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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어트호텔 계열의 라이즈호텔은 객실을 둘러봐도 플라스틱을 찾을 수 없다. 칫솔과 빗은 돌을 가공한 천연 소재라 일반 쓰레기로 배출한다. 이런 용품을 감싼 포장재는 종이 재질이다. 한 번 쓰고 버리는 슬리퍼는 치웠다. 으레 배치해두는 메모지에 인쇄한 `Y`도 의미가 있다.
임 총지배인은 “`Y` 한 자로만 우리를 표현하면 풀네임 `RYSE`를 인쇄하는 것보다 잉크가 덜 들어 친환경적”이라고 말했다. 유난스러워 보였지만 이런 세심함이 모여 객실 전반이 제로 프로젝트에 수렴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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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반응은 걱정과 달랐다. 지난달 2박 이상 투숙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약 55%가 제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친환경 호텔`이라는 대답했다. 청소와 세탁 서비스를 선택적으로 이용하도록 한 게 반응이 좋다. 2박 이상 머무는 투숙객은 객실 청소와 세탁 서비스를 원하지 않으면 제공하지 않는 것이다.
그는 “불필요한 청소와 세탁은 환경에 부담을 주는 비용”이라며 “여기에 공감하고 청소와 세탁을 원하지 않는 고객이 은근히 많다”고 말했다. 이어 “호텔은 제로 프로젝트에 참여하면 포인트와 선물을 제공해 유인을 제공한다”며 “호텔에서 경험한 친환경이 호텔 밖으로까지 이어지기를 바라는 차원”이라고 했다.
아예 고객이 호텔에 적극적인 자세를 요구하는 사례도 나온다. 식음료 식당 포장 용기를 생분해 소재로 바꾼 것은 대표적이다. 기존에 플라스틱 포장재를 썼는데 `친환경 호텔 이미지에 맞지 않는다`는 고객 의견을 접수하고 변경했다. 호텔에 달린 예식장에서 생수를 유리병에 제공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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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총지배인은 “우리 브랜드 방향에 공감하는 고객으로부터 로열티를 쌓는 계기가 됐다”며 “장기적으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에서 우리는 `퍼스트 펭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가운 남극해를 두려워하지 않고 처음 뛰어들어 무리를 이끄는 펭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