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아 고, 싹 바꿔도 '골프 본능'은 그대로였다

  • 등록 2014-01-26 오후 3:43:04

    수정 2014-01-26 오후 3:43:04

리디아 고(이데일리 DB)
[이데일리 스타in 김인오 기자] “스윙 코치와 캐디, 클럽을 모두 교체했어도 리디아는 흔들리지 않았다. 새로운 레벨의 선수다.”

지난 24일(한국시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 1라운드가 열린 바하마 파라다이스 아일랜드의 오션클럽. 세계 여자골프랭킹 3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는 같은 조로 경기를 마친 리디아 고(16·한국명 고보경)에 대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지난해 10월 프로로 전향한 리디아 고는 LPGA 투어 데뷔전 첫 라운드에서 5타를 줄이며 선두로 우뚝 섰다. 대회 전 ‘천재 골퍼’의 첫걸음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지만 그는 연습라운드를 치르듯 긴장한 표정 하나 없이 ‘선배들’을 압도했다. 상승세는 하루에 그치지 않았다. 리디아 고는 대회 3라운드까지 페어웨이 안착률 80%, 그린 적중률 83%이라는 놀라운 기록으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리디아 고는 대회를 앞두고 11년간 자신을 지도해준 가이 윌슨(뉴질랜드)과 결별하고 미국 데이비드 레드베터 아카데미에 들어갔다. LPGA 투어 경험이 많은 스콧 루빈을 새 캐디로 고용했다. 또한 캘러웨이골프와 후원계약을 체결하면서 자연스럽게 클럽도 교체했다.

코치, 캐디, 클럽을 바꾼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적응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프로골퍼가 단기간에 세 가지를 한꺼번에 바꾸는 것은 모험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작은 변화에도 슬럼프에 빠질 수 있는 스포츠가 바로 골프이기 때문이다.

역시 ‘천재’로 불리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사례를 보자. 지난해 1월, 당시 세계랭킹 1위였던 매킬로이 타이틀리스트와 결별하고 나이키 골프와 10년간 2억 달러 후원 계약을 체결했다. “최고를 지향하는 나이키와 나의 모습이 닮았다”고 극찬했던 매킬로이. 하지만 우승 한 번 못해보고 1년을 허송세월했다. 세계랭킹도 7위까지 떨어졌다. “클럽 탓이 아니다”라고 항변했지만 귀 기울이는 이는 거의 없었다.

청야니(대만)는 부진 때마다 캐디를 교체했지만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2012년 시즌 초반 일찌감치 3승을 쓸어 담은 청야니는 갑작스러운 슬럼프에 빠지자 캐디인 제이슨 해밀턴을 해고했다. 이후 바실 밴 류옌을 거쳐 패트릭 털리로 바꿨지만 점점 더 나락에 빠졌다. 세계랭킹 1위에서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지 한참 지났고, 지금은 우승 후보로 거론되지도 않는다.

매킬로이와 청야니의 사례와 비교해보면 리디아 고의 일관된 경기력은 놀라울 뿐이다. 그는 “변화를 겪은 뒤 슬럼프에 빠지는 선수가 많다는 것을 나도 잘 알고 있다”며 “그러나 꼭 필요한 변화였고 새로운 도전을 즐기고 있다”고 당당하게 밝혔다. 이어 “새로운 클럽으로 치르는 대회라 긴장이 됐지만 왠지 마음이 편안했다. 예전만큼 긴장하지 않는 나 자신을 보고 무척 놀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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