 경험과 감정을 음악에 담아보자는 생각이 ‘이모셔널 팝’의 시작점이었다”고 밝혔다.

라이즈는 ‘이모셔널 팝’이라는 브랜드를 입힌 곡들로 데뷔 초부터 음원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겟 어 기타’(Get A Guitar) ‘토크 색시’(Talk Saxy), ‘러브 원원나인’(Love 119) 등 그간 발표한 활동곡 3곡이 모두 국내 최대 음악플랫폼 멜론 일간 차트 100위권 안에 들었다. 올 초 발표한 최신곡이자 밴드 이지(izi)의 히트곡 ‘응급실’을 샘플링해 화제가 된 ‘러브 원원나인’은 최고 순위를 5위까지 끌어올렸다.

하이브 레이블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가 지난달 론칭한 투어스는 독자 장르인 ‘보이후드 팝’(Boyhood Pop)을 기반으로 한 곡들로 데뷔 앨범 ‘스파클링 블루’(Sparkling Blue)를 채웠다. 멤버들은 데뷔 쇼케이스 당시 ‘보이후드 팝’을 ‘일상 속에서 아름다운 감상을 불러일으키는 환상적이고 감각적인 음악’이라고 소개했다.

투어스가 내세우는 ‘보이후드 팝’을 정의하는 곡이라고 할 수 있는 데뷔 앨범 타이틀곡인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는 공개 이후 일주일 만에 멜론 일간 차트 100위권 진입에 성공했다. 1월 30일 자 차트 기준으로 86위에 이름을 올렸다. 신인 보이그룹이 데뷔곡으로 해당 차트에 진입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 눈길을 모은다.

앞서 걸그룹 트와이스(TWICE)는 2015년 데뷔 당시 독자 장르로 ‘컬러 팝’을 내세우면서 힙합, 트로피컬 하우스 등 다양한 장르를 믹스한 장르라는 설명을 보탰다. 2022년 데뷔한 걸그룹인 엔믹스(NMIXX)의 경우 ‘두 가지 이상의 장르를 한 곡에 녹여 다양한 맛을 느끼게 한다’는 콘셉트의 ‘믹스 팝’(MIXX POP)을 독자 장르로 앞세워 활동 중이다.

투어스(사진=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반면 라이즈와 투어스가 각각 음악 정체성으로 앞세우는 ‘이모셔널 팝’과 ‘보이후드 팝’의 경우 뚜렷한 장르적 특성이 없다. 특정 장르가 아닌 ‘감정’이나 ‘감상’ 같은 모호한 표현들로만 독자 장르를 소개하고 있다. 이 가운데 두 장르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이지 리스닝’(Easy Listening), 즉 ‘듣기 편안한’ 음악이다. 초점이 장르적 스타일이 아닌 대중과의 접점을 늘린 음악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데 맞춰져 있는 것이다.

이전까지 대다수의 보이그룹은 K팝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한 독자적 세계관과 ‘칼군무’ 퍼포먼스를 강조하기 위해 제작한 강렬하고 컨셉추얼한 곡들을 타이틀곡으로 앞세워 활동해왔다. 그렇다 보니 대중과 거리감이 있었다. 팬덤 결집력 강화를 위한 세계관 열풍이 정점에 달한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는 음원차트에서 보이그룹들의 노래가 실종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본격적인 ‘엔데믹’ 시대가 열린 지난해부터 흐름이 바뀌었다. 숏폼 플랫폼을 활용한 댄스 챌린지가 음원 차트 순위권으로 향하는 지름길이 되면서 귀에 꽂히는 멜로디컬한 킬링 구간이 있는 이지 리스닝 팝, R&B 스타일 음악이 각광받기 시작했다. 그러자 지난해 말부터는 이지 리스닝 음악이 레드 오션(red ocean) 장르가 되어가는 형국이 됐다. 라이즈와 투어스의 움직임은 이 같은 흐름을 고려해 브랜딩화를 통한 차별화까지 노린 전략으로 풀이된다.

라이즈와 투어스처럼 ‘장르 브랜화’를 하지 않았을 뿐 이지 리스닝 음악을 내세워 활동하는 5세대 신인 보이그룹들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이지 리스닝 음악과 퍼포먼스에 초점을 맞춘 곡을 더블 타이틀곡으로 내세워 투 트랙 전략을 펴는 보이그룹들도 있다.

심재걸 대중문화평론가는 “팝 시장의 제작 패턴은 오랫동안 코어층과 폭넓은 대중을 놓고 전략 지점을 저울질해왔다. 최근 들어서는 음악을 가볍게 소비하는 라이트 팬층까지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에 무게를 두며 미학적 수사를 통한 장르 브랜드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댄스 챌린지 열풍과도 부합하는 음악 스타일이라 한동안 보이그룹들의 이지 리스닝 음악 제작 열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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