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M&A 이슈 종반전..접근방식 큰 차이

  • 등록 2005-04-15 오전 8:58:07

    수정 2005-04-15 오전 8:58:07

[edaily 조용만기자] 올들어 미국과 일본을 뜨겁게 달군 기업 인수합병(M&A)이 종반전으로 접어들고 있다. 미국 통신업체 MCI와 일본 니혼방송을 둘러싼 인수경쟁은 반전을 거듭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M&A의 성격 자체가 다르기는 했지만 인수경쟁 과정에서 양국 이해 당사자들의 접근방식은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MCI 인수가 미국식 주주 자본주의 논리와 부딪히면서도 비교적 일관된 방향으로 흘러온 반면, 니혼방송 인수전은 적대적 M&A가 생소한 일본에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외부 변수로 많은 굴절을 겪어야 했다. ◇MCI 인수경쟁..돈싸움으로 점철 MCI 인수과정은 돈싸움으로 점철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과정에서 MCI 경영진과 주주들은 회사의 장기적 성장전략과 주주이익 극대화라는 원칙을 두고 대립양상을 보여왔다. SBC커뮤니케이션스가 AT&T를 160억달러에 사들인이후 지역전화 사업자 버라이즌과 퀘스트가 MCI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퀘스트는 당초 MCI에 대해 63억달러에 인수하려고 했지만 버라이즌이 67억5000만달러를 제시하자 인수가를 80억달러로 높이며 의지를 불태웠다. 하지만 MCI 이사회는 재무구조와 향후 투자역량, 사업지배력 등을 감안, 버라이존을 인수 파트너로 최종 낙점했다. MCI 경영진은 비록 낮은 가격을 제기했지만 장기적 성장과 시너지 효과를 감안할 때 버라이즌에 높은 점수를 준 것이다. 높은 가격을 써내고도 고배를 마신 퀘스트는 인수가 상향과 대주주 설득이라는 양동작전으로 뒤집기에 나섰다. 퀘스트는 지난 2월 버라이즌과 MCI 합병합의후 이례적으로 `실패한 딜`의 인수가격을 공개하며, 대주주의 반발에 기름을 부었다. 회사의 주인은 결국 주주이고, 주주이익을 자극해 이사회의 결정을 번복할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퀘스트의 속셈대로 MCI 주주들은 12억5000만달러(약 1조2600억원)나 높은 인수제안을 거부한 MCI 경영진을 강도높게 비난하고 나섰다. 주주이익 극대화 등 이른바 주주 자본주의 논리를 내세우며 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한 퀘스트를 택하라고 압박을 가했다. 주주들의 지지를 등에 업은 퀘스트는 MCI 인수가격을 84억5000만달러로 높였고 버라이즌은 이에 질세라 76억4000만달러의 수정안을 제시하며 맞섰다. ◇`주주 자본주의` 공방전..버라이즌 역공 지난달말 MCI가 이사회가 1차때와 마찬가지 이유로 버라이즌을 최종 M&A 파트너로 선택하자 퀘스트는 인수가격을 89억달러로 높이며 3차 도전에 나섰다. 인수가가 높아지면서 주주이익을 우선시하라는 대주주들의 압박은 더욱 거세졌다. 고심하던 버라이즌은 MCI 개인 최대주주의 지분을 전격 인수하는 전략을 택했다. 버라이즌이 MCI 최대주주인 멕시코 통신왕 카를로스 슬림에게 프리미엄을 얹어 사들인 지분은 13.7%, 인수금액은 11억 달러를 웃돌았다. 주주이익 극대화 논리를 역이용, 스스로 최대주주가 됨으로써 퀘스트와 MCI 주주들의 공격을 일거에 차단한 것이다. 자본의 논리로 무장한 퀘스트의 인수전략은 결국 벽에 부딛히고 말았지만 논란의 불씨는 아직 남아있다. 다른 주주들이 버라이즌의 차별적 조치에 반발하며 슬림과 동일한 가격을 매겨줄 것을 요구하고 나선 것. 거액을 투입해 최대주주 자리에 등극한 버라이즌은 추가 지불의사가 없음을 분명히했고, 퀘스트는 이 틈을 노려 재기를 꾀할 태세다. 