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선 K2전차 국산 변속기…재고 피해 400억·직원 22% 휴직

K2흑표전차 54대 규모 3차 양산 사업 시작
이번에도 탑재 못하면 국산 변속기 사장될 처지
국산 변속기 문제, 사우디 등 수출길에도 영향
"現 수준으로도 성능 충분, 기회줘야" 목소리
  • 등록 2020-02-07 오전 6:00:00

    수정 2020-02-07 오전 9:31:41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육군이 운용하는 K2 흑표전차의 3차 양산을 위한 논의가 시작됐다. 그간 ‘성능미달’로 적용되지 못한 국산 변속기가 탑재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실상 마지막 물량인 3차 양산 계획에도 반영되지 못할 경우 국산 변속기는 사장될 처지에 놓이게 된다.

6일 군 당국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K2 전차 3차 양산 사업 추진을 위해 변속기 개발 업체인 S&T중공업 등과 국산 ‘파워팩’ 장착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파워팩은 엔진과 변속기를 결합한 것으로 전차의 심장 역할을 한다. 7일에도 강은호 방사청 차장 등이 S&T중공업 이사진과 만나 관련 논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방사청은 올해 중반께까지 분과위원회에서 국산 변속기 탑재 여부를 확인해 연내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고 3차 양산계획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K2전차 3차 양산 규모 54대로 축소

K2 전차는 미국 크라이슬러사가 설계한 K1 전차와, 이를 국내기술로 개량한 K1A1 전차와 달리 순수 국내기술로 설계·제작된 고성능 전차다. 노무현 정부 시절 680대 생산이 결정된 이후, 지속적인 감축을 거듭하다가 지난 2010년 합참이 ‘중기 소요’를 통해 총 324대를 생산한다는 계획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양산 계약이 체결된 206대 외에 향후 3차 양산 물량은 118대로 예상됐지만, 합참은 최종 54대를 추가 도입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AH-64E 아파치 가디언 공격헬기 추가 도입 필요성에 따라 물량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이다.

K2 흑표전차의 시범운용 당시 모습 [사진=현대로템]
100대를 양산하기로 한 1차 사업의 경우 국산 엔진 및 변속기의 내구도와 성능 미달로 사업 지연을 반복하다 2014~2015년 독일제 파워팩을 단 K2 전차를 양산해 전력화 했다.

이후 방위사업청과 체계종합 업체인 현대로템은 K2 전차 2차 양산분 106대를 2016년 12월 30일부터 2019년 11월 30일까지 순차적으로 납품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국산 엔진과 변속기가 또 내구도 검사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K2 전차 납품이 지연됐다.

이에 군 당국은 K2 전차 2차 양산 계획을 국산 엔진에 독일제 변속기로 파워팩을 구성해 장착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우여곡절 끝에 2차 양산이 시작돼 지난 해 5월부터 군에 전력화 되고 있다.

“국산 변속기 탑재 기회줘야”

문제는 국산 변속기 장착이 지연되면서 대규모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S&T중공업에 쌓여있는 생산 재고가 400억원 어치에 달한다. 종업원의 22%에 이르는 170명이 지난 2018년부터 올해까지 3년째 일감이 없어 휴직 중이다. 3차 양산 사업에서도 국산 변속기 탑재가 무산될 경우 업체 연구개발비 306억원과 정부 투자비 542억원 역시 ‘물거품’이 된다. 업체가 부담해야 할 지체상금 규모는 19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S&T중공업 측은 적은 물량이라도 이번 3차 양산 사업에 국산 변속기가 탑재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군이 제시한 생산 내구도 평가 목표 9600km에는 못미치지만, 시험평가 당시 7110km의 내구성을 증명한바 있어 양산 단계에서는 요구조건을 충족할 수 있다는 것이다.

K2 흑표전차의 시범운용 평가 당시 모습 [사진=현대로템]
특히 국회는 그간 국정감사 등을 통해 궤도차량용 변속기 수명이 다하는 9600km 이상을 험지 운행하면서 아무런 결함이 없어야 한다는 것은 지나치게 완벽성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의 성능 만으로도 한반도 작전환경에서 충분히 전투에 투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변속기 문제 해결은 K2 전차 수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독일 레오파드 전차를 구매하고자 했지만 분쟁지역 무기수출을 제한하는 독일 정책으로 실패했다. 이후 터키에서 한국의 기술력을 활용해 개발한 알타이 전차를 구매하고 싶어했지만, 터키 알타이 전차에는 독일의 MT883 엔진이 장착돼 있어 이 역시 불가했다. 현재 K2 전차에 독일제 변속기가 탑재돼 있는데, 국산 변속기로 변경될 경우 K2 전차가 사우디아라비아에 판매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게다가 K2 전차는 폴란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차세대 전차 개발 사업의 유력 수주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 방산업체 관계자는 “K2 전차 사업은 현대로템 뿐만 아니라 1100여개 협력업체가 참여하고 있다”면서 “1500마력급 파워팩은 국내 기술로 처음 도전하는 분야로, 국산 파워팩 개발이 마지막 단계에 와 있는 만큼 질타 보다는 격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방사청 관계자는 “3차 양산에 국산변속기를 적용하기 위한 감사원 사전컨설팅 추진과 국산변속기 업체와 지속적으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현재 수출용 변속기 내구도 시험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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