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대학생 중도 탈락 막아라"

  • 등록 2012-09-27 오전 10:05:20

    수정 2012-09-27 오전 10:05:20

[이데일리 이정혁 기자]서울 A대학을 다니고 있는 탈북자 김철민(가명·27)씨는 대학에 입학한 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탈북하기 전 북한에서 대학을 졸업했지만 분위기와 교육과정이 전혀 다른 한국 대학에 적응하기 힘들다는 것.

김 씨는 “대학 적응에 실패해 자퇴하는 탈북학생이 적지 않다”며 “학교를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자주 들지만 지도교수의 도움으로 하나씩 배워 가면서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탈북자가 2만명을 넘어서면서 ‘탈북대학생’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학들은 탈북학생 지원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명학 성균관대학교 사범대 교수는 “탈북학생을 한국학생과 비슷한 수준으로 인식하고 가르치면 (탈북학생들이) 따라오지 못한다”며 “북한 대학과 차이점이 있는 만큼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학교 차원에서 관리하고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성균관대는 현재 18명의 탈북학생을 다각도로 지원하고 있다. 영어는 성균어학원에서 따로 교육하고 있으며 전공 교육을 보완하기 위해 계절학기 강의를 무료로 개설했다.

매학기 ‘지도교수 멘토링’으로 지속적인 상담을 실시하고 교수가 수시로 사재를 털어 장학금을 지급하기도 한다.

특히 탈북학생의 경우 등록금은 전액 면제된다. 국공립대는 국가에서 전액 지원해 주고 사립대는 국가와 학교가 절반씩 부담한다. 등록금 문제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되지만 취업을 앞두고 전공과목 학점에 대한 부담감은 크다. 서울 B대학 탈북학생 이민수(가명·24)씨는 “내년에 당장 취업시장에 뛰어들어야 하는데 무엇보다 학점이 고민”이라며 “남한에서 처음 듣는 ‘스펙(학점·영어점수 등)’ 쌓기에서 탈북학생이 상대적으로 불리하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탈북학생이 많이 몰리는 대학에서는 고심 끝에 절대평가제라는 방안을 내놨다. 현재 가장 많은 탈북학생(80명)이 다니고 있는 한국외국어대학교는 전공과목에 한해 절대평가를 실시한다. 또 외국어대학이라는 특성상 일정 수준 이상의 어학점수를 취득해야만 졸업이 가능하지만 어문계열을 제외하고는 따로 성적을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박식원 한국외대 학생처 과장은 “탈북학생이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매년 입학생이 늘고 있다”며 “졸업 후 대학원을 진학하거나 전공을 살려 해외유학을 떠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방송통신대학교는 지난 2월 ‘탈북학생예비대학과정’을 처음 실시하고 대학입학을 앞둔 탈북학생이 한국 대학의 학사제도와 동아리 등 캠퍼스 생활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학교가 예상한 인원보다 많은 105명이 신청한 이 과정은 총 20개 강의로 3~4개월에 걸쳐 온라인으로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최선자 방송대 평생교육사는 “탈북학생들은 대부분 신분이 노출되는 것을 우려하기 때문에 온라인 강의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며 “남한 대학의 학사제도를 중심으로 글쓰기와 발표방법 등 실제 대학생활에서 필요한 것을 중심으로 가르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몸짱이 될거야"
  • 내가 구해줄게
  • 한국 3대 도둑
  • 미모가 더 빛나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