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묻은 뺑소니범, '살인 미수' 용의자였다…국대 출신이 추격

지인 여성 찌르고 달아난 40대 남성,
국대 출신인 이씨 차량 들이받아
  • 등록 2022-08-22 오전 8:27:50

    수정 2022-08-22 오전 10:07:17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함께 승합차를 타고 가던 여성을 흉기로 찌르고 달아난 40대 남성이 전직 국가대표 선수의 끈질긴 추격 덕분에 경찰에 붙잡혔다.

22일 인천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국가대표 수구선수 출신인 이(43)씨는 지난 19일 오후 4시 24분경 서구 가좌동의 한 도로에서 접촉 사고를 당했다.

사고를 낸 건 흰색 승합차를 몰던 40대 남성 A씨로, 그는 이씨의 차량을 들이받은 뒤 곧바로 중앙선을 넘어 달아나기 시작했다.

A씨가 음주운전을 하는 것이라 의심한 이씨는 우선 경찰에 신고한 뒤 경적을 울리며 A씨의 차량을 쫓아갔다.

여성을 흉기로 찌르고 달아난 40대 남성이 도주하고 있는 모습.(사진=SBS 방송화면 캡처)
이 과정에서 이씨는 A씨가 몰던 승합차 손잡이에 혈흔이 묻어 있는 것을 목격해 경찰에 실시간으로 상황을 알리기도 했다.

도심에서 약 7㎞ 구간을 10분 정도 도주하던 A씨는 다른 오토바이 운전자까지 들이받으며 도망쳤지만, 이씨가 계속 따라붙자 결국 중구에 있는 한 고등학교에 차를 몰고 들어갔다.

막다른 길에 다다른 A씨는 갑자기 흉기를 꺼내 자해를 하기 시작했고, 이 모습을 본 이씨는 구급차를 부른 뒤 자신의 차량으로 도주로를 막았다. 오후 4시 35분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A씨를 체포할 수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알고 보니 A씨는 ‘살인미수 혐의’로 경찰이 쫓고 있던 용의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SBS 방송화면 캡처)
그는 평소 알고 지내던 30대 여성 B씨에게 운전 교습을 시켜주던 중 시비가 붙자 B씨의 목을 조르고 어깨 등을 흉기로 찔렀다. 이어 차를 몰고 도주하다 이씨의 차량을 들이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전날 A씨를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반면 A씨의 차량에서 빠져나온 B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으로, 다행히 생명엔 지장이 없는 상태다.

한편 A씨 검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이씨는 지난 2010년 광저우아시아경기대회에 참가한 국가대표 수구선수로, 현재는 수구팀 감독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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