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동경대는 200억엔 규모의 채권을 발행해 시장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동경대는 일본 신용평가사 JCR로부터 AAA의 등급을 받았고요, 채권은 40년물입니다. 동경대는 지난 21일 다이와증권, SMBC닛코증권, 미즈호증권을 주관사로 정한 상태입니다. 조달한 금액으로는 첨단연구시설의 정비에 쓸 계획이라고 하네요.
대학이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건 그리 새로운 발상은 아닙니다. 이미 영국 케임브릿지대와 옥스퍼드대가 2018년과 2017년 각각 60년채와 100년채를 발행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죠. 케임브릿지대와 옥스퍼드대는 채권을 발행해 각각 8000억원, 1조원을 시장에서 조달했었습니다. 이렇게 조달한 금액으론 기초연구의 시설을 세우거나 캠퍼스 수리 등에 썼다고 하죠.
심지어 대학 기금 운용에 행동주의까지 이뤄지고 있습니다. 주주가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해 배당을 늘리거나 투자 지침을 바꾸듯, 학생과 동문들이 기금운용에 대한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한 것이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1일(현지시간) 하버드대 동문으로 이뤄진 행동주의 그룹이 올해 대학 감독 위원회의 다섯 자리 중 세 자리를 차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들은 하버드대의 기금을 석유·가스회사에 투자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해 위원회 선거에 나간 것입니다. 즉, 하버드대가 ‘착한 투자’를 하게끔 압박하고자 동문들이 행동주의에 나선 셈이죠.
올해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대학으로 하여금 더욱 적극적인 시장 참여를 떠밀고 있는 상황입니다. 기숙사비 수입도 들어오지 않고 온라인 수업을 위한 인프라 조성도 필요한데 들어올 돈은 마땅치 않기 때문이죠. 국내 대학들도 앞으론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더 좋은 교육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그것이 또 우리 사회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