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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개비_식당 대표 함재연씨에 따르면, 달개비는 "맨홀 뚜껑에서도 자라 꽃을 피울 만큼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잡초"라고 한다. 손님들을 이 생명력으로 충전해주고 싶어 식재료에 유난히 신경을 쓴다. 화학 제초제나 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재배한 채소와 강원도 화전민 할머니가 채취한 산나물, 3년 이상 간수 뺀 천일염, 청와대에 들어가는 것과 같은 쇠고기를 사용한다. 홍어삼합처럼 전라도 음식이 포함되긴 하지만, 간은 과거 서울 양반집에서 먹었을 법한 정도로 맞춰 심심하나 싱겁진 않다. 먹는 즐거움만큼이나 보는 즐거움도 추구한다.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간결하고 모던하게 담는다. 큼직한 배를 절반으로 동그랗게 잘라 그 속을 백김치로 채운 배 물김치가 특히 아름답다. 서울 종로구 재동에서 지난달 광화문 성공회교회 옆, 옛 쎄실레스토랑 자리로 옮겼다. 객실 6개의 부티크 호텔도 곧 오픈할 예정. 한식당이 특급호텔에서 멸종하다시피 한 상황에서 제대로 된 한식을 외국인에게 소개할 수 있는 호텔이 서울 한복판에 들어선다니 반갑다.
점심 코스요리로 계절상차림A(3만원)·B(4만원)가 있다. 저녁 코스요리는 달개비 4만5000원, 깊은산 6만원, 맑은물 7만원이다. 산더덕구이(1만8000·2만8000원), 너비아니 숯불구이(3만5000·4만8000원), 삼합(3만5000·4만8000원) 등 일품요리를 하나씩 맛볼 수도 있다. 식사로는 배 물김치 국수(8000원)와 약선비빔밥(1만2000원)이 훌륭하다. "직장인들에게 제대로 된 점심식사를 먹게 하고 싶다"며 대나무밥과 된장찌개 상차림(1만5000원), 누른밥과 된장찌개(1만원)를 내놓았다. 직장인에게 만만한 가격은 아니지만 재료를 따져보면 크게 비싸다고 할 수도 없는 가격이다. 부가세 별도. (02)765-2068·2035, www.dalgae bi.com
바루_ 지난 6월에 오픈한 주목할 만한 사찰음식전문점이다. 조계종에서 직접 운영한다. 경남 산청 금수암 주지인 대안 스님이 제안한 사찰음식을 접할 수 있다. 기존의 사찰음식에 비해 프레젠테이션이 다양하고 화려하다. 음식은 코스로만 진행되는데 지리산 자락인 산청지역을 위주로 전국에서 공수한 청정 식재료가 돋보인다. 식전메뉴인 '주전부리'라고 이름 붙인 산야초부각이나 신선초와 더덕이 잣소스와 어우러진 '산더덕샐러드', 산삼과 유자소스의 깊은 맛이 잘 어우러진 '산삼유자소스' 등 다소 무미하다고 느껴지는 사찰음식에 대한 편견과는 달리 감칠맛이 살아있다. 10합 2만5000원, 12합 3만6000원, 15합 5만3000원, 송차 1만5000원. (02)2031-2081
뉘조_ 야생초를 음식에 이용해 오픈 이래로 꾸준히 인기 있는 집이다. 음식은 5가지 코스로만 진행된다. 모든 코스에 기본으로 나오는 시절무침과 김치류를 비롯해 뿌리범벅 등의 메뉴에 야생초발효액을 양념의 기본으로 해 맛을 냈다. 마지막에 제공되는 야생초효모액을 사용한 냉차로 깔끔하게 식사가 마무리된다. 고기류와 채소류들이 적당히 균형을 맞추고 있어 남성고객들도 만족할 만한 식사가 가능하다. 초창기 야생초를 이용한 다양하고 실험적인 메뉴를 만났던 것과 달리 다소 틀에 박힌 한정식 코스로 굳어진 점이 아쉽다. 우슬초코스 1만5000원, 익모초코스 2만5000원, 근채코스 5만5000원, 신선로 3만원, 부가세 별도. (02)730-9301
콩두이야기_ 경희궁 앞 역사박물관 내에 위치한 유기농 콩음식 전문점이다. 몇몇 한식메뉴들이 있기는 하지만 콩을 기본으로 건강식의 개념이 강한 퓨전메뉴를 낸다. 이 집의 청국장소스는 고유의 맛을 살리면서도 냄새를 비교적 거부감 없이 순화시키고 부드러운 질감을 주어 부담 없고 독특한 맛을 낸다. 해물두부볶음과 해물두부스테이크가 청국장소스를 활용한 대표적인 메뉴. 서버에게 메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없어 아쉽다. 버섯콩크림파스타 1만5000원, 두부새우볶음밥 8000원, 청국장소스의 해물두부스테이크 1만8000원(점심 기준), 부가세별도. (02)722-7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