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 "내 마음 움직인 것은 한국 축구선수들"(일문일답)

  • 등록 2013-06-25 오후 3:20:59

    수정 2013-06-25 오후 3:20:59

축구대표팀 새 사령탑으로 선임된 홍명보 감독이 25일 오후 경기 파주 축구트레이닝센터(NFC)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주=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홍명보(44) 신임 축구대표팀 감독이 새로운 도전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홍명보 감독은 25일 파주 국가대표 축구훈련장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갖고 대표팀 감독을 맡게 된 소감과 앞으로의 계획, 대표팀 운영 계획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포부를 밝혔다.

홍명보 감독은 두 차례나 대표팀 감독직 제의를 사양했다가 이번에 맞게 된 이유에 대해 “올림픽 선수들과의 생활이 그리웠다. 다시 한번 한국 선수들과 힘께 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마음을 움직이게 한 것은 대한민국 축구 선수들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홍명보 감독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 대표팀의 슬로건은 ‘One Team, One Spirit, One Goal’이 될 것이다. 이에 벗어난 선수는 대표팀에 들어오기 어렵다. 최고의 선수를 선발하는게 아니라 최고의 팀을 만들기 위해 선수들을 선발할 것이다”며 팀이 최우선임을 분명히 강조했다.

다음은 홍명보 신임 국가대표 감독과의 일문일답.

-대표팀을 맡게 된 소감과 각오는?

▲오랜만에 이런 자리에 서게 돼 긴장된다. 이 자리를 통해 어려운 시기에 대표팀을 맡아 8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시킨 최강희 감독과 코칭스태프, 선수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축하와 감사의 말을 전한다. 최강희 감독은 충분히 받수 받을만 하다고 생각한다.

올림픽을 마친 뒤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다. 재충전 시간 동안 내가 다시 성장할 시간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5개월 정도 러시아 안지 팀에서 코치 연수를 받았다. 그 시간이 훌륭한 시간이었다. 축구와 인생을 많이 배웠다. 그 안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뭔가 다시 할 수 있는 힘을 찾았다. 그 시간은 앞으로도 좋은 시간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2014년 월드컵까지 감독의 역할을 수행하게 됐다. 쉽지 않은 환경이지만 그동안 쌓아온 모든 것을 걸고 경험했던 지식과 지혜를 쏟아부어 대표팀에 불태우겠다.

-대표팀 선수단 구성에 관심이 쏠린다. 어느 정도 구상을 했는지 말해달라.

▲‘홍명보의 아이들’이라고 불리는 선수들과 3년 정도 환상적인 시간을 보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과거가 미래를 100% 보장한다고는 볼 수 없다. 물론 그 선수들이 국가대표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그들의 능력을 믿겠지만 앞으로 1년 동안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모른다. 앞으로 유심히 지켜볼 것이고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모든 것을 체크해 그 선수들을 평가할 것이다.

-박지성 복귀론이 나올 정도로 박지성이 필요한가.

▲박지성은 한국 축구에 큰 일을 했다. 앞으로도 큰 일을 해야 하는 선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의지다.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을때도 본인의 의사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전임 감독 마다 선수 구성이 달랐다. 이동국이 홍명보 감독의 성향에 맞는 선수인가.

▲전임 감독들은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그 결과 8회 연속 월드컵 진출을 이뤘다. 이동국은 논란을 많이 받고 있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이동국에 대해 지금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앞으로도 내 입으로 개인 선수에 대해 얘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월드컵과 아시안컵이 가장 중요하다. 목표는 무엇인가

▲목표는 우리 국민들이 바라는게 있을 것이다. 그게 목표가 될 것이다.나는 공식 기자회견에서 목표를 한 번도 얘기한 적이 없다. 선수들과 시간을 갖고 얘기를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목표가 설정될 것이라 생각한다.

-홍명보 축구의 색깔은 무엇인가?

▲나는 한국형 전술을 만들어 한국형 플레이로 월드컵에 도전하고 싶다. 우리는 독일도 스페인도 아니다. 우리 선수들에게 가장 경쟁력 있는 전술을 만들어 다가올 월드컵에 준비할 것이다

-앞서 두 차례 대표팀 감독을 고사했는데 이번에 대표팀 감독을 수락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공식적으로 이번이 세 번째 국가대표팀 제의였다. 처음 두 번은 올림픽팀을 맡고 있는 상황이었다. 지금 개인적으로 할 일이 없어서 대표팀을 맡은 것은 물론 아니다. 지난 5개월 동안 러시아에 있으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대한민국 선수들은 정말 대단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러시아 안지에 11개국 선수가 있는데 그 선수들을 컨트롤하는게 쉽지 않았다. 반면 우리 선수들은 훈련 태도나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정말 좋다. 올림픽 선수들과의 생활이 그리웠다. 다시 한번 한국 선수들과 힘께 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마음을 움직이게 한 것은 대한민국 축구 선수들이었다.

