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금고서 잠자는 기부금 3371억…증여세 폭탄 맞나

기부금 2019년말 기준 3371억원..1년새 541억원 늘어
재원 부족, 사용처 미확보 등 이유로 누적금액 증가
3년내 미사용시 증여세 부과 대상.."반복적 이월 문제"
172개 기관 작년 2996억 기부..LH 434억 최대
  • 등록 2020-08-11 오전 5:00:00

    수정 2020-08-11 오후 3:12:36

(이미지투데이 제공)
[세종=이데일리 한광범 기자]공공기관들이 기업과 개인 독지가 등으로부터 기부를 받고도 마땅한 사용처를 찾지 못했다는 이유 등으로 금고에 쌓아놓고 있는 기부금이 337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년이상 사용하지 않을 경우 증여세 부과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부금을 적재적소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체계적인 공공기관 기부금 집행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국회예산정책처의 ‘2019회계연도 공공기관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340개 공공기관의 기부금 적립금은 2019년말 기준 3371억원으로 전년(2830억원)에 비해 541억원이 증가했다. 최근 3년간 지속적으로 기부금 수입이 지출에 비해 많아 적립금이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3년간 기부금 지출액이 수입액의 절반에 미치지 못한 기관은 △재외동포재단 △경북대치과병원 △국제방송교류재단 △한국언론진흥재단 △강릉원주대치과병원 △강원대병원 △기초과학연구원 △울산과학기술원 △전남대병원 △충북대병원 등 10곳이다.

특히 재외동포재단(5억7000만원), 경북대치과병원(1억300만원)은 3년째 기부금 지출이 없었다. 이들은 지속적으로 기부금을 이월하고 있다.

재외동포재단은 “재외동포센터 건립 용도로 사용할 예정이었으나, 관련 예산을 정부에서 지원받지 못해 사용이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북대치과병원 측은 “사용처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5억원을 기부받은 기초과학연구원도 200만원 지출에 그쳤다.

이밖에 3년째 기부금을 쌓아놓기만 하고 있는 곳 중 국제방송교류재단과 언론진흥재단은 누적 기부금 액수가 3년간 각각 760만원과 62만원에 불과해, 추후 사업목적 활용을 위해 기부금을 적립 중이다.

이밖에도 전남대병원과 충북대병원은 병원 신축을 위해 기부금 대부분을 쌓아놓고 있어 누적 기부금이 각각 56억800만원과 18억8500만원에 달했다.

문제는 기부금을 장기간 지출하지 않을 경우 현행법상 증여세 부과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공익법인이 기부금을 용도 외로 쓰거나 출연 후 3년 내 사용하지 않은 경우 증여세를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실제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기부금 잔액에 대해 2017년 증여세를 납부한 전례가 있다.

예산정책처는 “기부자가 사업내용과 지출처 등을 지정하는 특정기부금과 달리 일반기부금은 공공기관 상황에 따라 사용이 저조할 수 있다”면서도 “기부금을 목적사업에 활용하지 않고 다음 연도로 반복적으로 이월하는 것은 기부 의도에 부합하지 않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선영 국회예산정책처 예산분석관은 “기부금이 공공기관 목적사업에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사용계획을 구체적으로 수립하고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기부금을 집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예산분석관은 “사용계획이 없거나 적립을 통한 기부금 증식을 목적으로 하는 공공기관은 기부금 여유자금에 대한 운용계획을 수립해 보다 효과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340개 공공기관 중 172개 기관이 지난해 총 2996억원을 기부했다. 기부금이 가장 많은 기관은 한국토지주택공사로 국가에 기부채납한 용산 외국인 임대주택(175억원 상당)을 포함해 434억원을 기부했다. 그 뒤를 △중소기업은행 411억원 △강원랜드 295억원 △인천국제공항공사 215억원 △한국산업은행 185억원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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