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잡지 '한우물 내취향' 제대로 꽂혔네

광고 자본에서 벗어나 콘텐츠로 승부
'볼드저널' '시리얼' '우먼카인드' 등
독립잡지 판매량 4.4% 증가
"올해도 독립잡지 매출확대 기대"
  • 등록 2018-06-14 오전 6:00:50

    수정 2018-06-14 오전 6:00:50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독립서점인 홍대 땡스북스에는 독립잡지 매대가 마련돼 있다. 땡스북스 관계자는 “독립잡지를 찾는 수요는 꾸준히 있다”며 “특히 바캉스 계절에는 ‘나우매거진’ 처럼 여행에 도움이 되는 잡지를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사진=이윤정 기자).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1. 약사 아빠가 털어놓는 ‘남자다움’ 이야기, 아빠를 위한 육아휴직 제도의 혜택을 알아보는 OX 퀴즈 등. 현 시대의 아빠들을 위한 재밌는 정보가 가득하다. ‘젠더 감수성’을 주제로 아빠들이 털어놓는 자기 생각은 귀를 쫑긋하게 만든다.(‘볼드 저널’)

2. 많은 음식의 재료로 쓰이는 치즈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미식 도시 샌프란시스코에서 셰프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치즈 장인 김소영 안단테 데어리 오너의 이야기는 물론 세계의 독특한 치즈 전문점 등 치즈에 대한 모든 것을 한 눈에 볼 수 있다.(‘매거진F’)

새로운 형식으로 독자들의 취향을 공략한 독립잡지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독립잡지는 소량으로 인쇄해 판매하는 소규모 잡지로 주류잡지와 차별화되는 독립적인 시선에 가치를 둔다는 뜻이다. 철학·과학·현대미술·영화 등 특정 소재에 관심을 두는 독자층을 겨냥해 자신들만의 콘텐츠로 승부한다. 기존의 전문잡지와 달리 시장의 트렌드나 자본으로부터 독립됐다는 의미가 강하다. 실례로 독립잡지의 성공사례로 꼽히는 ‘매거진B’는 100페이지에 달하는 기사안에 광고 하나 들어가지 않는다.

△16만 정기구독자 보유…“취향 저격 인기 요인”

독립잡지의 성공모델도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2011년에 창간한 브랜드 전문 다큐멘터리 잡지 ‘매거진 B’의 경우 매호 2만부씩 찍고 있다. 참고로 영국 저널리즘 잡지 ‘모노클’은 2017년 기준 16만 이상의 정기구독자를 보유하고 있고, 이슈마다 8만부 이상이 팔려 나갔다.

‘볼드저널(bold journal)’은 일과 가정의 균형을 지키며 삶을 꾸려가는 용감한(bold) ‘모던 파더’들을 위한 잡지다. 짜임새 있는 내용으로 승부하기 위해 단행본과 비슷한 180*240mm 판형으로 만들었고, 종이의 질도 신중하게 골랐다. 2016년 5월 창간한 이후 현재는 매호마다 2000부를 찍을 정도로 인기가 많아졌다.

발행인인 김치호 대표는 “이 시대 아빠들이 공감할 만한 보편적인 주제와 가치에 집중하고 있다”며 “개인적으로 결혼 이후 남성의 삶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특히 아버지와 남편으로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진지하게 탐구해보자는 마음으로 창간을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평범하고 바쁜 삶을 살다가 양평에 집을 지으면서 삶의 만족도가 올라간 엔지니어 아빠, 남녀를 막론하고 음식 만드는 일이 꼭 필요한 삶의 기술이라고 역설하는 아빠 등 매번 흥미로운 아빠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김 대표는 “곧 나올 9호에서는 ‘아빠의 퇴사’에 대해 다루는데 인생 후반전을 앞둔 아빠들의 무거운 고민들이 담겨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가지 소재 깊이있게…‘나우매거진’ 등 인기

소박한 일상의 삶을 소개하는 라이프스타일의 독립잡지들도 인기다. 여성의 언어로 세상을 말하는 여성 문화 잡지 ‘우먼카인드’, 행복한 일을 하는 사람들을 소개하는 휴먼 잡지 ‘베어’, 다양한 나라의 도시와 문화를 다루는 ‘시리얼’, 매호 한가지 주제에 대한 인터뷰와 에세이를 담는 ‘어라운드’, 동네 사람들과 식사를 즐기면서 이야기하는 삶을 다룬 ‘킨포크’ 등이 여기에 속한다. 생활철학 잡지 ‘뉴 필로소퍼’와 1년에 두 번 발간하는 여행·스타일 매거진 ‘시리얼’ 등도 꾸준히 독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독립잡지는 한 가지 소재를 선정해 깊이있게 들여다보는 것이 특징이다. 사진을 중심으로 미술과 디자인, 문학 등 현대문화 전반에 대한 비평을 담아내는 ‘보스토크’, 한 도시를 선정해 커피·인물·공간에 얽힌 이야기를 소개하는 ‘드리프트’, 삶의 질을 높이는 주거 공간을 매개로 건축과 인테리어를 이야기하는 ‘매거진 브리크’, 도시를 중심으로 일상적 삶을 세부적으로 소개하는 ‘나우매거진’ 등이 대표적이다. 광고로부터 독립을 추구하면서 콘텐츠에 온전히 집중하는 형태가 눈에 띈다.

독립잡지의 흥행은 인터파크도서 잡지의 판매량이 14% 가량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독립잡지의 판매량은 지난해부터 4.4% 증가하는 흐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연나래 예스24 잡지MD는 “사람들이 공감할만한 주제를 다루고 다양한 삶의 유형을 소개하는 것이 요즘 잡지의 추세”라며 “한 가지 주제를 심층적으로 다루면서 다각적인 시선에서 사회현상을 들여다보는 형식이 호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선 인터파크도서 잡지MD는 “특정 독자층을 겨냥한 독특한 잡지들이 인기가 많다”며 “현재 업계 추세로 봤을 때 올해 역시 독립잡지의 매출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모던 파더를 위한 잡지 ‘볼드저널’(사진=볼드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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