-축구협회와 2년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어떻게 계약이 이뤄졌나. 혹시 다른 약속이 있는 것은 아닌가.

▲협회와 사전 접촉이 있었고 의견을 나눈 것은 사실이다. 협회는 지금보다 더 나은 계약조건을 제시했다. 하지만 대표팀 감독을 영원히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성적이 안좋으면 당연히 물러나야 한다. 어떤 모티베이션을 갖고 하느냐가 중요하다. 2018년까지 계약이 된다면 준비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질 것이라. 간절한 마음을 갖고 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내가 먼저 2년 계약을 제안했다.

-대표팀 불화설이 끊이지 않는다. 대표팀에서 구심점이 될 만한 선수는 누가 있겠는가.

▲대표팀 불화를 잠재울 방법은 개인적으로 없다. 내가 그 안에 있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경기 내용이 좋지 않다보니 많은 분들이 우려하지 않나 싶다. 난 그동안 처음부터 끝까지 팀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어떤 한 선수가 중심이 돼 팀을 이끌어가는 것이 물론 좋을 수 있다. 하지만 한 명의 주장보다 23명의 주장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대표팀의 슬로건은 ‘One Team, One Spirit, One Goal’이 될 것이다. 이에 벗어난 선수는 대표팀에 들어오기 어렵다. 최고의 선수를 선발하는게 아니라 최고의 팀을 만들기 위해 선수들을 선발할 것이다.

-히딩크 감독이 홍명보 감독에게 ’대표팀 감독을 맡게 되면 수석코치를 하겠다‘고 농담을 했다는데 사실인가.

▲히딩크 감독과 모스크바에서 식사를 하면서 내가 “대표팀 감독을 맡을 것 같다”고 하자 “그러면 너무 기쁠 것 같다”며 그렇게 얘기했다. 히딩크가 내게 충고한 점은 “대표팀 감독 오퍼가 들어오면 너의 주변 상황을 냄비에 넣고 다 끓여봐라. 그러면 뭔가가 튀어나올 것이다. 그것이 부담된다면 대표팀을 맡지 말라”였다. 그 말대로 다 끓여보니 아무것도 나오지 않아 대표팀을 맡게 됐다.

-국민들이 대표팀을 바라보는 눈높이가 높아진 것이 부담스럽진 않나.

▲대표팀 눈높이가 높아진 것은 맞다. 얼마나 좋은 축구를 하느냐가 중요하다. 우리는 세계를 겨냥해 나아가는 팀이다. 지금 무엇이 필요한지 잘 생각해야 한다. 우리가 가장 잘하는 것을 만들 생각이다. 충분히 경험을 해봤고, 잘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한국형 축구 그림을 그리겠다고 했는데 어떤 그림인가.

▲축구라는 것이 많이 변화지 않는다. 얼마나 조금 더 좁은 공간에서 하느냐, 넓은 공간에서 하느냐, 수비가 조직적으로 되느냐 아니냐 정도다.기본적으로 조금 더 컴팩트하게 하는게 중요하다. 우리 선수들의 근면성, 성실, 팀을 위한 희생 정신만으로도 좋은 전술을 만들 수 있울 것으로 생각한다. 2002년 한일 월드컵때도 역시 좋은 지도자 밑에서 좋은 전술로 경기를 했다. 그때와 지금은 전술적으로 달라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어디서 압박하고 어디서 컴팩트하게 서야하는지는 남은 시간 선수들과 만들어갈 생각이다.

-한국축구 변화와 혁신을 이야기했는데.

▲세계 어느팀과 맞붙더라도 꾸준하게 맞설 수 있는 경기력을 만들어야 한다. 이제는 한국 축구도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향해야 한다. 축구는 기술적인 면과 정신적인 면이 있다. 둘 다 계속 발전시켜야 한다. 기술적인 발전과 개개인의 강한 멘탈이 중요하다. 기술, 정신, 전술적인 면 모든게 바뀌어야 한다. 선수들의 강한 의지가 있어야 하고 좋은 코치도 있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한국형 축구는 어떤 것인가.

