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 위에 지어진 50살 서소문아파트 어떻게 재개발될까

1972년 완공된 128가구 규모 주상복합아파트
국토부, 미근동 일대 개발해 484가구 공급 목표
대지 소유권 없어 단독 재건축 어려워
재개발시 복개천 복원, 공원화 전망
  • 등록 2021-08-08 오후 2:36:07

    수정 2021-08-08 오후 9:18:29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50살 서소문 아파트가 철거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3일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6차 후보지로 서소문 아파트가 포함된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의 경찰청 뒤편을 후보지로 선정하면서다.

1972년 완공된 서소문 아파트는 7층 규모로 상가 포함해 총 128가구로 구성됐다. 1층이 상가이고 2층부터 주거공간인 주상복합 아파트다. 건물 총 길이는 115m로 9개의 동으로 구분되지만, 밖에서 보기에는 부채꼴 모양으로 길게 늘어진 한 동으로 보인다. 한 채의 크기는 39~40㎡다. 오랜 세월을 겪은 건물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종종 등장하기도 했다.

서소문 아파트가 공공주택 복합사업 후보지에 포함됐다. (사진=신수정 기자)


8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서소문 아파트를 포함한 미근동 일대를 고밀 개발해 484가구를 공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용도지역은 3종, 준주거, 일반상업지역이 섞여 있는데, 주상복합 아파트로 개발될 가능성이 크다. 구체적인 사업계획은 나오지 않았지만, 서소문 아파트는 철거해 진입도로나 공원으로 사용할 계획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소문 아파트 밑으로 흐르는 만초천을 다시 복원할 가능성도 있다.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서대문역 남측 (사진=국토교통부)


아직 후보지에 불과하지만, 주민들의 반응은 대체적으로 긍정적이다. 서소문 아파트 부지가 국가 땅인 탓에 자체 재건축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정부 주도의 복합사업이 유일한 개발 방법이기 때문이다. 서소문 아파트는 만초천을 덮고 지어진 아파트라 대지에 대한 소유권이 없다. 이 때문에 단독 재건축을 진행하기도 어렵고 하천법과 건축법 등의 규제를 받아 다시 건물을 세울 수 없다.

한 입주민은 “서소문 아파트는 지어질 당시만 해도 고급 아파트로 이름을 날렸는데, 이제는 이렇게 낡아버려 재건축이든 재개발이든 고치긴 해야한다고 입을 모은다”면서 “투자를 목적으로 들어온 사람은 박수를 치겠지만 수 십년을 정붙이고 산 곳이라 떠나기 두렵기도 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좋으면서도 어떻게 개발될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며 “정부가 주도하는 복합개발에 지정이 됐다는 소식만 전해 들었지 어떤 설명이나 주민동의가 진행되고 있진 않다”고 설명했다.

상가주민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한 상가 주인은 “주변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오랫동안 영업을 해왔는데, 이사하려고 하면 서운할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 다른 상가 주민은 “예전에도 공원을 만든다고 했는데 무산됐었는데 이번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며 “저렴한 집값에 나이 많고 어려운 분들이 많이 터잡고 계신데 분담금 부담이 제일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소문 아파트가 공공주택 복합사업 후보지에 포함됐다. (사진=신수정 기자)


사업 진행 가능성과 속도는 소유주들의 보상 협의에 달려 있다. 닮은 사례로 홍제천을 복개해 올린 유진상가 개발이 있다. 당시 개발주체였던 서울시는 인왕시장과 유진상가를 철거하고 홍제천을 복원해 홍제천변에 48층 높이의 아파트를 건립하려고 했지만, 보상에 큰 난항을 겪었다.

유진상가 주민들은 기존 사용 중인 상가와 같은 규모인 59~224㎡ 아파트를 보상으로 주거나 실거래가에 의한 현금보상 및 전용 84㎡ 이상 시영아파트 입주권을 요구했다. 반면 서울시는 같은 규모의 대물보상은 불가하다고 선을 그었고 철거에 동의한 경우에만 감정가로 현금보상이 가능하며 시영아파트도 59㎡이하만 짓고 있으니 입주권도 그 이상은 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결국 사업은 협의가 무산되고 기간이 길어지면서 2017년 정비구역 해제수순을 밟았다.

구체적인 보상은 조만간 고시될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안 적용을 통해 진행될 예정이다.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주택 사업자가 주택 소유자나 토지주로부터 부동산을 양도받고 나서 공사를 벌이고, 이후 주택 등을 현물보상한다.

주택 등 현물보상 대상자는 주택이나 토지(90㎡ 이상) 소유자, 보상금이 최소규모 공동주택 분양가 이상인 사람이다. 지분적립형·이익공유형 분양주택으로 현물보상을 받으려면 보상계획 공고일 당시 무주택자이거나 해당 지구 내 1주택만 소유하고 있어야 한다.

소유주들은 토지 등기 여부와 상관없이 아파트 입주권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대문구청 관계자는 “구체적인 보상 규모와 기준은 공공주택특별법의 시행령을 통해 이뤄지게 될 것”이라며 “아직까지 후보지 지정에 불과해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서지 않았으며 주민동의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한라장사의 포효
  • 사실은 인형?
  • 사람? 다가가니
  • "폐 끼쳐 죄송"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