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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플레이오프 3차전서 선발 오재영의 역투(6이닝 1실점)와 홈런 2방을 앞세원 타선의 힘을 타고 6-2로 승리를 거뒀다. 2차전서 완패하며 흐름이 LG로 넘어간 상황. 3차전까지 패했다면 연패 그 이상의 중압감에 짓눌릴 수 있었다.
이날의 승리는 단순히 분위기를 다시 끌고 온 것 이상의 소득이 있었다. 한현희와 조상우가 2차전의 실패를 딛고 빠르게 회복세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특히 조상우가 직구만으로도 상대를 제압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재장착 한 것이 가장 큰 의미가 있었다.
조상우와 한현희는 28일 목동 구장에서 열린 LG와 플레이오프 2차전서 최악의 투구를 했다. 나란히 세 타자를 상대했지만 둘 모두 한 명의 타자도 잡지 못했다. 나란히 안타 1개와 사사구 2개씩을 내주며 3실점을 기록했다.
제구가 제대로 되지 않은 탓에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그러나 3차전서 넥센의 젊은 피는 빠른 회복력을 보여줬다.
먼저 등장한 선수는 한현희. 5-1로 앞선 7회 마운드에 올란 오지환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기세를 올리더니 준플레이오프 MVP 최경철을 땅볼로 막아냈다. 이어 김영관을 3구 삼진으로 막고 보무도 당당하게 마운드를 내려갔다.
8회 등판해 첫 타자 정성훈에게 중전 안타를 맞은 뒤 김용의에게 볼넷을 허용, 무사 1,2루 위기를 자초했다.
조상우는 주심의 스트라이크 존에 불만이 있는 듯 한 제스처를 보이기도 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이 한 차례 마운드에 올라왔을 정도로 위기감이 도는 상황.
그러나 조상우는 강타자 박용택과 이병규를 상대로 던진 11구 중 박용택의 초구(포크볼)을 제외한 나머지 10개의 공을 모두 직구만 던지는 담력투로 연속 삼진을 잡았다. 이후 등장한 손승락이 첫 타자 이진영에게 안타를 맞으며 실점이 올라갔지만 이미 보여줄 건 모두 보여 준 경기였다.
조상우의 가장 큰 무기는 직구다. 포크볼과 슬라이더, 각 큰 커브 등이 있지만 모든 구종은 직구가 통할 때 빛을 낼 수 있다. 실패 이후 맞은 또 한 번의 위기에서 자신이 가장 잘 던질 수 있는 공 만으로, 그래서 상대가 그 공을 노릴 위기를 감수하고 이겨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