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총재, "상당기간 4~5% 성장"

(상보)구조조정과정 고통스럽지만 연착륙할 것
지식기반 서비스업으로 성장엔진 바꿔야
남북경협이 성장엔진 교체 충격 줄여줄 수 있어
  • 등록 2004-12-10 오전 10:20:55

    수정 2004-12-10 오전 10:20:55

[edaily 김현동기자]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10일 "한국경제는 향후 상당기간 4~5%의 저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며 "고통스러운 구조조정을 거치겠지만 연착륙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성장엔진을 과거 제조업에서 지식기반 서비스업으로 바꿔 달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 총재는 이날 한국금융연구원이 주최한 금융경영인 조찬강연회에서 `전환기 한국경제의 당면 과제`란 주제의 강연을 하는 자리에서 ""우리 경제는 1960년부터 2000년까지 저임금과 외자도입, 정부주도를 주무기로 한 노동집약적 제조업으로 연평균 7.7%의 고도성장을 이룩했지만 이제는 그러한 성장엔진이 작동되지 않고 있다"며 향후 4~5%의 저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그동안 우리경제의 발전 과정은 산업화 과정에서 산업화이후 시대의 발전으로 넘어가는 과정에 있다"며 "성장기반을 과거의 노동집약적 제조업에서 지식기반 서비스산업을 축으로 성장엔진을 바꿔 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 총재는 또 "성장엔진을 바꾸는 과정에서는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고 이 과정은 국민 생활에 많은 부담을 줄 수밖에 없어 정부는 구조조정을 적극 지원하고 촉진하되 한편으로는 사회안전망을 대폭 확충해 국민들이 최저한의 생활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성장엔진을 바꾸는 과정은 1~2년의 노력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며 "한국경제의 성장엔진이 바뀌는 과정에서 성장률 하락이 불가피하고, 온갖 불편과 고통을 겪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총재는 현재 한국경제의 상황을 1973년의 독일과 일본경제 상황과 비교하면서 "일본이 성장중심 경제, 근면저축 경제를 지향한 반면 독일은 과잉 사회복지, 선(先)복지 후(後)성장, 경직화된 노동시장을 유지한 것이 이러한 전환의 이유 중의 큰 힘으로 지적되고 있다"며 "현재 한국도 앞으로 지금까지의 7.7% 성장에서 경착륙으로 가느냐 연착륙으로 가느냐의 상황에 놓여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성장엔진을 교체해야 하는 상황을 인구증가가 거의 정지된 상황에서의 설비투자 중단, 투자와 소비의 양극화, 산업구조의 서비스업으로 전환 등으로 설명했다. 박총재는 "현재는 과거와 같은 투자수익을 기대할 수 없다"며 "우리 산업의 설비투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6대산업(철강, 조선, 화학, 자동차, 전자, 기계)에서 반도체를 제외하고는 설비투자가 거의 올스톱 상태다. 자동차는 슬로바키아, 인도 등에서는 증설하고 있고 기계도 그렇지만 국내 자동차 투자는 사실상 중단돼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설비투자 중단의 이유에 대해)흔히들 이런 저런 이유를 얘기하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한국보다 중국이나 인도에 (제조공장을)세우는 것이 투자수익이 높기 때문"이라며 "여기다가 자금시장이 수요부족 시장으로 변하면서 콜금리를 내려도 기업들의 자금수요 부족으로 통화량이 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흔히 말하는 수출은 잘 되는데 내수가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도 성장엔진을 급박하게 고칠수밖에 없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조화로 부문간에 조화가 맞지 않으면서 혼란처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총재는 그러나 우리 경제는 성장엔진을 바꿔다는 과정에 있다며 산업구조가 제조업 중심에서 서비스업으로 급속히 축이 바뀌고 있으며 개방질서에 대한 빠른 적응, 금융개혁의 성공 등을 들었다. 그는 "지난 3년동안 제조업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9%에서 26%로 3년동안 3%포인트가 내려간 반면, 같은 기간 서비스업의 비중은 54%에서 57%로 3%포인트가 올라갔다"며 "특히 한국의 장래를 메고 갈 지식기반 서비스(금융, 운송, 교통, 통신, 관광, 기업서비스, 교역서비스, 의료서비스) 등의 비중은 22%에서 27%로 올라가는 등 우리 산업구조가 변화가 없는 것 같이 보이지만 이미 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외환위기 당시 부채비율이 400%인 기업이 6년뒤인 지난해 120%로 내려왔다"며 "미국의 부채비율이 150%라는 점을 생각하면 한국기업의 부채비율은 미국보다 낮은 것으로 외환위기 이후 불과 6년동안 기업의 재무상태가 좋아졌다는 점에서 기업구조의 투명성이 급속히 개선되고 있다"고 평했다. 이어 "개방질서에 대한 적응이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며 "이미 98년에 외국인의 국내 주식에 대한 취득제한을 폐지하고 모든 외환거래, 외국인투자가 자유화돼 있다. 현재 상장회사 시가총액의 43%를 외국인이 가지고 있다. 자본시장과 금융시장의 대외개방은 아시아에서 한국이 가장 앞서 있고 세계에서 5번째의 자유화도를 가지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또 그는 "금융개혁의 성공으로 금융시스템이 안정되었다"며 "외환위기 이후 일본도 수행하지 못한 금융개혁을 단행해 우리나라의 부실채권 비율은 일본이나 다른나라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박 총재는 "IMF외환위기 이후 6년동안 우리 경제는 새로운 엔진을 장착하는 과정이 매우 급속히 진행됐다"며 "그러나 문제는 갈길이 많이 남아있다는 것으로 앞으로 구조조정을 계속 추진해 조속한 시일내에 성장엔진을 바꿔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생산성이 낮은 산업에 투입된 자본과 노동력을 빨리 빼내 생산업이 높은 산업쪽으로 이전시키는 생산요소 순환 메커니즘을 작동시켜야 한다"며 "과거의 노동집약적 제조업에서 지식기반 서비스산업을 축으로 성장엔진을 바꿔 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와 함께 성장엔진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진통이 발생할 수 밖에 없으며 이를 위해 기업, 정부, 노조, 국민간의 합의가 필요하다며 정부는 구조조정을 적극 지원하고 촉진하되 한편으로는 사회안전망을 대폭 확충해 적어도 국민들이 최저한의 생활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개성공단을 필두로 한 남북간 경제협력을 활성화하는 것이 성장엔진 교체의 충격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총재는 마지막으로 한국은 변화의 적응력이 강하다면서 "모든 개혁은 그때는 불편한 것"이라면서 "우리 경제의 어려움도 성장엔진을 바꾸는 엄청난 일을 고통없이 하려고 해서는 안된다.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 앞으로 상당기간 4~5%의 성장이 지속되는 고통이 있겠지만 연착륙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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