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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우리 경제가 지난해 전년보다 2.6% 성장하는데 그쳤다. 이는 불과 1년 만에 다시 2%대로 내려앉은 수치다. 당초 정부가 목표로 했던 3%에 못미치는 것으로 저(低)성장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는 정부의 각종 정책들이 투입된 결과라는 점에서 걱정은 더 크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인위적 소비진작책에 더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까지 이뤄진 이후 나온 성적표다. 예기치 않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있긴 했지만, 정책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보면, 지난해 GDP는 전년 대비 2.6% 증가했다.
이주열 총재는 앞서 지난 14일 속보치 집계 마무리 단계 시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경제성장률을 2.6%로 추정했고, 그대로 발표됐다.
성장률이 하락한 것은 우리 경제의 주요 먹거리인 수출이 부진했던 탓이다. 지난해 수출은 0.4% 증가하는데 그쳤다. 2014년만 해도 2.8% 성장하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하락세다.
제조업 성장률도 1.4% 증가하는 선에 머물렀다. 2014년(4%), 2013년(3.6%) 등 이전 년도와 비교하면 크게 하락한 것이다. 방중권 한은 경제통계국 과장은 “건설업 증가율이 높아지고 서비스업이 전년과 비슷한 증가세를 보였지만 제조업 성장률이 상당폭 하락했다”고 했다.
분기 성장률은 0%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0.6%를 기록했다. 2014년 2분기 0.5%를 기록한 이래 지난해 3분기(1.3%)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등 인위적 진작책 덕에 잠깐 1%를 넘었던 것을 제외하면 0%대 성장률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때는 건설투자 -6.1%로 급락한 게 눈에 띈다. 지난 2014년 4분기(-7.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부동산 경기가 악화된 게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된다.
다만 수출은 전기 대비 2.1% 증가했고, 민간소비도 1.5% 올랐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우리 경제는 대외의존도가 높은데 수출이 하락하고 있지 않느냐”면서 “현실적으로 올해 3% 성장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