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인터뷰)이두형의 속도경영 `변하는 증권금융`

이두형 한국증권금융 사장
대주거래·IB·자산운용 등 특화금융기관 박차
  • 등록 2008-03-06 오전 8:21:34

    수정 2008-03-06 오후 4:26:37

[이데일리 류의성기자] 한국증권금융이 올해 초 재개한 대주거래가 시장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대주거래란 증권사들이 주식을 개인들에게 빌려주고 수수료를 받는 거래를 의미한다.  

이러한 대주거래 이용실적이 1000억원을 넘어섰고, 대주거래 잔액은 100억원 돌파를 앞두고있다. 대주거래가 가능종목은 3월들어 2배로 확대, 292개로 늘어났다. 증권사들의 문의가 빗발쳐 대주업무 취급 증권사를 3개사에서 올 상반기 13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증권금융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하면서 재개한 수익모델이 증권시장의 호응을 얻으면서 `모처럼` 존재의 이유를 느끼고 있는 것. 증권금융 직원들도 `일할 맛이 난다`는 반응이다.

증권금융이 변하고 있음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이를 바꾼 주인공은 이두형 한국증권금융 사장(사진). 그는 지난 2006년 11월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속도경영`으로 증권금융을 변모시키고 있다.

이 사장 약력은 화려하다. 행정고시(22회) 출신으로 재무부와 국세심판소, 재정경제부 은행구조조정 특별대책단을 거쳐 지난 1998년 금융감독위원회 구조개혁기획단 협력팀장으로 옮겼다. 이후 총괄은행팀장과 감독법규관실 담당관, 감독정책2국장과 기획행정실장까지 주요 부처는 다 거쳤다. 사실 오랜 `공직`생활을 거친 경력이 민간기업 CEO로는 얼마나 빛을 발할지 물음표를 달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두형 식의 속도경영은 단순하고도 명쾌하다. `영업우선 고객우선`이라는 모토로 `사고는 신중하게 행동은 과감하게`가 전부다. 고객과 시장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해 발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모든 직원을 영업조직화시켰다. 변화를 주도한 그의 노력이 성과를 거두는 것일까. 2007년 증권금융의 실적은 창사 이래 사상 최대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이런 성과를 즐길 틈이 없다. 급변하는 자본시장 변화에서 증권금융이 나가야할 길을 제시하고 고민하느라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다고. 증권금융은 앞으로 ▲시장에 자금을 공급하는 기능 ▲ 유동성이 잘 돌도록 하는 기능 ▲증시 주변자금을 잘 관리하는 기능 등 3가지 기능을 통해 그 위상을 강화해 나가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 사장은 증권가에 다시 일고 있는 `등산 바람`과도 관련있다. 그는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산행을 하지 않으면 허전함을 느끼는 등산 마니아다. 공직생활을 하면서 등산을 시작했으니 올해로 30년째 등산을 즐기고 있다. 과거에는 불교의 오랜 전통무술인 선무도를 배웠었고, 최근에는 피트니스센터에 등록해서 건강관리에도 신경쓰고 있다고. 사내에서는 70여명의 직원들이 산악회를 만들어 분기에 1번씩 단체 산행을 간다. 김지완 하나대투증권 사장이 현대증권 시절 `불수도북` 산행(불암산-수락산-도봉산-북한산 등산)에 같이 가자고 권유했지만 아직 가보지는 못했다고. 올해는 시간내 함께 해보겠다며 웃었다.

그는 "산행할 때 그저 앞만 보고 올라가는 사람은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자연속에 안긴다는 느낌으로 산행을 시작하죠. 저에게 산이란 또 하나의 종교입니다"라며 끝을 맺었다. 등산에 대해 대화를 나누면 하루도 모자랄 것 같다.

다음은 이두형 사장과의 일문일답이다.