퀘스트는 성명서를 통해 "버라이즌은 MCI의 주주들을 2개 그룹으로 차별하고 있으며 MCI 이사회는 이것을 묵과하고 있다"고 다시 포문을 열었지만 틈새가 그리 커 보이지는 않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라이브도어 적대적 M&A에 日 `쇼크` 인터넷 신흥기업인 라이브도어가 일본 최대 민영방송 후지TV와 미디어 재벌인 후지산케이 그룹의 경영권을 장악한다는 시나리오 자체가 일본에서는 쇼크로 받아들여졌다. 외국자본의 힘을 빌린 다윗이 골리앗을 잡아먹으려 한다는 인식자체가 적대적 M&A에 익숙치 않은 일본에 일파만파의 파문을 불러왔다. 라이브도어는 지난 2월 라디오 방송국인 니혼방송의 지분 35%를 사들이면서 인수전에 전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니혼방송은 후지TV의 지분 22.5%를 보유한 최대주주였고, 후지TV는 산케이신문과 포니캐년(음반사), 후소샤(출판사) 등을 거느린 후지산케이 그룹의 지주회사로 자리매김해왔다. 따라서 라이브도어가 니혼방송을 장악할 경우 후지산케이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는 수단을 확보하게 되는 양상이었다. 라이브도어가 미국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로부터 800억엔의 현금을 확보한뒤 인수전에 나섰다는 점에서 외국자본에 의한 적대적 M&A 우려가 본격화됐다. 니혼방송은 기존 주식의 2.5배에 달하는 신주를 발행, 이를 전량 후지TV에 넘기는 방법으로 적대적 M&A를 막아보려 했지만 법원의 불공정 행위 판결로 좌절됐다. 적대적 인수에 대항하기 위해 고안된 포이즌 필이라는 독약처방이 법원의 문턱을 넘지 못한 것이다. 법원 판결이후 라이브도어는 추가적으로 니혼방송 주식을 매입, 총 발행주식의 50%이상을 확보하며 사실상 경영권을 장악했다. ◇강도높은 외부압박..대결에서 타협으로 하지만 미국과 달리 일본의 M&A환경은 자본의 논리로만 해결되지 않았다. 신흥 인터넷 기업이 굴지의 미디어 재벌을 장악하려 하자 재계는 물론 정치권과 정부가 영항력 행사에 나섰다. 집권 자민당은 피인수 대상기업의 이사회가 동의하지 않을 경우 적대적 M&A를 원천봉쇄하는 법안을 추진했고 정부는 경영권 양도 의결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의 회사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미국에서도 오라클의 피플소프트 적대적 인수과정에서 포이즌 필을 동원한 경영권 방어와 법원에서의 공방이 수년째 이어졌지만 정부나 정치권이 M&A전반에 개입하는 수준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라이브도어의 약진을 두려운 눈으로 바라보던 일본 IT업계 선두주자 소프트뱅크가 M&A 저지에 가세, 결정적 역할을 했다. 후지TV측은 지난달 인터넷업체인 소프트뱅크 계열사를 `백기사`로 동원, 니혼방송이 보유한 후지TV 지분을 5년간 무상양도하는 방법으로 라이브도어의 경영권 장악에 방어선을 친 것. 결국 라이브도어는 니혼방송 지분 전량을 후지TV에 넘기고 대신 후지TV는 라이브도어의 증자에 참여, 자금을 지원하는 등의 대안을 모색하고 나섰다. 라이브도어가 니혼방송 지분을 매각할 경우 경우 막대한 차익을 남길 것으로 예상돼 그린메일(주식을 매집해 대주주에게 비싸게 되파는 행위) 효과는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양측이 휴전에 나섰지만 양측의 입장차이가 아직 큰 상태여서 제휴로 연결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함께 나오고 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박결, 손 무슨 일?
  • 사실은 인형?
  • 왕 무시~
  • 한라장사의 포효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