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안무가 프렐조카주의 '에로틱 잔혹한' 백설공주

프렐조카주발레단 '스노우 화이트'
그림 형제 원작 재해석…관능적인 몸짓으로 그려내
"사과는 죽음과 지혜 상징,
기회가 된다면 '로미오와 줄리엣'도 선보이고 싶다"
14~16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 등록 2014-11-14 오전 8:12:50

    수정 2014-11-14 오후 5:41:34

프랑스 발레 안무가 앙줄렝 프렐조카주(사진=현대카드).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스노우 화이트’를 즐기기 위해선 감정에 본인을 맡겨야 한다. 무용수들과 함께 말러의 날개를 타고 꿈꾸듯 여행해보길 바란다.”

프랑스의 세계적인 발레 안무가 앙줄렝 프렐조카주(57)가 2년 만에 국내 관객을 찾아왔다. 파격적인 무대 연출로 유명한 프렐조카주는 14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발레 ‘스노우 화이트’를 선보인다. 널리 알려진 디즈이 애니메이션 대신 ‘그림 형제’의 원작을 기반으로 사랑에 눈을 떠가는 백설공주의 이야기를 현대 발레로 그려냈다. 13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서 열린 간담회에서 프렐조카주는 “원작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이야기 속에 드러난 상징들을 재해석했다”며 “어둡지만 신비로운 원작의 분위기에 로맨틱하면서도 모던한 말러의 교향곡을 얹었다”고 말했다.

‘스노우 화이트’는 프렐조카주 발레단의 대표작으로 2008년 리옹 비엔날레에서 첫 선을 보였다. 200년 넘게 전세계서 사랑을 받아온 백설공주의 스토리 라인에 에로틱하면서도 잔혹한 분위기를 가미한 파격적인 발레작품이다. 2009년 ‘프랑스 언론연합’이 뛰어난 문화·예술 작품에 수여하는 ‘글로브 크리스탈’을 수상했고 미국 뉴욕의 ‘링컨센터’를 비롯해 세계 유수의 무대에서 공연되며 호평을 받았다. 백설공주가 독사과를 먹는 장면에 에로티시즘을 녹여내는 등 신선한 충격을 던진다. 프렐조카주는 “‘스노우 화이트’ 속 사과는 죽음을 상징하지만 보지 못하던 것을 보게 해주는 지혜를 뜻하기도 한다”며 “이를 통해 백설공주가 성숙해지는 의미를 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체코 출신의 낭만파 음악 작곡가인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을 활용해 현대발레 작품에 고전의 색깔을 녹여냈다. 말러의 전곡을 통째로 삽입한 형태가 아니라 일부분을 발췌해 극의 흐름에 맞게 엮어냈다. 백설공주가 죽음에서 깨어날 때 흐르는 교향곡 5번 ‘아다지에토’는 그 중에서도 가장 강렬하다. 바로 왕자와 공주가 키스하는 장면이다.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장 폴 고티에’가 직접 디자인 한 관능적인 무대 의상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원작에서 백설공주는 왕자의 키스를 받고 되살아난다. 이 부분을 ‘환생’으로 봤다. 죽어있는 것으로 돼 있지만 실은 살아있는 육체를 안무적으로 표현하는 게 제일 어려웠지만 재밌는 작업이었다.”

프렐조카주는 발레와 현대무용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완성도 높은 공연을 만들어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당스’ 안무상을 수상한 바 있고 ‘스노우 화이트’를 비롯해 ‘헬리콥터’ ‘봄의 제전’ ‘르 팍’ 등이 대표작이다. 프렐조카주는 “한국 관객을 만나러 오는 건 언제든지 환영이다”며 “다음번에 기회가 된다면 대표작 중 하나인 ‘로미오와 줄리엣’을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발레 ‘스노우 화이트’의 한 장면(사진=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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