-한국증권금융 CEO로 취임하신지 1년이 넘었다.
▲공직에서 다양한 경력을 쌓았지만 경영은 새롭고 어려운 분야였다. 업무 자체는 어려움이 없었다. 다만 230명의 직원들이 몸담고 있는 회사인 만큼 조직관리는 어렵다. 직원들이 걱정없이 회사를 다닐 수 있고 사회적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도록 회사를 발전시켜야한다는 의무감이다. 지난 1년여는 직원들과 의견수렴 과정을 통해 증권금융의 미래 방향을 제시했고 이에 따라 계획을 추진하면서 가능성과 자신감을 확인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임원 회의에 노조대표가 참석한다. 경영진의 생각이 어떤지 함께 토론도 한다. 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함을 느낀다. 증권금융이 시장에서 재평가를 받으려면 자본공급과 중개, 자산관리 등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한다는 데 공감했다. 경영철학은 시장과 고객, 주주들을 중시해야한다는 것이다. 직원들에게는 `사고는 신중하게, 행동은 과감하게`라고 강조한다. 또 어느 누가 맡아도 굴러갈 수 있는 조직으로 업무별 기간별 원칙과 로드맵을 설정하는 시스템 조직을 강조한다. 
 


 
 
 
 
 
 
 
 
 
 
 
 
 
 
 
 
 


-그간 경영성과가 있다면?
▲재무적으로는 시장과 고객 니즈를 반영한 새로운 수익모델 발굴과 기존 상품리모델링으로 경쟁력을 높였다. 2007년 회계연도 실적은 결산이 마무리돼야 알겠지만 당기순익은 전년 450억원에서 600억원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총자산규모는 51조원 수준으로 전기대비 40% 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 실적은 증권금융 창사 이래 최대 수준이 아닐까 생각한다. 조직 내부로는 성과와 영업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자산운용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주식운용팀과 IB지원팀, 단기자금관리팀을 신설했고 신규 수익원 발굴을 위해 상품개발팀을 신설했다. 유능하고 실적이 우수한 직원을 본점 부서장과 조사팀장, 기획부문장으로 발탁하는 등 획기적인 인사도 단행했다. 경쟁과 화합을 적절하게 유지하면서 활발한 토론 문화도 정착됐다고 생각한다. 증권업계와 상생을 통해 그간 증권금융의 부정적 이미지 해소에도 노력했다.

