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훈(널스노트 대표) 간호사는 14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강남스타트업센터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지난 2월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대구에 직접 의료 자원봉사를 다녀왔던 기억을 이 같이 떠올렸다.
오 간호사가 설명한 당시 대구는 말 그대로 전쟁터였다. 가족에게도 알리지 않고 대구로 내려간 오 간호사는 경북 청남대도병원 정신병동에서 환자들을 돌봤다. 정신질환에 감염병까지 떠안은 환자들이 치료를 거부하는 것은 예사였다. 체온을 재고 밥을 먹이려는 의료진의 팔을 무는 등 위험천만한 상황이 매일 반복됐다. 오 간호사는 “두꺼운 방호복을 입고 있어도 피부나 머리카락 등이 노출돼 균이 묻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방호복이 찢어지는 일도 있었다”면서 “누군가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그곳에서 함께 일한 의료진 모두가 영웅이었다”고 설명했다.
오 간호사는 현직이 아닌 전직 간호사다. 2017년부터 2년간 전남대병원에서 근무하다 퇴사 후 널스노트를 창업했다. 그는 기존 의료 현장에서 수기 및 구두로 작성하던 간호노트를 디지털 플랫폼으로 간소화해 스마트폰 앱(App)으로 재탄생시켰다. 간호사의 업무효율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획기적인 앱 서비스로 알려지면서 사용자가 크게 늘고 있다. 오 간호사는 “지난 10년간 간호대 정원이 두 배 가까이 늘었지만 정작 현장 인력부족 현상은 지속되고 있다”며 “버티는 게 신기할 정도의 업무강도 속에서 제대로 된 현장 교육이 이뤄질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간호사의 퇴사율이 올라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같은 교육 문제 해결을 고민하다 탄생한 것이 바로 널스노트”라면서 “각종 지침과 정보 등을 등록하고 앱에서 공유할 수 있게 해 간호사의 업무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오 간호사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정부가 간호사에 대한 처우 개선을 통해 인력부족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번 감염병 확산으로 그동안 잊고 있던 의료 인력에 대한 중요성이 다시 한 번 부각됐다”며 “정부가 이 문제를 인지했지만 현장에서는 지난 10년간 바뀐 것이 없다. 이제라도 정부가 제대로 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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