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7대책으로 경기도 대부분 지역과 인천·청주·대전 등이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해당 지역 분양권 급매가 나오고 있다. 분양권과 같은 가격에 거래되는 ‘무(無)프리미엄’에 이어 마이너스 프리미엄까지 등장했다. 중도금 대출이 막히면서 유주택자들이 급하게 처분하는 매물들이다. 정부가 잔금대출에 대한 주택담보대출(LTV) 규제를 소급 적용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다주택자들은 규제에서 제외되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커진 상황이다.
분양권 쇼핑 막히자…“손해보고 팝니다”
9일 공인중개업계에 따르면 유림노르웨이숲 에듀오션에서는 하루에 급매가 3건 이상 나오고 있다. 대다수는 분양가와 비슷한 가격의 매물로, 일명 ‘무피’ 아파트다. 심지어 당일 계약 조건으로 마이너스 피까지 등장했다. 인근 S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당일 계약 조건으로 최대 1000만원을 더 깎을 수 있는 매물이 있었는데, 바로 팔렸다”고 말했다.
유림 노르웨이숲은 지난해 말 청약 당시 미분양이었던 아파트였다. 결국 잔여가구에 대해 선착순 접수를 진행, 유주택자들이 ‘줍줍’한 분양권이 많다. 당시 중구는 비규제지역이었던 탓에 수분양자들은 기존 주택 수나 처분 조건 등과 상관없이 LTV70%를 받을 수 있었을 뿐만아니라 6개월 이후 전매도 가능했다.
상황이 이렇자 분양권을 여러 개 가지고 있거나, 이미 주택을 소유 중인 수분양자들은 급하게 매물을 처분하는 모습이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미분양이었던 아파트의 분양권을 산 사람들이 이번 대출규제 정책의 직격탄을 맞았다”고 말했다.
인천 중구와 같이 미분양관리지역에서 조정대상지역으로 타이틀을 바꾼 청주도 상황은 비슷하다.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분양권을 급매하겠다는 매도자들이 등장했다. 자신이 샀던 분양권 가격보다 더 싸게 분양권을 내놓는 경우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6·17 대책 이후 지난달 말 청주 상당구 탑동 힐데스하임 전용 84㎡ 짜리에 분양가를 손해를 보고서라도 팔겠다는 매도자가 등장했다. 이 매도자는 올해 초 분양가에 웃돈 3500만원을 얹어 분양권을 샀지만, 대책 이후 자신이 산 가격보다 500만원 낮은 가격에 분양권을 내놨다. 중개업소 관계자는 “원래 분양권 주인은 다주택자였다”며 “대출 한도도 줄어들고, 청주가 규제지역으로 되면서 분양권 투자 가치가 떨어졌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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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는 “이제까지 비규제 지역 분양권(청약)은 대출이 비교적 여유로워, 자금이 없는 수분양자들도 새 아파트를 얻을 수 있는 기회로 통했다”면서도 “이번 대책으로 경기 대다수 지역과 주요 지방 도시들이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자금 여력이 없는 수분양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금부자들만 분양권 시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