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00억원 투자 아스트라제네카, 글로벌 제약사 시각 바뀌는 계기 될까

생산기지로 여겨 진출했던 글로벌 제약사
인건비 부담 커지자 철수 이어져
아스트라제네카 'K바이오 연구역량' 높이 사
  • 등록 2019-06-23 오후 1:35:17

    수정 2019-06-24 오전 8:32:31

지난 15일(현지시간) 스웨덴에서 열린 아스트라제네카, KOTRA, 바이오협회 협력의향서 체결식. 왼쪽부터 토비아스 글리터스탐 비즈니스 스웨덴 아시아퍼시픽 부회장, 데렉 시본 아스트라제네카 생산 총괄책임, 김상표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사장,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권평오 KOTRA 사장, 서정선 한국바이오협회장 (사진=한국바이오협회 제공)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연구개발에 5년간 75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아스트라제네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을 단순한 의약품 시장으로만 바라보던 글로벌 제약사들의 시각이 변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1919년 설립한 스웨덴 아스트라와 1926년 설립한 영국 제네카가 1999년 합병하면서 탄생했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221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소형 제약사를 인수·합병(M&A)해 유망 후보물질을 확보하는 여타의 글로벌 제약사들과 달리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지난해 기준 연구개발 투자액은 전체 매출의 25%인 59억 달러에 이르며 전세계 630개 이상의 연구소들과 협업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14일 한국 바이오헬스 분야에 5년간 6억 3000만 달러(약 7500억원)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아스트라제네카는 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한국바이오협회와 협력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아스트라제네카의 투자금은 오픈 이노베이션, 신약개발, 바이오스타트업 멘토링,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차세대 의료기술 활용 모색 등에 쓰기로 결정했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 관계자는 “본사차원의 투자 결정이지만 이를 위해 한국지사가 국내 연구개발 환경을 본사에 알리는 등 지속적으로 이해시켰기 때문”이라며 “투자금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세부 논의를 한국바이오협회를 비롯한 유관부처와 기관들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한국에 대한 투자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최근 5년간 국내에서 진행한 임상시험은 130개가 넘는다. 또한 2014년부터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함께 매년 4건의 항암제 연구를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아시아 4곳에 운영 중인 항암연구개발 협력센터 중 3곳이 한국에 있을 정도다.

업계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이런 대규모 투자 결정 배경에 대해 수년째 협력을 지속하면서 한국 바이오헬스 산업의 가능성을 높이 샀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또한 글로벌 제약시장에서 한국의 위치가 의약품생산기지에서 부가가치가 큰 R&D로 옮겨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990년대 중반만 해도 국내에는 20여곳의 글로벌 제약사 공장이 있었다. 하지만 인건비 상승과 규제완화 등 국내 요인과 글로벌 생산기지를 집적화하는 트렌드에 따라 이후 글로벌 제약사들의 국내 공장은 지속적으로 줄었다. 최근에도 지난해 바이엘이 안성공장을 철수했고 얀센은 타이레놀 공장 철수를 결정했다. 국내에서 소규모로 공장을 운영할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생산시설은 철수하는 대신 신약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을 늘렸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에 따르면 2004년 61건에 불과하던 글로벌 제약사의 신약 임상시험 국내 진행 건수가 지난해에는 286건으로 14년새 4배 이상으로 늘었다.

특히 바이오시밀러 등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 성과가 나면서 글로벌 기업의 시각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평가다. 글로벌 제약사인 머크는 2016년 인천 송도에 바이오의약품 교육 시설인 ‘M랩’을 설치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생명과학운영본부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프랑스 바이오 원부자재기업 생고뱅도 지난해 송도에 바이오의약품 제조에 필요한 소모품 생산 공장 건립을 결정하고 218억원을 투자했다. GE헬스케어는 바이오의약품 제조 설비 운영을 위한 인력양성 기관인 패스트트랙센터를 국내에서 운영 중이다. GE헬스케어의 송도 패스트트랙센터는 GE헬스케어가 운영 중인 9개 센터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이곳에서는 인력교육뿐 아니라 바이오의약품의 효율성을 높이는 각종 공정 개발, 시료 생산도 진행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의약품을 중심으로 한국의 연구역량이 향상되고 글로벌에서도 성과를 내면서 한국을 바라보는 글로벌 기업의 시각이 달라졌다”며 “아스트라제네카의 투자가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다른 기업들의 한국 투자확대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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