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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나단 스위프트의 고전 `걸리버 여행기`를 새롭게 각색해 코믹 블록버스터로 돌아온 `걸리버 여행기`는 온 가족이 즐길 만한 부담없는 스토리에 소소한 재미가 가득 담긴 작품이다.
영화는 10년째 신문사 우편국에서 일하는 걸리버(잭 블랙)가 5년째 짝사랑하는 같은 신문사의 여행 기자 달시(아만다 피트)의 환심을 사기 위해 짜깁기한 여행기를 제출, 여행 기자로 채용되면서 시작된다.
갑작스레 버뮤다 삼각 지대 체험 여행기를 맡게 된 걸리버는 풍랑을 만나 섬에 떠밀려 온 후 소인국 `릴리풋` 사람들과 대면한다. 그 곳에서 걸리버는 처음에는 적국 블레푸스쿠의 첩자로 오인받지만 이내 사람들과 동화돼 적군 퇴치에 혁혁한 공을 세운 후 영웅 대접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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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인국과 거인국을 오가며 겪는 걸리버의 모험담은 `깨알 재미`를 엿볼 수 있는 상황 설정과 대사 속에서 빛을 발한다. 걸리버가 자신의 출렁이는 뱃살을 이용해 적군을 퇴치하는 장면이나 호레이쇼와 릴리풋 공주 메리(에밀리 블런트)의 사랑담 등 매 에피소드들이 적지 않은 매력 요소로 다가온다. 특히 걸리버의 배에 수백발의 포탄이 박힌 후 바로 반동으로 포탄을 적에게 쏟아내는 장면은 코믹한 액션 신의 정점을 찍는다.
손가락만한 릴리풋 사람들과 걸리버를 한 장면 안에 담기 위해 사용한 `듀얼 모코` 카메라 기술 등 자연스러운 컴퓨터 그래픽 처리도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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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훈적이거나 권선징악적인 이야기 구조는 할리우드 영화의 본령이지만 지나치게 예측 가능한 내용과 결말은 조금 맥이 빠지는 요소다. `뻔한 스토리`를 치밀하고 섬세한 구성과 에피소드로 새로움을 주는 방식이 아쉽다.
이 때문인지 한국보다 앞서 지난해 크리스마스 시즌 개봉한 미국에서는 첫주 박스오피스 7위에 머무는 등 고전했다. 설 연휴에 맞춰 관객들과 만나는 한국에서는 더 나은 성적표를 받아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