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자의 비사이드IT]영화가 현실로, 혼합현실(MR)의 정체는

증강(AR)+가상(VR) 현실…시공의 경계 허물어
아직 초기 단계지만 비대면 상황에서 더 각광
취미·교육·산업현장 등 수요 무궁무진
  • 등록 2021-03-06 오전 9:30:00

    수정 2021-03-06 오전 9:30:00

때로는 미발표곡이나 보너스 영상이 더 흥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단말기와 IT업계를 취재하면서 알게 된 ‘B-Side’ 스토리와 전문가는 아니지만 옆에서(Beside) 지켜본 IT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보려고 합니다. 취재활동 중 얻은 비하인드 스토리, 중요하지는 않지만 알아두면 쓸모 있는 ‘꿀팁’, 사용기에 다 담지 못한 신제품 정보 등 기사에는 다 못 담은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한 장면. (사진=화면 캡쳐)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혹시 ‘마이너리티 리포트’라는 영화를 아시는지요. 갑자기 영화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이 영화에 등장했던 최첨단 IT 기술 때문입니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인 존 앤더튼(톰 크루즈)는 살인과 같은 강력 범죄를 미리 예측해 막는 ‘프리크라임’이라는 특수경찰팀의 팀장인데요. 일어나지도 않은 범죄를 예견하는 방법이 흥미롭습니다. 미래를 볼 수 있는 3명의 예지자들이 머릿속에서 본 내용이 슈퍼컴퓨터에 저장되고 이를 이미지로 다른 사람이 보는 방식입니다.

이 과정에서 톰 크루즈는 손에 특수 장갑을 끼고 눈앞에 띄워진 이미지를 잡아 당기거나 확대하는 등 자유자재로 움직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일어나지도 않은 사건의 피해자가 누구이고 어디에서 발생하는지 등을 예측하는 것이죠.

MS 홀로렌즈를 의료 분야에 적용한 예시. 인체에 손을 대지 않고도 장기의 상태를 보거나 수술 상황 등을 시물레이션 해볼 수 있다.


AR·VR도 아직 생소한데 MR은 또 무엇

영화 속에서 예지자들의 ‘기억’을 마치 사진을 보듯이 만지고 볼 수 있도록 구현해주는 기술은 바로 혼합현실(MR·Mixed Reality)입니다.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까진 많이 알려졌는데, MR은 생소한 분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MR은 AR과 VR이 합쳐진 개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VR은 통상 기기를 눈이나 머리에 쓰는 방식으로 ‘다른 세계’를 보여줍니다. 정교하게 현실처럼 꾸민 한편의 영화를 체험하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현실을 차단하고 실재하지 않는 것을 보여줍니다. 가상의 공간 속에서는 죽은 사람이 살아나기도 하고 하늘을 날거나 해외 스포츠 경기장에 앉아서 직접 관람하는 듯한 경험도 가능합니다.

AR은 실제 공간에 가상을 덧씌우는데요. 보다 쉽게 체험할 수 있습니다. 최근 2년 이내에 나온 최신형 스마트폰들은 AR 앱을 다운받거나 카메라 기능에만 들어가도 됩니다. 아무것도 없는 책상에 앉아 사진을 찍었는데 주변에 예쁜 꽃이나 귀여운 동물들이 함께 찍히고, 매장에 가지 않고도 지금 내 모습에 신발이나 옷을 입히거나 신겨볼 수 있습니다.

MR은 VR과 AR이 합쳐졌다고 보시면 됩니다. AR은 사진으로만 꽃이나 동물이 나타났다면, MR은 실제로는 방안에 없는 가상의 꽃잎을 따거나 동물을 쓰다듬을 수 있는 식입니다.

알렉스 키프만 MS 혼합현실 기술 펠로우가 홀로그래픽으로 구현된 아쿠아리움을 배경으로 한 무대에서 MR 플랫폼 ‘메시(Mesh)’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MS)


현장 수요 많고 가능성 무궁무진해 상용화 가능성↑

신기하긴 하지만 기술의 존재 가치와 발전 가능성은 역시 ‘쓸모가 있느냐’에 있습니다. 이 관점에서 봤을 때 MR은 기술적인 난이도는 AR과 VR보다 높지만 더 빠른 속도로 실생활에 침투할 것으로 보입니다. AR, VR 기술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목표가 MR이라고 할 수도 있고요.

이유는 실용성 때문입니다. 실제 생활이나 산업현장에 얼마나 유용하게 쓸 수 있느냐인데요. 가능성이나 재미 요소는 AR과 VR 기술도 갖고 있지만, 실용성 측면에서는 단연 MR이 월등합니다.

실제 현장에도 MR이 이미 도입돼 있습니다. 방산기업 록히드 마틴은 우주선 ‘오리온’ 조립에 홀로렌즈2를 활용했는데요. 8시간이 걸렸던 작업을 50분만에 끝냈다고 합니다. 복잡한 도면을 눈앞에 띄워놓고 편하게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제대로 부품이 들어갔는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현재 가장 적극적으로 MR을 밀고 있는 기업이 마이크로소프트(MS)인데요. 지난 2016년 MR기기인 ‘홀로렌즈’를 처음으로 공개한 데 이어 지난해엔 업그레이드 된 ‘홀로렌즈2’를 출시했습니다. 홀로렌즈는 VR 헤드셋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반투명 디스플레이를 통해 사용자가 주변 환경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기기 내부에 장착된 컴퓨터를 통해 눈앞에 덧씌워진 가상의 이미지와 상호작용 할 수 있습니다. 구글과 애플을 비롯해 국내에선 삼성전자와 SK텔레콤도 진작에 MR 기술의 장래성을 알아보고 연구·개발과 투자를 진행 중입니다.

코로나19로 대면 업무가 불가능하다시피 했던 지난해와 같은 상황에선 더 주목을 받았습니다. 상호작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만나지 않아도 협업이 가능하고, 화상회의나 음성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까다로운 업무나 활동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입니다.

예를 들어 멀리 떨어져 있는 숙련자가 메뉴얼만으로는 도통 알 수 없는 기기 조작법을 초보자에게 교육하는 데 사용할 수 있을 겁니다. 기기의 이미지를 앞에 띄워놓고 각 부분들을 실제로 조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따라할 수 있겠지요. 비대면으로 음악이나 미술 수업 같은 체험형 수업도 가능합니다. 선생님에겐 학생이, 학생에겐 선생님이 가상의 이미지로 보이고 가상의 피아노와 스케치북을 사용해 함께 있는 것처럼 수업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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