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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제공] 지난 7일 백화점 남성 캐주얼 매장. 30대 직장인 김정은씨와 어머니가 아버지를 위한 니트를 고르고 있었다. 진열대에서 이들이 염두에 두고 있는 옷은 회색이나 베이지색 등 무난한 컬러.
그러나 고려대 심리학과 성영신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최근 조사를 보면 50~60대 남성들은 밝고 경쾌한 컬러를 선호하는 경향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반면, 20~30대들이 떠올리는 일명 '어르신 색'은 여전히 어둡고 칙칙한 색깔로 범위를 좁히는 경향이 잦다"고 말했다. 다만, 분홍색이나 노란색 등 다양한 컬러와 디자인의 옷에 도전하고 싶어도 "나잇값 못한다" "주책없다"는 말을 들을까봐 애써 마음을 다잡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실제 실험을 해봤다. 입사 뒤 큰 마음먹고 아버지에게 옷 선물을 준비하는 딸 이자영(25·직장인)씨가 고른 '아버지를 위한 옷'과 아버지 이동환(55·부동산업)씨가 고른 '나를 위한 옷'이 어떻게 다른지 살펴봤다.
◆꽃분홍 니트(아버지) vs 진회색 니트(딸)
딸의 경우는 어땠을까. 딸은 베이지색 니트와 옅은 회색 니트 사이에서 고민하더니 결국 짙은 갈색 니트 카디건을 골랐다. 무늬가 들어간 셔츠보다는 깔끔한 단색 셔츠 쪽이 마음에 드는 모양이었다. 벨트도 검은색을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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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새로운 30대!
어른들이 변하고 있다. '50대=새로운 30대'라는 건 이미 미국에선 일반화된 개념이다. 2~3년 전 나이보다 젊어 보이는 여성을 일컫던 용어가 이젠 남성에게로 옮겨왔다. 국내 의류 시장도 마찬가지. 최근 '핑크', '블루', '와인' 등 트렌드 컬러를 시도하는 고객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LG패션의 이지은 디자인실장은 "이번 가을의 트렌드 컬러인 영국식 체크 컬러를 중심으로 과감한 색이 매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부모님 옷을 고르려거든, '20년 전의 아버지, 어머니'를 위한 옷을 고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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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 컬러를 주세요
동양인 특유의 얼굴색은 나이가 들수록 힘없어 보이기 마련. 주름진 피부까지 생각한다면 옷 색깔을 잘 맞춰야 한층 생기 있어 보인다. 스타일리스트 김정현씨는 "젊어 보이고 싶다고 노란색이나 형광 초록 등 채도가 밝은 색을 고르면 누런 얼굴색이 더 두드러져 나이 들어 보일 수 있다"며 "한 톤 다운된 연노랑색, 연두색을 입으면 온화한 분위기를 풍길 수 있다"고 말했다. 파란색이나 진분홍색, 빨간색 등 채도가 높고 밝은 색을 입을 경우도 마찬가지. 얼굴이 하얀 편이면 스카이블루나 연보라색이 가미된 하늘색, 핫핑크보다는 연분홍색을 입으면 좋고, 가무스름할 경우 요즘 유행하는 붉은 색 체크나 살구색을 고르면 얼굴색이 한결 밝아 보인다. 김정현씨는 "상의가 밝으면 바지는 회색빛이 가미된 그레이진이나 짙은 색의 면바지를 고르는 편이 멋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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