축구라는 것이 많이 변화지 않는다. 얼만큼 조금더 좁은 공간에서 하고 넓은 공간에서 하느냐, 수비가 조직적으로 되느냐다. 좀 더 컴팩트하게, 우리 선수들의 근명성, 성실, 팀을 위한 희생만으로도 전술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2002년 월드컵 역시 우리들이 좋은 지도자 아래서 좋은 경기를 했다. 그때와 지금은 전술적으로 조금 달라졌다. 어느 위치서부터 압박을 하고 컴팩트하게 서야하는지는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선수들과 만들어나갈 생각이다.”

-한국형 축구에 대한 설명과 대표팀 수석코치 선임에 대한 계획은.

▲월드컵에 출전하면 우리보다 수준이 낮은 팀은 없다. 한국 선수들은 공을 잘 빼앗지만 반대로 공도 잘 빼앗긴다. 그 시간을 최대한 늘려야 한다. 좋은 수비 조직력으로 경기하면서 공격시에는 최대한 우리가 볼을 상대에게 넘겨주지 않아야 한다. 최대한 공격 시간이 많은 움직임과 선수들의 기량이 필요하다. 강팀과 경기하더라도 쉽게 돌파당하지 않는 수비 조직력을 만들겠다. 코치진 인선 작업을 마치지 않았지만 나와 시간을 함께했던 코치들이 있다. 몇일내로 인선이 되면 다시 발표하겠다.

-A대표팀에 비해 20세 이하 대표팀이 선전을 펼치고 있는데.

▲20세 이하 대표팀에서 발탁할 선수는 없다. 축구라는 것이 잘할 때도 있고 못할 때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지난 월드컵 대표팀 3경기를 보지 못했다. 그 부분에 대해 평가하기 어렵다. 우리 선수들은 가능성이 있다.

-동아시안컵에선 어떤 점에 초점을 맞춰 팀을 운영할 계획인가.

▲축구는 골을 넣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골 결정력이 중요하다. 월드컵 같은 경우에는 한번의 찬스에 한번의 골을 넣는 것보다 좋은 것은 없다. 수비 조직력은 만들어 나갈 수 있는 부문이다. 남은 기간 동안 그런 것들을 최대한 단축해서 준비하겠다. 올해 주어진 시간이 20여일 남짓하다. 그 기간동안 팀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 평가전을 통해 월드컵 본선에 나갈 선수들을 고려하겠다. 지금 30명을 이야기하라고 해도 포지션별로 3명씩 이야기할 수 있다. 지금의 경기력으로만 한다면 선수 구성에 문제가 없다. 이번 동아시안연맹컵도 마찬가지다. 가장 중요한 것은 브라질월드컵이다. 동아시안컵서 3경기를 할 수 있는 것은 나에게 큰 영광이다. 매경기 매경기 최선을 다하겠다. 지금 이순간 축구대표팀에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다. 승패도 중요하지만 변화된 모습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점은 짧은 시간 동안에도 만들 수 있다.”

-월드컵 준비기간이 1년으로 충분한가.

▲인간은 안락한 순간보단 도전과 갈등에서 평가를 받는다. 1년이라는 시간이 쉽지는 않다. 1년이라는 시간이 나를 대표팀 감독으로 움직였다. 1년이라는 시간 동안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아직 내 머리속에만 있다. 구체적으로 작업하지 않았다. 어느정도의 그림을 그리면서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어 70~80% 정도는 생각하고 있다.

-외국인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 후보에 오르기도 했는데.

▲외국인 감독은 시야와 경험이 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우리 선수들 가운데 외국 생활을 많이한 선수가 있다. 한국축구는 앞으로 이 선수들의 의식에 대해서도 준비해야 한다. 이 선수들이 20살까지 한국에 있다가 유럽에 나가면 그 선수들의 의식은 유럽으로 변화할지도 모른다.

-힘든 상황이 아닐때도 대표팀 감독을 맡을 기회가 있었을 것인데.

▲성공의 비결은 좋았을 때보다 안좋았을 때를 활용하는 것이다. 축구협회가 제의했고 나는 수락했다. 어떻게 그런 보도가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고사를 한 적은 없다. 대표팀 감독자리가 내가 어느 부문이 마음이 안든다고 해서 한다고 했다가 안한다고 할 정도의 위치는 아니다. 한다고 했으면 하는 거고 하지 않는 것이면 안한다고 한다. 축구협회가 내가 하기싫은데 억지로 준것이 아니다. 나는 아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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