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달동네에 ‘홍콩 에스컬레이터’ 만든다…경전철 4개노선도 착공

서울시 ‘지역균형발전 정책구상’ 발표
고지대 모노레일 설치, 교통약자 배려
중단됐던 경전철 4개노선도 신설 추진
  • 등록 2018-08-19 오후 2:00:00

    수정 2018-08-19 오후 2:16:13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홍콩에서 고층지대를 이동할 때 탑승하는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같은 이동수단이 서울 강북지역에 생긴다. 강북 ‘달동네’ 교통 취약계층을 배려하기 위한 조치로, 강북구 지하철 4호선 미아역부터 번동 구간에 모노레일을 우선 설치할 예정이다. 또한 사업성 문제로 중단됐던 면목선 등 4개 경전철 노선 공사도 이르면 2022년 개시해 소외된 강북지역 교통 균형발전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19일 서울시는 ‘지역균형발전 정책구상’의 일환으로 어르신 등 보행약자가 오르막이나 구릉지대를 쉽게 다닐 수 있도록 경사형 모노레일 같은 새로운 교통수단 도입을 검토한다고 발표했다.

미아역~번동 모노레일 등 고지대 新교통수단 설치

서울 강북구 미아역~번동 구간 모노레일 개념도. 서울시 제공.
이는 세계 최장 옥외 에스컬레이터로 유명한 홍콩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에서 착안한 것이다. 지난 1993년 개통한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는 홍콩 센트럴과 미드레벨 지역을 잇는 20개의 에스컬레이터와 3개의 무빙워크로 구성돼 있다. 전체 구간 길이는 약 800m이며 지상 입구에서 해발 약 135m 지점까지 올라간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6년 부산 동구가 초량동 산복도로 일대에 ‘168계단 모노레일’을 개통한 바 있다.

경사형 모노레일 예시. 서울시 제공.
서울시는 오르막이 가팔라 기존 대중교통으로는 접근이 어려운 지역에 경사형 모노레일, 엘리베이터, 곤돌라, 에스컬레이터 같은 신 유형의 교통수단을 도입하기 위한 연구 용역을 현재 진행 중이다. 우선 박원순 시장이 한 달 간 옥탑방에서 생활한 강북구 삼양동에서 우이신설선 솔샘역을 연결하는 수직 엘리베이터와, 번동에서 미아역 구간을 지나는 모노레일 설치를 검토한다. 대상지와 적합한 교통수단 유형, 실현 가능성 등을 검토하고 주민 의견을 수렴해 2020년부터 각 5개 권역에 각 1개소씩, 2022년부터는 자치구별 1개소 이상을 목표로 설치를 추진한다.

이상면 서울시 공공개발센터장은 “지형이 곡선이면 모노레일, 직선이면 엘리베이터·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할 예정이다. 땅 위에 교통수단을 설치하기 힘든 경우는 곤돌라를 고려하고 있다”며 “연구 용역이 끝나는 대로 연말께 5개 신 유형 교통수단 도입 대상지를 우선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면목선 등 4개노선 경전철 `22년 착공 목표

신설 경전철 4개노선 개념도. 서울시 제공.
시는 또 면목선·우이신설 연장선·목동선·난곡선 등 4개 노선 착공을 추진, 비 강남권 도시철도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낸다. 사업이 얼마나 이윤을 남길 것인지를 중시하는 경제성 위주의 투자원칙에서 벗어나 비 강남권 도시철도 사업에 공공재정을 적극 투입, 2022년 이전 조기 착공한다는 방침이다.

면목선은 1호선 청량리역에서 경춘선 신내역까지 총 연장 9.1km 구간을 잇는다. 우이신설 연장선은 지난해 개통한 우이신설 경전철(신설동역~북한산우이역) 노선을 1호선 방학역까지 3.5km 연장하는 것이다. 목동선은 강서구 화곡로 사거리부터 2·9호선 당산역까지 10.8km 구간을, 난곡선은 보라매공원과 관악구 난향동 4.1km 구간을 연결한다.

이 4개 노선은 ‘2015년 서울시 10개년 도시철도망 구축계획’ 등에 따라 추진돼 왔으나, 민자사업자 선정에 난항을 겪은 이후 현재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당초 시는 민자 50%, 국·시비 50%로 이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민자 사업자를 선정하기 어렵다고 판단, 국·시비 100%로 우선 착공에 들어가기로 했다.

구종원 서울시 교통정책과장은 “건축경기 불황으로 민자사업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데 시 자체 조사 결과 사업의 경제성이 나쁘지 않다고 판단해 전액 국·시비를 투입하기로 했다”면서 “완공 후 운영 사업자를 어떻게 정할 지는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시는 올 연말 ‘제2차 서울시 10개년 도시철도망 구축계획’ 발표를 통해 사업을 가시화할 예정이다.

나눔카·공영주차장 확대로 주차난 없앤다

한편 시는 강북지역 주택가 밀집지역에서 가장 불편한 요소였던 주차공간 부족 문제도 해결에 나선다. 공유차량인 ‘나눔카’를 강북부터 전면 시작해 승용차가 필요 없는 라이프스타일을 확산해 나간다. 공공시설에 ‘나눔카 우선주차구역’ 설치를 의무화하고 그래도 부족한 주차공간은 시비 추가 지원으로 공영주차장을 확대한다. 가로변 여유공간도 주차장으로 활용한다.

시 관계자는 “공영주차장과 구청, 주민센터 등 공공시설 부설 주차장에 나눔카 우선주차구역 설치를 의무화해 나눔카 주차장을 6배 이상 확대 설치할 것”이라며 “현재 289개소 567면인 나눔카 주차구역이 1389개소 3733면으로 늘어난다. 민간 부설주차장은 2000개소 확보를 목표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강북지역 공영주차장 건립 시 총 사업비 20억원 이상 사업에도 시비 보조금을 추가 지원하는 방식으로 2022년까지 90개소(4200면)를 추가 조성한다. 공영주차장의 경우 부지확보에 어려움이 있는 만큼 가로변 여유차로를 활용해 2022년까지 노상주차장 8000면을 만들 계획이다.

박원순 시장은 “누적되고 가중된 지역 불균형을 바로잡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이번에 발표한 정책을 구체화해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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