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동짓날 `팥죽` 먹어도 되나요…팥 끓인 유래는

올해 동지는 11월 초순 찾아오는 애동지
아기 귀신 쫓는 팥죽, 애동지 기피했지만
동의보감도 인정한 영양…"마음 깊숙한 곳 열어주는 음식"
본래 단맛 덕에 대중화 성공…70년 장수제품 `연양갱`
  • 등록 2020-12-20 오전 11:28:04

    수정 2020-12-20 오전 11:28:04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오는 21일 동지는 (冬至) 연중 밤이 제일 긴 날이다. 동지에 즐기는 팥은 음의 기운을 누르는 한편 영양까지 챙길 수 있는 식재료로 주목받는다. 가정간편식(HMR)과 디저트용으로 손쉽게 즐길 만큼 대중화에도 성공했다.

20일 한국민속대백과사전을 보면 동지는 돌아오는 날짜가 음력 며칠에 해당하는지에 따라서 세 가지로 구분한다. 11월 초순이면 애(兒)동지, 중순이면 중(中)동지, 하순이면 어른(老)동지로 친다. 애동지는 보통 윤달이 끼는 해에 찾아온다. 올해 동지는 음력 11월7일이라서 애동지에 해당한다.

애동지는 팥을 즐기는 풍습도 약간 다르다. 통상 즐기는 팥죽보다는 팥 시루떡을 먹는 게 일반적이다. 우리 민족이 동지에 팥죽을 왜 먹기 시작했는지 유래와 연관돼 있다. 부산대 최덕경 교수가 쓴 `조선의 동지 팥죽과 그 사회성` 논문을 보면, 동지에 액과 잡귀를 물리치려고 제사를 지낸 팥죽을 문짝에 뿌린 내용이 19세기 쓰인 `동국세시기`에 소개돼 있다.

이런 풍습은 6세기 중국에서 쓴 `형초세시기`에 나오는 설화와 관련 있다. `중국 고대 전설에 등장하는 천신 홍공씨의 아들이 동짓날 죽어 귀신이 됐는데, 아들이 팥을 싫어했기에 동짓날 팥죽을 쑤어 쫓았다`는 내용이다. 동지는 한해 중에 밤이 제일 길어 음의 기운이 가득해서 원혼이 활동하기 좋은 날이라는 믿음과 관련 있다.

이런 이유에서 애동지에는 팥죽을 먹지 않는 게 풍습이다. 아이를 둔 집안에 아이 귀신을 쫓는 목적의 팥죽을 먹으면 탈이 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동지 팥죽은 아이 귀신을 쫓는 `축귀` 음식이라서 다른 음식을 먹은 것이다. 다만, 요새는 이런 믿음이 옅어져 음식을 크게 가려 먹는 분위기는 아니다.

팥은 영양으로 빠질 데 없는 식재료다. 특히 약재로서도 뛰어난 효능을 보여준다. 동의보감은 `적소두(赤小豆·붉은팥)를 달여서 죽을 쑨 죽을 먹으면 심규(心竅)를 열어 마음속 답답함을 풀어준다`고 전한다. 적소두죽은 오늘날 팥죽과 같다. 아울러 적소두의 잎은 술을 마시고 생긴 두통에 좋고 딸꾹질을 멎게 하는 효능이 있다. 음주가 잦은 연말에도 가까이하기 좋은 재료다.

팥이 대중화에 성공한 데에는 본래 가진 `단맛`이 무기가 됐다. 설탕이 귀하던 시절에는 단맛을 내고자 팥을 대용품으로 써왔다. 양갱에서 단맛이 나는 이유는 팥을 주재료로 하기 때문이다.

해태제과 연양갱이 대표적이다. 연양갱은 1940년대부터 만들어온 팥으로 만든 장수 과자다. 빙그레 붕어싸만코와 비비빅은 팥으로 맛을 낸 인기 아이스크림이다. 투썸플레이스와 카페베네는 팥으로 만든 라떼를 판매한다. 오리온은 팥초콜릿을 쓴 초코파이를 판매하고, 디저트 카페 설빙은 올해 내놓은 ‘통단팥죽’은 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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