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못질 트집 잡아 세입자 내쫓을 수 있나요?”

갱신 거부 사유 맞나요?…변호사 상담까지
합의 하에 이사비 등 지급 시 갱신 거부 가능?
집주인 허락없이 룸메이트 들인다면?
판례 없어 해석 분분…논란 계속 될 듯
  • 등록 2020-08-04 오전 5:00:00

    수정 2020-08-04 오전 8:03:58

[이데일리 황현규 기자] “벽걸이 TV를 빌미로 계약 갱신을 거부할 수 있나요? 벽걸이 TV설치 때문에 벽에 구멍이 생겼거든요” (부동산관련 온라인커뮤니티 글)

“갱신 관련해서 임대인의 문의가 많이 옵니다. 사례별로 하나하나 접근해야하기 때문에 쉽게 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부동산전문 변호사 A씨)

집주인들이 임대차법 ‘틈새찾기’에 나섰다. 임차인의 계약 갱신 요구를 거절할 명분을 찾기 위해 임대차법을 꼼꼼히 들여다보는 것을 넘어 변호사와 상담하는 사례까지 늘고 있다.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임차인을 내보낼 수 있는 방법을 공유하기도 한다.

(사진=연합뉴스)
“계약할 때 이사비 얹어주고, 룸메이트 감시하자”

집주인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계약 갱신을 거절하는 방법이다. 특히 주택임대차보호법(임대차법)에 포함된 갱신 거절 사유가 집주인들의 주 ‘타깃’이다.

먼저 집주인들 사이에서는 “전세 계약 시 이사비 등을 얹어주고 ‘계약 갱신을 하지 않겠다’는 특약을 넣자”는 방법이 공유된다. 임대차법에 따르면 서로 합의 하에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상당한 보상을 제공한 경우 계약 갱신을 거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서도 “계약 갱신 거부를 담보로 금전을 주고받았다면 계약 갱신을 안 해도 된다고 해설될 수 있다”고 본다.

오세정 변호사는 “문구 자체만 놓고 보면 임대인이 이사비 등을 조건으로 계약갱신거부 조항을 계약 시 할 수 있다”며 “가뜩이나 전세매물이 없어 마음이 급한 임차인들은 임대인의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임차인이 계약과 달리 룸메이트 등과 사는지 꼼꼼히 확인 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없이 주택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전대한 경우 계약 갱신은 거부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집주인들은 이를 근거로 △세입자가 연인 등 동거인이 있는지 △이들과 금전 관계(월세)를 주고받았는지 등을 감시하는 모습이다.

법조계에서도 만약 임차인이 따로 동거인에게 소정의 금액을 지급받으면서 동거인을 입주시켰다면 계약 갱신 청구거부권이 발동할 수 있다고 본다.

이성희 변호사는 “집주인의 허락을 받지 않고 룸메이트를 들여 월세를 취했다면 이는 명백한 계약 위반”이라며 “이 경우 계약 갱신을 거부할 수 있다”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못 자국으로도 내쫓을 수 있나요?”


이전에는 쉽게 지나쳤을 ‘꼬투리’를 잡아 세입자를 내쫓아야 한다는 온라인 커뮤니티 글도 쉽게 보인다.

한 부동산커뮤니티에서는 “벽걸이TV를 허락 없이 설치했는데 이 경우도 계약갱신이 거절되느냐”는 질문이 올라왔다. 주택임대사업법에 따르면 임차인이 임차한 주택에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파손한 경우, 갱신 요구가 거부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집주인들의 ‘바람’과 달리 사소한 파손으로 계약 갱신이 어려울 수 있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김예림 변호사는 “회복이 불가능 한 수준의 훼손이 이뤄져야지만 계약 갱신이 거부당할 수 있다”며 “고의성 등도 하나하나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법률에서도 구체적인 사례로 △임차 주택의 전부 또는 일부를 임대인 동의없이 부당 증·개축 또는 개조하거나 고의로 파손한 경우 △임차인의 중과실로 인한 화재로 주택이 파손된 경우 등을 제시한다.

집주인의 꼼수 전략에 결국 불안한 것은 세입자다. 서울 광진구에서 전세살이는 하는 성모(37)씨는 “만약 집주인이 꼬투리를 잡고 계약 갱신을 안 해 줄 시 시간과 비용을 들이면서 소송할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일 설명자료를 내고 “법 개정으로 집주인과 임차인이 이전보다 더 많은 협의를 하는 것은 새 제도 시행에 따른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제도도입 초기의 혼선을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사례를 상정하고 구체적인 설명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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