-현재 증권금융의 위상과 자본시장통합법 통과 이후 증권금융이 추구하는 방향은?
▲증권금융의 독점적 지위와 기능은 더 이상 경쟁력이 아니다. 시장과 업계, 주주의 기대에 제대로 부응했는 지 정확하게 진단하고 능동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자통법 시행 자체보다 자통법이 가져오는 금융패러다임의 변화가 증권금융의 역할과 위상 변화를 요구할 것이기 때문이다. 기존 증권시장의 자금공여 업무 외에 IB지원금융, M&A(인수합병) 파이낸싱, 증시 주변 자금의 중개관리업무에 집중할 것이다. 즉 증권금융은 시장에 자금을 공급하며, 시장에 유동성이 잘 돌게하고, 증시 주변자금을 잘 관리하는 기능이다.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자산운용의 전문성 확보 및 체계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밝히셨는데. 증권사와 상생도 강조하셨는데.
▲자산운용은 모든 금융회사의 공통 필수업무다. 조직개편과 외부에서 자산운용전문가 6명을 영입했다. 대체투자 활성화와 IB 지원업무를 강화하고 신속한 투자의사결정을 위해 리스크관리 프로세스의 효율화를 추구할 것이다. 안정적인 채권투자 위주에서 벗어나 비중을 종전 92%대에서 85%대로 낮추고, 주식 및 대체투자 비중을 7%에서 14%로 늘렸다. 취임 전에는 증권사의 자기자본 및 차입 능력 확대로 증권사의 자금수요는 감소했다. 취임 후에는 시장 상황 변화에 따라 증권사별 자금 수요을 반영해 맞춤형 지원 전략을 세웠다. 따라서 증권사와 상생할 수 있는 새로운 수익모델 개발과 기존 상품 리모델링을 추진했다. 대우증권과 현대증권 등 증권사의 자발적 참여에 의한 CMA자금을 신규 예수를 유치했다. 푸르덴셜증권회사 고객에 대한 유가증권담보대출을 시행 중이며, 굿모닝신한증권의 위탁계좌와 증권금융 실권주청약예수금 계좌를 제휴했다. 최근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대주거래도 좋은 예다. 향후 투자자의 대주 수요를 감안해 대상종목을 확대하고, 대주업무 취급 증권회사를 현재 3개사에서 상반기 중 13개사로 늘릴 예정이다. 대주거래 잔액은 현재 80억~90억 수준인데 연말에는 1000억원 수준으로 확대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경영 계획과 향후 목표는?
▲증권금융은 증권시장에서 도매금융형 서비스와 시장인프라 업무 중심의 금융기관으로 탈바꿈할 것이다. 올해는 총자산규모 70조원, 당기순익은 80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오는 2011년에는 자산규모 100조, 예수금규모 10조, 자기자본 1조, 순이익 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작년 경영을 통해 달성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자산운용 및 차입금 비중을 줄이고 대출자산· 예수금· 수수료자산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증권시장에 대한 자금 공금 등 고유의 증권은행 기능을 공고히하고, 고객예탁금과 청약증거금 등 자본시장 투자자금의 효율적 관리, 대차중개 등 미래 성장 기반으로 시장 인프라업무를 보강할 것이다. 또 자산운용업무의 전문성도 강화해 나가겠다.

-한국증권금융 사명 계획은 없는지. 근래 증권전산도 코스콤으로 바꿨는데.
▲아직 그럴 계획은 없다. 내실을 다지고 난 뒤에 생각해도 늦지 않을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사명을 싱가폴의 테마섹처럼 `코리아섹`으로 바꾸면 어떨까라고(웃음) 생각해봤다. (한국증권금융의 영문 표기는 KSFC(The Korea Securities Finance Corporation)다. 여기서 `Korea Sec`만 따면 코리아섹이 된다는 얘기다. 실제 시장 일부에서는 증권금융의 사명 변경이 필요하지 않냐는 의견이 있는 건 사실이다) 최근에는 중국과 인도, 베트남에서 증권금융을 방문해 관련법규와 업무 프로세스에 대해 벤치마킹을 했다. 태국과 캄보디아에서도 관심이 높다. 이들 국가간 글로벌 협력방안도 생각 중이다. 해외 금융시장 여건이 좋아지면 해외투자펀드에도 참여할 생각이다. 끝으로 증권금융을 모르는 일반 투자자들이 많다. 이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갈 것이다. 광고를 통해서도 증권금융을 알릴 것이다. 이달 말에는 분당에 지점도 낼 예정이다. 회사 기업공개 문제도 회사 내실을 먼저 다진 이후에 생각할 문제다. 속도경영을 통해 증권금융이 자본시장의 특화금융기관으로 위상을 강화하는 데 전력을 다할 것이다.

◆이두형 한국증권금융 사장 약력
-1952년 생
-경동고, 서울대 졸업
-1979년 행시 22회
-1980년 재무부 공보관실, 국제금융국, 증권국
-1993년 駐 독일대사관 재경관, 국세심판소 조사관, 재정경제부 은행구조조정 특별대책단
-1998년 금융감독위원회 구조개혁기획단 기획대외협력팀장(서기관)
-2000년 금융감독위원회 총괄․은행팀장, 감독법규관실 법규총괄담당관, 감독정책2국 증권감독과장, 감독정책2국장(부이사관)
-2003년 금융감독위원회 감독정책2국장, 공보관, 기획행정실장(이사관)
-2006년 11월 한국증권금융 대표이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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