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투기 걱정? 청년들이 절망하는 사회 만든 반성부터"

이한상 고려대 교수, 페북 글에서 관료·정치인에 일갈
"코인에 몰린 돈이 기술혁신 가져왔는지 체감 못해"
"팬데믹에 재현된 코인 열풍, 사회적 의미 생각해야"
"청년 지푸라기 잡기식 투자…어른들 부끄러워 해야"
  • 등록 2021-04-24 오전 11:04:08

    수정 2021-04-24 오전 11:04:08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절망적 상황에 놓인 우리 청년들의 지푸라기라도 잡는 행태가 바로 코인 투기인데, 이를 두고 ‘아무 가치도 없는 허상에 투자하는 너희들은 멍청이들이야, 조심해라 붕괴한다’는 말만 하는 어른들은 부끄러워 해야 합니다. 정책 당국자들과 정치인들은 코인 투기 열풍과 암호화 자산시장 붕괴를 걱정하기 전에 이런 사회를 만든 자신들에 대해 반성하기 바랍니다.”

이한상 교수 (사진=고려대)


이한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암호화 자산, 투자와 투기, 혁신과 성장’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가상자산 투자에 몰린 돈이 얼마나 큰 기술과 생산성 혁신을 만들었는 지에 의문을 제기하면서도 투기와 거품의 이면에 있는 사회적 의미를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이 글에서 “주식시장은 거품과 붕괴라는 피눈물의 대가를 치렀지만 대중의 자금을 빨아 들여 기업에 혁신을 위한 자금을 공급해 물질적 진보를 견인하고 대중에게 더 나은 상품과 서비스로 인민의 질을 향상시켰는데, 과연 지금 코인 업소들에 모인 청소년 짤짤러들의 코 묻은 돈은 붕괴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사회를 견인할 경천동지할 만한 기술 혁신의 근본이 될 것인가”라고 물었다.

그는 “2017년 말, 2018년 초 블록체인 기술을 위시한 새로운 기술이 열 미래의 혁신 가능성에 주목하고 코인에 몰린 돈을 긍정적으로 생각했었지만, 과연 지난 2년간 이 코인이 무슨 사회적 생산성 혁신이 있었던가”라고 자문하며 “내가 모르는 혁신이 있었을 수도 있었지만 아직은 체감할 수 없고, 오히려 코인 벼락부자들과 돈을 엉터리로 사용한 수 많은 책임감 없는 기술자와 모리배들, 그리고 나만 돈을 못 벌었다고 마음 상해하는 수많은 대중들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잠잠하던 코인판이 2020년부터 2021년 판데믹으로 돈이 풀리고, 전 세계적으로 빈부 격차와 양극화가 심화된 상황에서 다시 열풍의 중심이 됐는데, 이번 열풍은 2017~2018년과는 다르게 해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한국의 경우 청년들 대부분이 도저히 기성세대의 자산 축적을 따라갈 수 없는 절망적 상황에서 힘들게 아르바이트 해 번 50만원이 100만원이 되기를 바라면서 업비트, 빗썸, 코인원에 계좌를 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이러한 청년들의 지푸라기라도 잡는 행태가 코인 투기 아닌가”라며 물으며 “그게 투기냐 투자냐, 기본적 분석이 없는데 기술적 분석으로 아무 가치도 없는 허상에 투자하는 너희들은 멍청이들이야, 조심해라 붕괴한다 같은 똑똑한 말을 하는 어른들은 부끄러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대체 당신들이 어떤 사회를 만들어 놓았기에 젊은이들이 당신들이 생각하는 최악의 경제행위인 투기를 위해 업소를 방문하고 있는가”라며 “그 친구들이 왜 미국의 젊은이들처럼 사업을 해보자, 창업을 하자며 동아리 방에 모이지 않고, 노량진 학원에서 지대추구의 끝판왕, 경쟁 없는 천국인 한국 공무원을 하려 살인적인 경쟁을 하도록 만들었는가”라고 따졌다.

그러면서 “정책 당국자들과 정치인들은 코인 짤짤러의 투기 열풍과 암호화 자산시장의 붕괴를 걱정하기 전에 이런 사회를 만든 자신들에 대해 반성하기 바란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 교수는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상 가상자산 거래소를 ‘취급 업소’로 등록하도록 한데 대해서도 “보통 공무원들이 민간부문의 경제 활동을 하는 사람을 비하해 부를 때 ‘업자’라고 하는데, 저 법은 암호화 자산 거래사업자를 ‘업소’라고 묘사한다”며 “성매매 업소처럼 공무원들이 민간 기업을 업소라고 부를 때에는 멸칭을 넘어 없어져야 할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이니 은 위원장의 강경한 입장은 전혀 놀라운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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